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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이야기(23) 흰 눈(雪)에 반사된 빛 볼 때 눈(眼)이 아픈 이유

 

눈(雪)은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에도 매우 유용한 날씨 현상이다. ‘눈 오는 날에는 거지도 빨래를 한다’는 속담처럼 눈 오는 날은 대체로 포근하다.

 

한겨울을 나는 시민들에게 난방비 걱정을 줄여주기도 하며 단열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같은 부피의 물보다 5배나 많은 질소를 포함하고 있어 ‘공짜 질소비료’가 되기도 한다.

 

아울러 봄철에는 증발현상이 발생하면서 지열을 빼앗아 온도를 떨어뜨려 땅 밑 해충들을 죽이는 구충 작용을 한다. 또한 산에 쌓여 있던 눈은 봄이 되어 녹아내리면서 산하(山河)를 정화시키는 것은 물론 가뭄 걱정도 덜어준다.

 

세계 장수촌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산 위에 쌓인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곳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눈 녹은 물에 다량의 미네랄과 산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 눈은 입자가 크고 부착성이 높아 공기 중에 있는 오염물질을 흡착해 내린다. 그래서 눈이 온 다음에는 공기가 깨끗하고 맑다.

 

눈에 관한 비유나 상징도 긍정적이다. 꿈에서 바람에 날리는 눈은 예기치 않은 행운을 나타내며, 눈 덮인 차가운 날씨는 행운과 성공을 뜻한다고 한다.

 

겨울철이 되면 많은 이들이 찾는 스키장, 이곳에는 눈만 많아 쌓여 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기상 조건이 적합한 눈이 많아야 좋은 것이다.

 

스키가 미끄러지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스키와 눈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이 순간적으로 눈을 녹여 스키의 바닥 부분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엷은 물의 층을 만들어 스키와 눈 사이의 마찰이 작아지게 하여 스키가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0℃일 때 마찰계수가 0.04로 가장 작고, -10℃에서 0.18로 0℃일 때보다 마찰이 4배 정도 증가한다. 결국 0℃일 때가 스키가 가장 장 미끄러진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국제 대회의 활강 경기에서는 온도가 몇 ℃일 때 스키를 타느냐가 기록에 많은 영향을 준다. 이론대로라면 0℃일 때 타는 선수가 금메달을 딸 확률이 가장 높다.

 

한편 도로에 눈이 쌓여 있으면서 기온이 0℃일 때 추돌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 빙판길이 가장 미끄러울 때도 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0℃ 근처이기 때문이다. 눈 내리는 날 차량 접촉사고가 많은 것은 도로가 미끄러운 탓도 있지만 습기가 많아져 차창이 응결, 시야가 흐려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철 폭설이 발생하면 지면 상태를 비롯한 모든 운행 조건이 나빠지므로 눈 오는 날은 가능한 장거리 운전을 삼가거나 스노우 체인과 같은 안전장비를 갖추고 운전해야 한다.

 

눈은 우리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눈의 천적인 자외선이다. 한겨울 맑은 날 스키장, 수북이 쌓인 새하얀 눈에 반사된 빛을 직접 바라보면 얼마 후 눈(眼)이 부시거나 아플 때가 있다. 이것은 빛에 포함된 많은 양의 자외선이 차단되지 못하고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2~4시간 정도 지나면 눈이 부시거나 통증, 이물감이 느껴진다. 또는 눈을 뜨기가 어렵거나 충혈 되거나 눈물이 나오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의 눈(眼)은 강한 햇빛을 받으면 동공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흡수되는 자외선의 양을 적게 만든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자외선이 조직에 열을 가해 단백질이나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일종의 화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각막을 통과한 자외선이 망막을 손상시키면 광선 망막증이 생기며, 심한 경우 실명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겨울철 산악지방에 근무하는 이들은 특히 눈으로부터 반사되는 자외선에 신경써야 한다.

 

눈에 흡수된 자외선은 조직과 반응해 인체에 해로운 유해 산소를 만든다. 그래서 젊을 때 특별한 반응이 없던 사람이라도 자외선에 많이 노출됐던 사람은 늙어서는 눈에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한다고 하니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눈이 내린 날 햇빛이 강할 때는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자외선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모자는 50%, 선글라스는 90% 이상의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으니 꼭 쓰도록 하자. <온케이웨더>

 

반기성은?

 

=충북 충주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 30년간 기상예보장교 생활을 했다. 군기상부대인 공군73기상전대장을 역임하고 공군 예비역대령으로 전역했다. ‘야전 기상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기상예보에 탁월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군에서 전역 후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을 맡아 연세대 대기과학과에서 항공기상학, 대기분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기상종합솔루션회사인 케이웨더에서 예보센터장, 기상사업본부장, 기후산업연구소장 등도 맡아 일하고 있다. 국방부 기후연구위원, 기상청 정책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 국방일보, 스포츠서울 및 제이누리의 날씨 전문위원이다. 기상예보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날씨를 바꾼 어메이징 세계사>외 1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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