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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36)] 파리스, 헬레네 토핑 올린 피자같은 전쟁

이제는 <트로이> 영화의 앞에서 벌어진 이야기와 후일담 등 신화에 충실하게 다시 이야기를 재구성하려고 한다. 이 도표는 트로이 전쟁을 이해하는데 핵심이 되는 도표이기 때문에 잘 이해하기를 바란다.

 

 

도표의 가운데에는 트로이 전쟁이 있다. 메넬라오스와 헬레네, 아킬레우스, 파리스, 아가멤논, 헥토르, 프리아모스 등이 전쟁에 참여하여 한 축을 이루거나 싸우거나 하였다.

 

헬레네는 어떤 사람인지, 아킬레우스는 어떤 사람인지, 파리스와 헬레네가 왜 첫 눈에 반해서 사랑을 하게 되고 도주 행각을 벌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전쟁이 끝나고 나서 주요 인물들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한 후일담도 다루도록 하겠다.

 

호메로스가 노래한 일리아드는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1/3 정도를 차지한다. 즉 아킬레우스가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에게 빼앗기면서 아가멤논에게 대항하는 시점부터 헥토르가 사망하여 장례를 치르는데 까지가 호메로스가 노래한 일리아드이다. 그 전의 이야기와 그 후의 이야기는 후세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이다.

 

트로이 전쟁은 피자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트로이 전쟁이라는 도우에 파리스라는 토핑, 헬레네라는 토핑,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라는 토핑, 헥토르라는 토핑 등등이 모두 어우러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각각의 토핑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구성해 나가도록 한다.

 

가장 먼저 아킬레우스의 모친 테티스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한다. 깊은 바다 속에 사는 요정 50명이 있는데 이들을 네레이데스라고 한다. 네레이데스의 단수형은 네레이스이다.

 

이들은 네레우스와 도리스 사이에 태어난 딸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포세이돈을 기쁘게 하는 일종의 요정들이다. 그들은 물결 사이를 노닐면서 많은 변신을 하였고 이러한 변신을 통해 포세이돈을 기쁘게 하였다.

 

네레이데스 중에서 유명한 요정이 테티스와 암피트리테이다. 테티스는 훗날 아킬레우스의 모친이 되고,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사랑을 받아 트리톤을 낳았다.

 

 

가장 왼쪽에서 마차를 이끌면서 뒤를 돌아보는 신이 포세이돈이다. 정중앙에 있는 요정은 아마도 암피트리테일 것이다. 암피트리테의 오른쪽에 고동나팔을 부는 이가 둘 사이에 태어난 트리톤이다. 주변에 잇는 여자 요정들은 다른 네레이데스들이다.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 사이에 태어난 트리톤을 묘사한 조가들이다. 오른쪽 작품에서 위쪽에 여인으로 묘사된 요정은 암피트리테이고 아래쪽에 고동을 들고 있는 아이는 트리톤이다.

 

테티스는 암피트리테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네레이데스이다. 헤라는 테티스가 태어날 때부터 그녀를 돌보아 주었다. 그녀는 워낙 아름답기도 하고 지혜롭기도 하였다. 제우스가 어린 테티스를 눈여겨보았다가 테티스가 다 성장하자 그녀를 유혹하였다.

 

그러나 테티스는 네레이데스 본래의 의무인 포세이돈을 즐겁게 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제우스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포세이돈은 네레이데스를 항상 거느리고 다녔지만 테티스를 가장 사랑하였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라는 가장 거물급 신 둘이서 테티스를 놓고 갈등을 빚게 된 것이다. 예언의 신인 프로메테우스가 점을 보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나 포세이돈이 테티스와 결혼을 하여 아들이 태어난다면 그 아들에 의해 아비가 쫓겨난다는 예언을 한 것이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아무리 테티스를 사랑한다 할지라도 자신이 쫓겨나는 사태를 맞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테티스의 배필을 골라주기로 결정하였다. 스스로 테티스와 결혼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거꾸로 그렇지 않으면 상대편이 테티스와 결혼할까봐 경계했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별 볼일 없는 인간 하나를 골라서 테티스와 결혼시켜 버리면 질투심도 적어질 것이라 판단하였다. 그렇게 해서 찾은 이가 펠레우스이다. 펠레우스는 제우스의 손자이기도 했다.

 

펠레우스의 가계도이다. 제우스는 아이기나와 결혼을 하여 아이아코스라는 아들을 낳았다. 아이아코스는 스키론의 딸 엔데이스와 결혼을 하여 펠레우스와 텔라몬을 낳았다.

 

스키론은 테세우스의 죽임을 당한 악당 중의 하나이다. 스키론은 바다가 보이는 벼랑 위의 바위에 앉아서는 나그네에게 자신의 발을 씻기도록 하였다. 그리고 발로 뻥 차서는 바다거북의 밥으로 만드는 악당이었다.

 

테세우스가 트로이젠에서 아테네로 가는 도중 그를 찾아가 그가 쓰던 것과 같은 방법을 써서 바다거북의 밥으로 만들었다. 그 스키론에게 딸 엔데이스가 있었던 것이다.

 

아이아코스는 네레이데스 중의 하나인 프사마테와 결혼을 하여 포코스라는 아들을 낳았다. 결국 아이아코스의 첫부인은 악당의 딸이고 둘째 부인은 요정이었다. 그래서 그랬는데 악당의 피를 물려받은 펠레우스와 텔라몬에게는 악당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요정의 피를 물려받은 포코스는 인물도 훌륭하였고 재능도 남달랐다. 그래서 이복형제인 펠레우스와 텔라몬 형제가 포코스를 시기하였다. 그럴수록 아이아코스의 포코스에 대한 편애는 더욱 커져갔다.

 

시기심이 극에 달하자 펠레우스와 텔라몬은 포코스를 꼬드겨서 원반던지기 시합을 하자고 하였다. 시합 도중 펠레우스는 고의로 원반을 포코스의 머리에 던졌다. 포코스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아이아코스는 형제간의 살인을 보고 너무나 애통해하였다. 아이아코스는 펠레우스와 텔라몬 형제를 내쫓았다. 이것이 펠레우스의 첫 번째 살인 행각이었다.

 

아이아코스의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한 슬라이드이다. 펠레우스와 텔라몬은 자신들이 살던 아이기나 섬에서 쫓겨나서 프티아라는 지역으로 도망을 갔다.

 

당시 프티아의 왕은 에우테리온이란 사람이었다. 에우테리온은 관대한 사람이었다. 그는 펠레우스의 죄를 모두 알고 있었어도 딸 안티고네를 펠레우스와 결혼을 시켰다. 에우테리온은 펠레우스에게 영토의 일부를 하사하여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까지 했다.

 

얼마 후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북쪽에 칼리돈이란 곳에 사람을 죽이는 멧돼지가 출현하였다. 칼리돈의 왕 멜레아그로스는 영웅들을 소집하여 멧돼지를 잡자고 제안하였다. 이 멧돼지 사냥에 에우테리온과 펠레우스가 참여하였다.

 

멧돼지 사냥에 몰입하는 도중 펠레우스가 던진 창에 에우테리온이 맞아 죽었다. 펠레우스가 실수로 그랬는지 프티아 왕의 자리를 탐내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에우테리온이 죽은 것은 확실하였다.

 

멧돼지 사냥이 끝나자 펠레우스가 프티아로 돌아갔지만 그곳 사람들은 펠레우스를 쫓아내었고 펠레우스는 두 번째 살인에 대한 결과 두 번째 추방을 당하였다. 이 때 프티아에 있던 부인 안티고네는 데리고 가지 못하였다.

 

두 번째 추방 후 펠레우스는 이올코스로 다시 도망을 갔다. 지도는 이올코스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이올코스의 왕 아카스토스도 무슨 이유인지 펠레우스를 좋아하게 되어 그의 후원자가 되었다.

 

이번에는 별 문제 없이 펠레우스가 지내는가 싶었다. 그러나 왕비 아스티다메이아가 펠레우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펠레우스는 이번에는 절대 나쁜 짓을 하지 않으리라 맹세하면서 왕비의 구애를 거절하였다. 왕비는 자신의 구애가 실패하자 펠레우스를 모함하기로 하였다.

 

프티아에 있는 펠레우스의 부인 안티고네에게 편지를 쓴 것이다. 당신의 남편 펠레우스가 자신을 유혹하려 한다는 거짓 편지를 쓴 것이다. 일편단심 남편이 돌아올 것을 고대하던 안티고네는 왕비의 편지를 받고 충격으로 자살하고 말았다.

 

왕비는 자신의 뜻과는 달리 안티고네가 자살해 버리자 왕에게 펠레우스가 자신을 유혹하려 한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왕은 신중한 사람이었다. 왕은 펠레우스를 데리고 사냥을 갔다. 깊은 숲속에 다다르자 왕은 펠레우스를 버리고 떠나버렸다.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말인 켄타우로스가 펠레우스를 공격하였지만 같은 켄타우로스이면서 현자인 케이론이 펠레우스를 구출해 주었다. 숲속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펠레우스는 왕궁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왕과 왕비를 죽여 버렸다. 그의 세 번째 살인이었다. 이로써 펠레우스는 어떤 인간적 희망이나 동정을 할 수 없는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펠레우스가 세 번째 살인을 할 때쯤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테티스 문제를 놓고 프로메테우스와 상의하고 있었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내린 결론은 테티스를 상대에게 주기는 아까우니까 별 볼일 없는 인간인 펠레우스와 결혼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이 제안을 받은 펠레우스는 일그러진 자신의 인생을 여신과 결혼함으로써 일시에 승화시키고 싶었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펠레우스에게 테티스를 포옹하기만 하면 결혼에 성공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신들은 펠레우스에게 테티스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테티스는 자신이 저런 못난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것에 대해 저항감이 심하였다.

 

 

펠레우스가 쫓아오면 뱀이나 다른 동물 혹은 괴물로 변신을 하여 펠레우스의 추격을 물리쳤다. 이 그림은 고대 그리스의 쟁반에 그려진 그림이다. 오른쪽에 체구가 큰 쪽이 테티스이고 왼쪽에 체구가 작은 쪽이 펠레우스이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동물들은 테티스가 변신했던 동물들을 묘사한 것이다.

 

펠레우스가 아무리 테티스를 잡으려 해도 테티스가 자꾸 피하자 포기하려 하였다. 그러나 신들의 설득으로 펠레우스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은 테티스를 붙잡는데 성공하였다. 이에 테티스는 포기하고 펠레우스와 결혼을 결심하였다.

 

테티스와 펠레우스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사랑했던 여신의 결혼이었기 때문에 모든 신들이 축복을 하기 위해 결혼식장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불화의 여신 에리스만은 결혼식에 초대를 받지 못하였다.

 

 

결혼식장을 묘사한 그림이다. 많은 신들이 참석하였는데 가장 오른쪽에 쭈뼛쭈뼛하게 서 있는데 여신이 에리스이다. 다른 신들은 에리스를 보면서 신성한 결혼식장에 왜 왔을까 하는 눈총을 주고 있다.

 

 

에리스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결혼식장에 황금으로 된 사과 하나를 던지고 떠난다. 황금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 황금사과에 의해 결국 트로이 전쟁이 벌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운명에 빠지게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인간이 아는 인과관계 이전에 또 다른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간들은 모를 수밖에 없다.

 

 

그림에서 벌거벗은 체 뒷모습을 보이는 여신은 아프로디테, 투구를 쓴 여신은 아테나, 그리고 제우스 옆에 있는 여신은 헤라이다. 이 세 여신 모두 자기가 황금사과의 주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즉 자신이 여신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주장을 한 것이다.

 

이 여신들은 서로 주장을 거듭하다가 제우스에게 황금사과의 주인을 결정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 그림에서도 아프로디테, 아테나, 헤라를 모두 구분할 수 있다. 사랑의 신 에로스와 같이 있는 여신은 아프로디테, 가장 오른쪽에 투구를 쓰고 있는 여신은 아테나, 그 사이에 있는 여신은 헤라이다. 가운데 있는 홀을 들고 있는 신은 제우스이다. 제우스 옆에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먼 하늘을 바라보는 신은 헤르메스이다.

 

세 여신이 제우스에게 자신이 황금사과의 주인이라고 각각 주장하였지만 제우스는 황금사과의 주인을 결정해 주지 않았다. 제우스의 입장에서 황금사과의 주인이라고 누군가를 지목하면 나머지 둘은 제우스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하나를 얻고 둘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막중한 책임을 헤르메스에게 전가시킨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결정할 만한 인물을 찾아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헤르메스가 먼 곳을 둘러보고 있는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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