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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28)] 개인의 불행은 어쩌면 업(카르마)일 수도 있다

펠롭스와 히포다메이아의 막내아들 피트테우스는 트로이젠의 왕이었다. 그의 딸 아이트라와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 사이에 테세우스가 태어났다.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생기지 않자 델포이로 신탁을 물으러 갔다. 신탁은 아이게우스가 아테네로 돌아갈 때까지는 포도주 부대의 마개를 열지 말라고 하였다. 신탁의 내용을 풀지 못한 아이게우스는 친구이자 트로이젠의 왕인 피트테우스를 찾아갔다.

 

 

지도는 아테네, 델포이, 트로이젠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피트테우스는 아이게우스가 받은 신탁이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둘은 술을 마셨고 아이게우스가 잠이 들자 피트테우스는 자신의 딸 아이트라를 아이게우스와 같이 자게 하였다.

 

아이트라는 그 날 밤에 임신을 하였다. 아이게우스는 트로이젠을 떠나기 전에 아이트라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게우스는 아이트라를 데리고 큰 바위가 있는 곳까지 갔다. 아이게우스는 바위를 번쩍 들고는 그 밑에 칼 한 자루와 신발을 넣었다.

 

그는 아이트라에게 뱃속의 아이가 이 바위를 들 수 있을 만큼 힘이 센 젊은이가 되면 신발을 신기고 칼을 찬 뒤 아테네로 보내라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아테네로 떠났다. 아이가 태어나자 땅 위에 놓는 자라는 뜻의 테세우스라고 이름을 지었다.

 

테세우스는 훌륭한 젊은이로 자랐다. 그리고는 부친이 들었던 바위를 들고는 그 밑에 있는 신발과 칼을 찾아서는 부친을 찾아 아테네로 떠났다.

 

지도이다. 테세우스가 부친을 찾아 아테네로 가는 길은 뱃길이 가장 쉬웠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어렸을 때부터 헤라클레스가 12가지 과업을 수행한 영웅담을 좋아하여 그를 우상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테세우스는 편한 길로 가지 않고 육지로 가면서 악당들을 제거하겠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이 테세우스의 모험이다.

 

지도이다.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본토를 잇는 지역이 코린토스 협곡이란 곳인데 이곳에는 많은 악당들이 살고 있었다. 협곡에서 테세우스는 헤라클레스를 만났다.

 

 

과거 헤라클레스는 네메아의 사자를 목 졸라 죽인 뒤 사자의 가죽을 쓰고 다녔다. 헤라클레스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사자의 가죽을 길거리에 놔두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사자가 나타난 줄 알고 모두 혼비백산하여 도망을 갔다. 그러나 테세우스만은 사자를 잡으려고 용감하게 달려들었다고 한다.

 

페리페데스라는 악당이 있었다. 그는 몽둥이로 여행자들의 머리를 쳐서 죽이는 살인마였다. 테세우스는 그를 찾아가 몽둥이로 쳐서 그를 죽였다고 한다. 시니스라는 악당은 지나가는 사람을 두 개의 나무 사이에 매달아서는 찢어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다. 테세우스는 시니스가 사용했던 방법과 똑같은 방법으로 그를 죽였다.

 

스키론이란 자는 바다가 보이는 벼랑위의 바위에 앉아서는 나그네에게 자신의 발을 씻기도록 하였다. 그리고 발로 뻥 차서는 바다거북의 밥으로 만들었다. 테세우스는 그를 찾아가 같은 방법으로 그를 바다거북의 밥으로 만들었다.

 

프로크루스테스라는 악당은 나그네를 침대에 눕힌 후 침대보다 크면 큰 만큼 다리를 잘라 죽였고, 침대보다 작으면 작은 만큼 늘려서 죽였다. 테세우스는 프로크루스테스를 찾아가 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은 자기 입맛에만 맞추어 해석하는 경우를 말하며 융통성이 없는 경우를 일컫기도 한다.

 

테세우스가 천신만고 끝에 아테네로 갔다. 테세우스의 부친 아이게우스는 이미 재혼을 한 상태였다. 새 부인은 메데이아라는 여인인데 그녀는 테세우스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테세우스를 독살하려고 하였다. 이유는 아이게우스의 뒤를 잇는 왕위를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세우스를 알아본 아이게우스는 오히려 메데이아를 쫓아내서 테세우스는 왕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테세우스가 왕자가 될 무렵 크레타 섬에는 미노타우로스가 있었다. 미노타우로스는 청춘남녀 각 7명씩을 해마다 먹어치웠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아테네에게 미노타우로스가 먹을 청춘남녀 각 7명씩을 매년 바치라고 하였다.

 

테세우스는 이 사태를 보고 자신이 미노타우로스를 직접 죽여야겠다고 결심하였다. 테세우스는 크레타 섬에 조공으로 끌려가는 청춘남녀의 대열에 자원하였다. 아이게우스가 말렸지만 테세우스는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테세우스가 크레타의 미궁에 갔을 때 그곳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리고는 테세우스에게 도망갈 것을 제안하였다. 테세우스는 자기가 여기에 온 목적이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아리아드네는 미노타우로스가 무시무시한 괴물이기 때문에 죽이지 못할뿐더러 죽인다 하더라고 미궁을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은 테세우스가 죽게 될 것이라고 울음을 터드렸다. 아리아드네는 결국 테세우스에게 묘책을 가르쳐 주었다.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일 수 있을지 없을 지는 테세우스의 몫이지만 성공적으로 미노타우로스를 죽였을 때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조언대로 실을 갖고 미궁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미노타우로스를 만나 죽였고, 가지고 들어갔던 실을 따라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테세우스가 과업을 마치고 아테네로 돌아가게 되자 아리아드네는 자신도 따라가겠다고 하였다. 테세우스는 같이 왔던 동료와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크레타를 떠나 아테네로 향했다. 테세우스는 아테네로 가는 도중에 낙소스라는 섬에 들렀다.

 

그곳에서 쉬고 있는 동안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나타나서 테세우스에게 아리아드네를 두고 혼자 떠나라고 하였다. 신이 명령이었기 때문에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를 낙소스에 홀로 남겨두고 아테네로 향하였다.

 

 

왼쪽 그림은 아리아드네를 묘사한 그림이다. 오른쪽 그림에서 전면에 보이는 남자는 디오니소스이고 가장 왼쪽에 파란 옷을 입은 여인은 아리아드네이다. 수평선의 가장 왼쪽에 희미하게 배가 하나 보이는데 테세우스가 탄 배일 것이다.

 

처음 테세우스가 아테네를 떠나 크레타로 갈 때 부친 아이게우스는 테세우스에게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살아서 돌아오게 되면 흰 돛을 달고, 죽어서 오지 못하게 되면 검은 돛을 달라고 하였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를 낙소스 섬에 두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슬픔에 잠겼다. 그래서 검은 돛을 흰 돛으로 바꾸는 것을 잊어버렸다.

 

이제나저제나 테세우스를 기다리던 아이게우스는 매일 바다로 나가 배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게우스의 눈에 배가 한 척 들어왔다. 그러나 배의 돛은 검은 색이었다. 아이게우스는 아들 테세우스가 죽은 것으로 알고 그 자리에서 바다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래서 아이게우스가 빠져 죽은 바다의 이름을 에게 해라고 불리게 되었다. 테세우스는 자신의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테세우스는 부친의 뒤를 이어 아테네의 왕이 되었다.

 

가계도이다. 탄탈로스 가는 테세우스에게는 외가가 된다. 아직까지는 테세우스에게 부친의 사망이외는 이렇다 할 불행이 일어나지 않았다. 또 다른 가계도를 보자. 테세우스는 탄탈로스가의 후손인 아이트라가 모친이다.

 

테세우스는 첫 번째 결혼을 아마조네스인 히폴리테라는 여왕과 결혼을 하고 둘 사이에는 히폴리토스라는 아들이 태어났다. 테세우스의 외조부이자 트로이젠의 왕이던 피트테우스가 사망하였다. 테세우스에게 트로이젠의 왕위가 제안되었지만 테세우스는 이미 아테네의 왕이었기 때문에 트로이젠의 왕이 될 수 없었다. 테세우스는 아들 히폴리토스를 트로이젠을 보내 피트테우스의 왕위를 잇게 하였다.

 

테세우스는 파이드라라는 여인과 두 번째 결혼을 하였다. 파이드라는 크레타의 미노스 왕과 파시파에 사이에 태어난 딸이다. 미노스가 사망하자 아들 데우칼리온이 크레타의 왕이 되었다. 데우칼리온은 아테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여동생 파이드라를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와 결혼을 시켰다.

 

테세우스와 파이드라가 결혼을 하여 아카마스와 데모폰이라는 두 아들이 태어났다. 그러던 중에 아테네에는 정변이 일어났다. 테세우스의 숙부 팔라스와 그의 아들 50명이 테세우스를 제거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이들을 멋지게 막아내고는 반란을 일으킨 자들을 모두 죽였다. 그러자 아테네 시민들을 오히려 테세우스를 고발하였다. 친족을 죽이 것 또한 죄가 되기 때문이었다. 테세우스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아테네에서 1년간 추방되는 벌을 감수하였다.

 

테세우스와 파이드라는 히폴리토스가 왕으로 있는 트로이젠으로 갔다. 그러나 그곳에서 파이드라는 히폴리토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프로디테가 아들 에로스를 시켜서 파이드라의 가슴에 사랑을 느끼게 하는 금화살을 쏘았기 때문이다.

 

아프로디테가 이런 지시를 내린데도 이유는 있었다. 히폴리토스는 평소 처녀의 신이자 순결의 신인 아르테미스 여신을 존경하고 미와 사랑의 신인 아프로디테를 경멸하였다. 그래서 평생 독신으로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안 아프로디테가 히폴리토스를 미워하게 된 것이다. 그 일환으로 파이드라에게 금화살을 쏨으로써 그녀를 금지된 사랑에 빠지게 만든 것이었다.

 

파이드라의 시녀 한 사람이 파이드라의 마음을 읽고는 히폴리토스에게 접근하였다. 그러나 히폴리토스는 완강히 거절하였다. 화가 난 파이드라는 잠옷을 찢고 유서를 남기고는 자살하고 말았다. 유서의 내용은 “히폴리토스로 인해 능욕을 당하고 세상을 하직하니 바라건대 낮에는 아르테미스를, 밤에는 아프로디테를 섬기는 자를 경계하소서.”였다.

 

 

파이드라는 잠옷을 찢고 자살함으로써 마치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식으로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히폴리토스가 낮에는 아르테미스를, 밤에는 아프로디테를 섬긴다는 것은 낮에는 순결을 맹세하는 척하면서도 밤마다 사랑의 욕정에 빠지는 것이라고 음해한 것이다. 즉 히폴리토스가 순결을 맹세한 것 같지만 밤에는 파이드라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였고 그래서 자신이 모멸감에 자살한다는 것이었다. 파이드라가 모두 꾸민 짓이다.

 

파이드라의 주검과 유서를 본 테세우스는 자신의 아들 히폴리토스를 질책하였다. 그러나 히폴리토스는 부친에게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는 전차를 몰고 트로이젠의 해변을 달렸다. 테세우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히폴리토스를 벌주라고 기도하였다.

 

히폴리토스가 해변을 달릴 때 바다에서 갑자기 괴물이 나타났다. 포세이돈이 테세우스의 간청을 들어 보낸 괴물이었다. 말들이 괴물을 본 뒤 놀랐고 히폴리토스는 전차에서 떨어져 죽었다. 히폴리토스가 아무런 죄 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죄가 있다면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숭상하고 사랑과 욕정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경멸하였기 때문에 아프로디테가 그를 저주했을 뿐이다.

 

또한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조상 탄탈로스로부터 이어진 저주가 그에게까지 미쳤을 수도 있다. 파이드라(=페드라) 콤플렉스라는 것이 있다. 이 이야기는 나이 많은 여자가 어린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일컫는다.

 

지도는 각 지역을 표시한 것이다. 가계도는 탄탈로스 가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카드모스 가와 탄탈로스 가의 전설을 보면 개인의 불행은 스스로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어쩌면 업(카르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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