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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한라산의 양봉 ... 온난 해양성 기후, 밀원식물 풍부, 유일한 결점은 바람

 

양봉(養蜂)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길들인 벌을 이용하여 채밀(採蜜)해오던 것으로 동․서양 모두에서 성행하였다. 한국에서의 양봉의 기원은 고구려 동명성왕 때이며 원산지 인도로부터 중국을 거쳐 재래종 벌인 동양꿀벌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어 고구려·백제·신라의 순으로 양봉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이전인 것으로 추측된다. 구석기시대부터 사냥을 하거나 나무열매를 따다가 바위 틈 등에서 자연의 꿀을 발견하게 되고 농경시대에 이르러서 사유재산의 개념이 싹터서 꿀벌의 소유와 양봉으로 발전한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643년 백제의 태자 여풍에 의해, 현재 일본에서 키우고 있는 벌이 전해졌다고 한다. 꿀이 주요 수출품으로 기록된 것으로 보아 한국에서 자생한 것으로 짐작되는 양봉은 계속 발전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조선시대에도 꿀은 중요하게 취급되었는데 특히 고려시대에는 유밀과(油蜜果)를 만들어 먹는 등 용도가 다양했으며 소비량도 증가하였다. 공급량을 훨씬 넘어서는 꿀의 수요로 1192년(명종 22년)에는 궁중 이외의 일반 가정이나 사찰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령(禁令)이 내려지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세종 때 편찬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1433)’, 선조 때 편찬된 ‘동의보감(1613)’ 등에는 꿀, 밀랍, 꿀벌의 번데기 등이 영약(靈藥)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벌꿀의 산지, 양봉기술에 관하여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데, 숙종 때 홍만선(洪萬選)이 쓴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호봉법(護蜂法)과 할밀법(割蜜法)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양봉기술은 대체로 원시적이었으며 벌집을 쥐어짜서 걸러 내거나 불을 때어 꿀이 흘러나오면 걸러내는 등 채밀방법도 불량하여 번식·생산이 저조하였다고 한다.

 

본도 양봉의 기원은 40~50년 전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래종의 사양수(飼養數)는 경우 오백여 군(群)에 지나지 않는다. 또 근자에는 개량종, 특히 이타리아종계(種系), 잡(雜)카니오랑종계(種系), 잡종 브리티수종계(種系) 등 잡종이 반입되어 현금에는 꽤 양봉이 왕성해 지고 있다. 그래서 거의 전문적으로 경영하는 이도 나타나고 있다.

 

본도가 양봉에 적합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선결문제이다. 첫째로 기후가 온화한 것, 둘째로 유밀기(流蜜期)가 긴 것, 셋째로 월동기가 짧고 월동이 용이하다는 점, 넷째로 밀원(蜜源)의 종류가 많은 것 등은 유리한 점이다.

 

바람이 센 것은 유일한 결점이다. 대체로 밀원(蜜源)이 많다고 볼 수는 없으나 양봉의 위험률 즉, 실패의 정도는 육지부보다 훨씬 유망하다. 주된 밀원식물(蜜源植物)은 봄의 운태(蕓苔) 기타 십자과(十字科)식물, 자운영(紫雲英), 먹구슬메, 밀, 면화, 감, 참깨 등인데 특히 메밀산액이 가장 많으므로 장차 어느 정도 장려 지도를 한다면 상당한 꿀의 산액을 볼 수 잇을 것이다(미개의 보고 제주도, 1924).

 

제주지역 양봉의 기원은 1910년 완도군(莞島郡)으로부터 정의면(旌義面)에 재래종 3군(群)을 옮긴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양종(洋種)벌(사이프리안 및 이탈리안종계, 잡종)은 1919년에 서귀포 川岐某가 일본으로부터 반입한 것이 최초로 여겨지고 있다. 1923년부터 3년간에 걸쳐 기후(崎阜)현으로부터 황금(黃金)종벌 146군(群)을 공동 구입하기도 했다.

 

한라산의 양봉은 온난한 해양성기후의 혜택을 받고 있어 특히 산남지역은 한라산의 남사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따뜻하여 사계절 모두 양봉에 적합하다. 또한 지형․지질 관계상 밭이나 목장이 많은 관계로 밀원식물(蜜源植物)이 풍부하여 농가의 부업으로 아주 적합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꿀벌의 분포는 남제주에 가장 많고 그 중에도 남제주 중앙부의 우면 및 좌면이 가장 탁월한데 북제주는 적다. 1920년에 불과 15군에 불과하던 것이 1931년에는 2959군으로 확대되었다.

 

본도 제일의 온난기후로 겨울에도 완두(豌豆), 유채(油菜), 동백, 자호(紫胡) 등의 밀원(蜜源)이 있다. 특히 동백은 방화림의 목적으로 남제주지역 집집마다 주위에 심어져 있다. 밀원(蜜源)이 되는 주요 식물은 해안지대에는 자운영(紫雲英), 유채(油菜), 먹구슬나무, 감귤나무, 복숭아, 벚나무, 면화 등이 있다.

 

중간지대에는 메밀, 결명(決明), 크림송클로바, 콩, 팥 등이 있다. 밀원의 분포는 해안으로부터 불과 15km 사이에 있어서의 2000km의 수직적인 변화에 의해 계절적으로 해안지대로부터 산간지대로 연중 계속하여 꿀을 딸 수 있어 가장 경제적인 밀봉(蜜蜂)의 이동이 행해지게 된다.

 

한라산에 분포하는 밀원으로는 9월부터 12월 중순에 이르는 건조기에 양질의 꿀을 저장하는 향유(香薷)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 삼림지대에는 밤, 싸리, 덩굴풀 등이 있으며 삼림지대의 상부에는 철쭉밭이 펼쳐져 있다.

 

양봉가는 해안지대의 개화기가 끝날 즈음부터 벌통을 한라산 고지대로 이전하여 10여일간 천막생활을 하며 벌통을 관리한다. 예전에는 향유초로 부터 채밀을 위해 해발 600고지인 관음사(觀音寺)까지 이동했다고 한다.

 

12월말에는 해안지대에 내려와 남제주에서는 2월 말 북제주에서는 3월 말까지 월동한다. 서귀포는 따뜻하기 때문에 벌통입구를 좁히는 정도로 월동한다.

 

한라산에서의 꿀벌 기르기 작업을 살펴보면, 1군의 꿀벌수는 2만 마리 정도이며 정상적인 봉군인 경우에는 1마리의 여왕벌이 있다. 그 외로 대부분 일벌로 봉군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 숫벌은 무정란으로부터 발달한 것이고 번식기에만 생존하며 수백 수천마리이다.

 

이중 한 마리만이 처녀왕벌과 결혼비행하며 교배하고 그 외의 숫벌은 무위도식(無爲徒食)한다. 교배한 숫벌은 생식기(生殖器)가 이탈되어 교배 후 죽고 나머지 숫벌은 꿀이 적은 시기에는 일벌에 의하여 추방되거나 관리인이 없애 버린다.

 

벌 상자에는 소방(벌방)의 집합체인 난소(卵巢)의 대부분은 직경 약 6mm의 일벌방으로 되어 있다. 봉군(蜂群)의 세력은 꿀벌수, 육아수, 저밀량, 꽃가루 등을 종합하여 강군과 약군으로 분류된다.

 

봉군의 증식은 봄이 되어 기온이 상승하고 밀원이 풍부해지면 산란, 육아가 촉진되며 이때에 분아가 나타나기 전에 빈벌통에 소비(巢脾) 2~4 정도를 넣어 분봉(分蜂)하고 있다.

 

한편 서울특별시 광진구에서는 도시농업 활성화사업으로 광장동 자투리 텃밭 뒤편에 도시양봉 체험학습장을 조성하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도심 속에서 친환경 꿀 수확과 함께 양봉에 대한 정보와 기술을 익히는 건전한 여가활동 등 구민의 건강한 삶을 돕고 나아가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에 이바지 하려고 마련됐다고 한다.

 

성남시 분당구청 역시 양봉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꿀을 맛보며 양봉과 자연환경에 대해 알 수 있는 도심 속 이색 체험이 구청 옥상에 마련된 것이다.

 

분당구청에서는 별관 옥상에 벌통 3개를 설치해 양봉 체험장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벌통(50㎝ x 40㎝) 1개에 3만∼5만 마리 일벌이 살고 벌통 1개에 5∼6㎏의 꿀을 생산할 수 있다는 등 도심 양봉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고 한다.

 

아직 규모를 갖춘 사업화단계는 아니지만 다행히, 제주지역에도 ‘제주꿀 체험장’이 있다고 한다. 머지않아 제주꿀 체험장이 본격적으로 사업화 된다고 하니 무척 반갑다.

 

더욱이 그 주체가 묵묵히 제주지역 양봉업의 대(代)를 이어오는 젊은 양봉업자님이라니 더욱 기대가 된다. 이 대목에서 문득 생각나는 말이 있다. ‘만일 이 세상에서 벌이 사라진다면 그로부터 3년 안에 인류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제주대 사범대를 나왔으나 교단에 서지 않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2011) 학위를 받았다. 제주도 경제특보에 이어 지금은 지역산업육성 및 기업지원 전담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 대학,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등이 있으며『문화콘텐츠기술과 제주관광산업의 융복합화연구』(2010),『제주형 첨단제조업 발굴 및 산업별 육성전략연구』(2013),『제주자원기반 융복합산업화 기획연구』(2011) 등 보고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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