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가 제주 해안을 파탄내고 있다. 밀려오는 쓰레기도 문제지만 대다수가 '플라스틱류'여서 더 심각하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7일 지난해 조사된 ‘국가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제주지역 결과’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제주자원순환사회연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제주지역 조사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 2곳에서 이뤄졌다.

 

두 곳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모두 2474점이었다. 이중 플라스틱류가 가장 많은 1168개였다. 47.2%에 달했다. 외국에서 유입된 쓰레기 419개(16.9%), 스티로폼 쓰레기 355개 (14.3%)가 그 뒤를 이었다.

 

플라스틱류 쓰레기 중 상당수는 페트병이었다. 이외의 비닐류 등의 생활계 폐기물이 많았다. 어업관련 쓰레기도 많이 수거됐는데 주로 부표와 어구, 밧줄 등이었다.

 

외국에서 유입된 쓰레기의 절반 이상은 플라스틱 페트병이었다. 그 나머지는 어업관련 쓰레기로 확인됐다. 이중 중국에서 흘러들어온 쓰레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일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지역, 남태평양 등에서 유입된 쓰레기도 일부 발견됐다.

 

 

스티로폼의 경우 대부분 어업관련 쓰레기였다. 특히 남해안 등에서 양식어업을 하는 곳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많았다.

 

외국에서 유입된 쓰레기는 대부분 중국 동부해안에서 해류를 타고 제주도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중국 동부해안지역에 공업단지가 크게 늘고 이에 따른 인구증가가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제주도 인근해상에서의 불법어획행위와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 환경단체들은 “그만큼 제주도 연안이 플라스틱류 쓰레기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플라스틱류 쓰레기의 유독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뒤따른다. 플라스틱은 마모되고 파손되는 과정에서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이런 미세플라스틱은 오염물질을 빨아들이는 능력이 탁월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유기화합물이기 때문에 환경파괴의 첨병 노릇을 한다는 것이다.

 

밧줄, 낚시줄, 그물, 각종 포획용 어구들은 직접적으로 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해양생물군에게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양쓰레기를 적시에 수거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를 위해 “수거처리를 위한 예산증액과 해양환경관련 담당부서의 인력확충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해양쓰레기가 지역 내 폐기물 처리난을 가중시킬 것을 고려, “해양쓰레기 문제를 포함한 종합적인 연구를 토대로 폐기물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해양쓰레기가 제주도만의 책임이 아니라 남해안지역과 중국에서 기인하는 문제도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제주도가 해양쓰레기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실제 데이터가 제주도의 문제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만큼  제주도는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해 필요한 정책과 대안을 빠르게 마련,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권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