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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회] 팽나무 군락지 속에서 만나는 명물 명월대와 명월교

 

1990년대 이 곳을 처음 방문한 나는 기분이 황홀할 정도였다. 계곡 따라 우거진 수백 년의 나이를 자랑하는 팽나무들이 나를 반겨 주었기 때문이다. 신록이 우거진 팽나무 군락지를 걷는다면 누구라도 힐링의 시간을 맛보게 될 것이다.

 

최근 나는 순례길 안내자로 10여 회 이곳을 찾고 있다. 이곳 사람들과 친숙할 정도로 걷고 또 걷고 있다. 방문한 사람들마다 아름답고 신비감마저 감도는 이곳이 제주에 있음에 뿌듯하다는 느낌을 스스럼없이 나타내 주었다. 1970년대 이곳 사람들은 제주민속촌 건설 제의를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표선면 성읍민속촌이 탄생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곳은 숲과 바위들이 계곡을 따라 수백 미터 우거진 팽나무와 더불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나는 또 다른 명물인 명월대와 명월교를 소개한다.

 

명월대(明月臺): 조선 말기의 석대(石帶)인 명월대는 선비와 한량들이 시회(詩會)와 주연을 베풀던 경승지로 알려져 있다. 1931년 축대와 비석을 정비한 것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돌로 쌓은 홍예교와 함께 3단으로 이뤄진 명월대는 기단에서부터 사각형, 육각형, 원형으로 현무암을 다듬어 축조한 수준 높은 석공예물로 정평이 나 있다. 축대에 시멘트 칠을 하여 원형을 변형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된 명월대와 더불어 팽나무와 푸조나무 등의 100여 그루가 울창하게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고 있는 이곳. 특히 5미터 높이의 커다란 호랑가시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산유자나무, 보리밥나무 등이 섞여 있어 웅장한 풍치를 자아낸다. 마을 옆으로 개천이 흐르며, 개천 양쪽으로 노거수 1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식물식생과 생태환경을 밝히는 데도 도움이 될 정도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명월교(明月橋): 명월대 남쪽 200여 미터 지점에는 현무암으로 만든 홍예교인 명월교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명월교는 마을의 주요 교통로였던 명월교의 건립자는 이 마을의 석공 오일운이라고 전한다. 그는 명월대 아래에 놓인 돌다리를 건축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다. 마을 어귀 팽나무 군락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아치형 다리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졌음을 기록한 표지석이 있다. 과거의 아픈 역사도 우리 역사의 한 부분임을 보여준다.

 

제주향교 도훈장을 지낸 후 이 마을의 훈장을 지낸 월헌 오인호 (1849~1928)와 아들 오진규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다리는, 길 서쪽에 1931년에 세운 비와 함께 제자들이 세운 것이라 전한다.

 

부자 사이인 두 사람은 자신의 집에서 젊은이들에게 무료로 학문을 가르쳤는데, 월헌의 학덕은 한림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들인 애월읍 지역과 한경면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다리 네 귀퉁이에 명월교 라고 새긴 표석이 세워져 있으며, 남동쪽과 북서쪽 표석에는 ‘昭和六年(1931년)三月’이라고 새겨져 있다. 명월교는 제주에 남아있는 유일한 무지개다리형 돌다리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에 이르러 다리의 동쪽으로 콘크리트로 물길을 따로 만들었다. 하천의 폭이 좁아 홍수 시 물이 넘치거나 다리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를 두고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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