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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29)] 아네모네(바람꽃) ... 사랑은 바람과 같은 것

네 가지의 사랑 이야기를 하려 한다.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있다.

 

 

가장 먼저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크로노스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랐을 때 나온 정액이 바다에 튀어서 거품을 만들었는데 그 거품이 키프로스 섬까지 흘러갔다. 그리고 거품에서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아프로디테에서 아프로라는 말은 거품이란 뜻이다. 결국 사랑은 거품이란 등식이 성립된다. 키프로스 섬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고향이기도 하다.

 

키프로스 섬의 왕은 키뉴라스였다. 그에게는 미라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그녀의 미모는 정말 대단해서 어떤 사람이든 한 번 그녀를 보기만 하면 한눈에 반할 정도였다고 한다. 왕비는 자신의 딸 미라가 아프로디테보다도 아름답다고 자랑을 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몹시 화가 났다. 그래서 미라를 저주하였는데 미라가 부친 키뉴라스에게 욕정을 느끼게 하는 형벌을 내린 것이다. 저주를 받은 미라는 영문도 모른 체 부친 키뉴라스를 성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키뉴라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미라를 역겨워하고 미워하게 되었다. 미라는 결국 욕정에 못 이겨 매춘부로 변장을 하여 키뉴라스를 유혹하였다. 둘이 관계를 맺었는데 미라가 임신을 하였다. 이 사실을 안 키뉴라스가 미라를 죽이려 하였다. 미라가 부친을 성적으로 흠모한 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었고 아프로디테의 저주 때문이었다.

 

신들은 이 사실을 알았고 미라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나무로 만들었다. 미라는 임신을 한 채 나무가 된 것이다. 달이 찬 뒤 멧돼지가 나무로 변한 미라에게 돌진하자 나무에 틈이 생겼다. 그 틈에서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 아이가 아도니스이다.

 

아프로디테는 미라의 나무 옆에서 아도니스를 찾아내고는 지하세계로 데려가서 페르세포네에게 양육을 맡겼다. 아도니스는 극진한 보살핌 속에 아주 잘 생긴 청년으로 자랐다.

 

 

이 소문을 들은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를 찾으러 갔지만 페르세포네는 아도니스를 포기하지 않았다. 아프로디테는 자신이 아도니스를 찾아냈으니 자신이 돌봐야 한다고 하였고, 페르세포네는 그간 자신이 키워왔기 때문에 자신이 계속 아도니스를 돌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두 여신 사이의 갈등이 첨예화되었다.

 

두 여신 사이의 갈등이 끊이지 않자 그들은 아도니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제우스에게 물으러 갔다. 제우스는 아도니스에게 인생의 1/3은 아프로디테와 지내고 1/3은 페르세포네와 지내라고 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1/3은 본인이 원하는 여신과 지내라고 하였다.

 

태어날 때부터 사랑해야 하는 여인이 결정된다면 그건 행복한 일일까 불행한 일일까. 어쨌든 이 명령에 따라 아도니스는 지상에서 아프로디테와의 삶을 먼저 시작하였다.

 

아프로디테는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미소년 아도니스와 같이 지냈다. 아도니스는 미남이기는 하였지만 용사의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사냥을 즐겨하였다. 이 역시도 아프로디테가 조작하여 약한 동물들만 아도니스 앞에 나타나도록 만들었다.결국 아도니스는 손쉬운 사냥감들만 사냥을 한 것이다.

 

아도니스는 착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맹수도 거뜬히 사냥할 수 있는데 자신 앞에는 약한 동물들만 나타난다고 불평하였다. 어느 날 아프로디테가 멀리 다녀와야 할 곳이 생겼다. 그녀는 아도니스에게 사냥을 가급적 하지 말고 하게 되더라도 맹수는 상대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떠났다. 그러나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의 충고를 잊어버리고는 사냥을 떠났다.

 

 

이들 두 그림은 아도니스와 아프로디테가 사랑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나타낸 그림이다. 이들 그림에서 아프로디테는 신발을 신지 않았다. 화가들은 여성의 관능미를 나타낼 때 신발을 신지 않은 모습의 발을 그렸다고 한다.

 

다음 슬라이드의 오른쪽 그림에서 아프로디테는 관능미를 포기하고 대신 신발을 신은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는 아프로디테가 그 만큼 아도니스의 사냥에 신경을 쓰고 주의를 기울였다는 것을 상징한다.

 

아프로디테의 충고를 무시한 아도니스가 사냥을 나갔다가 엄청난 크기의 멧돼지를 만났다. 아도니스는 신이 나서 멧돼지를 쫓았지만 멧돼지가 아도니스에게 역습을 하였다. 멧돼지는 아도니스의 음경을 찔렀고 아도니스는 과다출혈이 생겨서 사망하였다.

 

 

사실 이 멧돼지는 전쟁의 신인 아레스가 변신한 것이었다. 아레스는 원래 아프로디테의 애인이었다. 아프로디테가 자신을 버리고 아도니스와 놀아나자 아레스가 화가 나서 아도니스를 죽인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아프로디테가 한숨에 달려 왔지만 아도니스는 이미 죽어 있었고 미의 여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통곡 밖에 없었다.

 

아도니스의 피가 땅에 스며들자 그 곳에서 꽃이 피어났는데 이 꽃을 아네모네라고 한다. 죽은 아도니스와 그를 애도하는 아프로디테를 묘사한 그림이다. 주변에 있는 꽃들은 아네모네다. 아네모네 꽃이다. 우리말로 바람꽃. 사랑은 바람과 같은 것인가.

 

아도니스 콤플렉스는 외모 때문에 생기는 남성의 강박 관념이나 우울증을 말한다. 이 콤플렉스가 심한 남성은 자신보다 잘 생긴 사람을 보면 부러움에 두통을 호소하고 열등감에 빠질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난 아도니스 콤플렉스를 이렇게도 해석하고 싶다. 내(아도니스)가 좋아하는 것(사냥하는 것)을 상대방(아프로디테)도 좋아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도 아도니스 콤플렉스라고 말하고 싶다.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가 사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도니스는 사냥을 통해 자신의 남성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다가 죽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다른 이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한 행동이 정작 남이 싫어하게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아도니스의 사망 후의 뒷이야기가 많이 있다. 일설에 의하면 죽은 아도니스는 지하 세계로 가서 페르세포네를 만났다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가 페르세포네와 같이 있는 것을 질투하여 지하 세계로 갔다. 아프로디테와 페르세포네가 다시 갈등을 일으켰고, 제우스가 다시 중재하여 아도니스는 6개월 마다 아프로디테와 페르세포네를 번갈아 가면서 만나라고 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은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에게 아도니스를 환생시켜 달라고 탄원했다고 한다. 제우스는 아프로디테의 탄원을 받아들이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프로디테의 애절함이 극에 달하자 제우스는 아프로디테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 대신 조건을 달았다. 환생한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와의 과거를 기억해 내지 못할 것이며, 아프로디테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또한 환생하더라도 인간이기 때문에 죽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아프로디테는 환생한 아도니스를 바라만 봐야 하고 또 다시 죽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의 환생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제우스는 하는 수 없이 아도니스를 환생시켰는데 그가 아이아스이다.

 

아이아스는 텔라몬과 페리보이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이아스의 부친 텔라몬과 아킬레우스의 부친 펠레우스가 형제간이기 때문에 아이아스는 아킬레우스의 사촌이다.

 

그는 엄청난 체구와 힘을 갖고 있어서 아가멤논의 장수 중에 아킬레우스 다음의 무공을 자랑하였다. 아킬레우스와 장기를 둘 정도로 친한 인물이었다. 그는 트로이 전쟁에서 헥토르와 여러 번 대결을 벌였지만 승부를 가릴 수는 없었다.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을 때 트로이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오디세우스를 구해 주기도 하였다. 또한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죽이자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되찾아 오기도 하였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킬레우스가 사망하자 그의 방패와 갑옷을 두고 아이아스와 오디세우스는 서로 차지하기 위해 충돌을 일으켰다. 꾀 많은 오디세우스가 아이아스를 제치고 방패와 갑옷을 차지하게 되자 분개한 아이아스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분개한 아이아스는 그리스 장군들을 모두 죽이겠다며 막사로 갔는데 이 때 아테나 여신이 아이아스를 제지하기 위해 미치게 만들었다. 미친 아이아스는 양떼를 보고는 양떼가 그리스 장군들인 것으로 착각하고 양떼를 몰살시켰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한 행동을 알게 된 아이아스는 수치심에 자살하고 말았다.이 광경을 아프로디테가 모두 보아야만 하였다. 환생한 아도니스의 죽음을 아프로디테가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느끼게 된 것이다.

 

 

 

아이아스가 자살을 하는 장면이다. 네델란드의 축구 팀 중에 아약스라는 팀이 있는데 이 팀의 로고이다. 아이아스 장군이 그려져 있다. 아약스는 아이아스를 말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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