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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YTN, 눈물의 해직 뒤 복직 사연엔 제주의 아들도 ... "제주가 힘이 됐다"

 

오랜 세월 미디어현장을 떠났던 제주출신 두 언론인이 현업에 복귀했다. 정권의 입맛을 거부한 결과는 혹독했고, ‘해직’이란 불명예를 안았지만 그래도 그들은 돌아왔다.

 

MBC 강지웅(51) PD와 YTN 현덕수(49) 기자가 주인공이다.

 

강 PD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으로 출근했다. 함께 해직의 눈물을 흘렸던 최승호 PD가 어엿하게 ‘사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해직 뒤 복막암의 시련까지 겪은 이용마 기자 등 5명이 이날 출근의 주인공들이다.

 

강 PD는 제주일고를 나와 서울대 정치학과, 대학원 정치학과를 마쳤다. 해방직후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 설의식(1900~1954)의 정치사상을 다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는 등 애초 그는 치열한 언론인의 삶을 선택해 1993년 MBC에 입사했다. 삼영교통 강재업 창업주의 차남이자 현 강지윤(53) 대표의 동생이다.

 

그런 그가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공정방송 쟁취’에 목소리를 높인 대가는 혹독했다. 어이없는 해고를 당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5년8개월이 걸렸다. 부당해고 2079일만의 출근이었다.

 

그의 해직사연은 기가 막히다. 2008년 미국 연수뒤 복귀한 회사 풍경은 삭막했다. 그가 애썼던 <PD수첩>은 이미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 있었고 ‘4대강’을 비롯한 현안이슈를 다루는 건 금기시되다시피 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그가 위원장이었다. 김재철 사장에게 항의를 거듭했지만 그는 노조 사무처장이던 2012년 4월 결국 해고통보를 받았다.

 

그는 곧바로 해고무효 소송에 나섰고,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해고무효 판결을 받았다. 결국 MBC가 복직 결정을 내려 다시 언론계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13일 그가 활약했던 <PD수첩> 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그저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뿐입니다.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가도록 도와준 노조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마음이구요. 제주에서의 응원이 있었기에 그나마 버틴 듯 합니다. 제주에 가면 꼭 찾아뵙겠습니다.”

 

 

그보다 4개월 전엔 제주출신 또 한명인 현덕수 YTN 기자가 ‘복직’이란 기쁨을 얻었다. 4개월 더 먼저 제자리로 돌아갔지만 현 기자의 해직생활은 강PD의 두배인 9년여에 이른다.

 

현 기자는 오현고를 나와 서울대를 졸업, 1994년 YTN에 발을 들여놓았다. YTN의 간판앵커까지 올랐다. 교육계에 몸을 담았던 부친의 영향인지 어려서부터 영특했던 그는 오현고 재학시절엔 학생회장까지 맡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만수 현 부천시장이 그의 매형이고, 현은희 국회 사무처 부이사관이 그의 친누나다. 국민의당 제주도당 제주을 위원장인 현덕규 변호사는 그의 형이다. 현 부이사관이 연세대 총여학생회장을 지냈고, 매형인 김 시장은 연세대 총부학생회장을 지냈다. 그의 형 역시 대학시절엔 학생운동에 나선 이다.

 

그래선지 현 기자 역시 강골이다. 저항의 기자정신이 투철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5월 낙하산처럼 구본홍 사장이 등장했고, 노조는 이에 반발했다. 사장 출근 저지투쟁을 벌인 현 전 노조 위원장과 노종면 당시 노조위원장 등 6명은 결국 해고됐다.

 

현 기자는 해고 뒤 홀연 미국으로 떠나 온갖 일을 겪기도 했다. 귀국 후 그를 맞아준 건 독립언론 ‘뉴스타파’였다. 다시 언론의 기개를 불태웠지만 그래도 해고는 부당한 것이었다.

 

이들의 복직은 1심 법원의 판단이었다.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고 재량권을 일탈했다”며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현 기자는 2심에서 다시 판결이 뒤집어지는 비운을 겪었고, 결국 대법이 판결 확정으로 다시 옛 직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막히나 싶었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 뒤 YTN 노사는 지난 8월 노사합의로 현 기자를 포함, 나머지 해고자들의 복직을 결정했다. 해고일로부터 3249일, 만 9년에 다다른 기나긴 시간이었다.

 

YTN노조는 11일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현 기자 역시 복직 4개월여만에 다시 ‘언론의 길’을 되짚고 있다.

 

“YTN이 곧 제자리로 가리라 믿습니다. 언론의 길, 기자정신을 잊지 않고 신념을 지켜나가겠습니다.” 현 기자가 다시금 다지는 마음가짐이다.

 

제주가 배출한 두 언론인에게 이제 새로운 삶이 다시 열리고 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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