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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장 이문제] 위미2리 일주도로 300m 주차행렬 ... 행정 "대처방안 고심중"

 

"아무리 관광지라 하지만 이 동네 사람들이 나다닐 수 조차 없으니 이거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사는 오모(50)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집 주변에 몰려든 차량이 골목길과 갓길, 신작로를 가리지 않고 빼곡이 자리를 차지해 주민들이 오히려 차를 피해 다니는 상황이라는 것. "행정관서에 단속을 요청했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상황이 그대롭니다." 오씨는 "아무리 관광으로 먹고 산다지만 어느 한 업체 때문에 주민들이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냐"며 핏대를 세웠다.

 

겨울철 동백꽃으로 붉은 옷을 입는 남원읍 위미리가 동백꽃 때문에 오히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백꽃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의 갓길주차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4년 전인 2014년쯤부터 위미리를 지나는 일주도로에 극심한 갓길주차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주로 동백나무군락과 인근에 동백나무로 조성된 공원을 방문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차다. 동백꽃이 피기 시작하는 12월 초부터 갓길주차가 극심해지기 시작해 동백꽃이 지는 3월 초까지 이어진다.

 

게다가 동백나무군락지가 SNS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시작하면서 2년 전쯤부터 갓길주차는 더 극심해졌다. 직접 찾아가본 위미2리 일주도로에는 300m 거리에 도로 양 옆으로 차량들이 즐비하다. 어림잡아도 100여대의 차량이 줄지어 있었다.

 

주민들은 “오전 9시쯤부터 시작해 이미 차들이 주차할 곳이 없이 북새통을 이룬다”며 “어두워질 때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갓길 주차가 많은 인근에는 주민 다수가 사는 곳이다. 버스 통행은 물론 농업용 차량 운행도 잦은 편.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주민민원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한 주민은 “경찰에 문제를 지적했지만 단속 카메라와 차단봉을 설치하겠다고 말만 하고 도대체 되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경찰의 반응은 다르다. "차량들이 주.정차가능 구역에 세워져 어쩔 수 없다"는 것. 남원파출소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갓길주차만이 아니라 마을 골목에도 차들이 들어온다. 갓길에 주차된 차량들도 많아 관광객들이 차도롤 걸어다니면서 교통혼잡이 이뤄지기도 한다.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원읍은 주정차 단속 카메라 및 차단봉 설치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갓길에 황색선을 그어버리고 단속에 들어간다면 당장 갓길주차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그렇게 단속에 나설 경우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남원읍사무소 관계자는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단속에 나가면 지금 일주도로 갓길에 주차돼 있는 차량들이 대부분 마을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마을 골목이 오히려 더욱 혼잡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을골목은 일주도로보다 좁다. 차를 한 대 주차하면 다른 차 한 대가 지나가기도 아슬아슬하다. 그런 곳에 차들이 더욱 많이 들어가게 되면 혼잡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원읍사무소 관계자는 “지금 차량들이 주차돼 있는 도로는 황색 선을 긋고 단속에 나서면 그나마 법적으로 단속이 가능하지만 지금 차량들이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버리면 단속도 하지 못한다”며 “마을 안쪽 골목에서는 주민들도 이면주차를 많이 한다. 그런 것을 일일이 다 단속을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주차장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갓길주차와 관련해 읍사무소만이 아니라 파출소와 서귀포시청에도 많은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와 협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남원읍 위미리의 문제만은 아니다. 제주도내 유명관광지의 경우 이런 갓길정차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의 경우 7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던 지난 1일에는 1km가 넘는 거리에 갓길주차가 이어졌다. 평소에도 많은 차량들이 갓길주차를 하고 있다.

 

겨울철 관광명소 중 한 곳인 1100고지 휴게소의 경우에도 상고대가 피어낼 때쯤이면 1100도로에 갓길주차가 극심해 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공간만 남는다. 교통경찰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행이 힘들 정도다.

 

제주시내 유명 해안도로에서도 이런 현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특히 성판악 쪽이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주정차단속 지역으로 등록된 곳이 아니면 사실상 단속이 힘들다. 견인을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광객들의 편의를 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도로소통을 우선으로 정책을 펴나가려고 하고 있다”며 “성판악의 경우는 앞으로 마방목지 쪽으로 주차를 유도한 후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짜고 있다. 도로를 통행하는 이들의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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