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묘지를 돌아다니며 동자석을 훔친 전문절도단이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해 2월9일부터 지난 9월까지 도내 전역을 돌아다니며 모두 36회에 걸쳐 묘지 동자석 등 131점을 훔친 혐의로 전문절도단 3명을 구속하고 장물운반 및 장물취득 혐의로 골동품업자 등 4명을 불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박모(41)씨 등 3명은 지난해 7월25일 조선조 의녀 김만덕의 아버지 묘지가 있는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에서 동자석 3쌍 6기를 훔치는 등 모두 23차례에 걸쳐 제주시에서 동자석 등 69점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어 지난해 8월 중순 서귀포시 성산읍 K씨 문중묘지에서 동자석 4기 등 모두 11차례에 걸쳐 동자석 등 62점을 절취한 혐의다.
이들이 서귀포에서 훔친 동자석은 모두 8800만원 상당, 제주시에서 훔친 동자석은 1억25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구속된 운반책인 A(61)씨는 차량을 이용해 동자석을 골동품 업자에게 운반한 혐의다. 골동품업자 B(62), C(56·여), D(58·여)씨는 동자석이 장물인 것을 알면서도 수십회에 걸쳐 동자석을 취득한 혐의다.
이번에 구속된 3명은 도내 장의업체에서 함께 일을 했던 사이로 묘지에 세워진 동자석이 관리가 힘들다는 점을 이용해 동자석을 훔친 후 골동품점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현장 CCTV를 분석하고 도내 동일수법 전과자의 협조를 받아 수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일어난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나 제주동부경찰서와 서귀포경찰서의 공조가 이뤄졌다.
경찰은 동자석의 매입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각종 증거를 확보, 이를 토대로 일당을 붙잡았다.
경찰은 일부 피해 동자석이 뭍지방으로 반출된 정황을 잡고 지속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동자석 도난방지를 위해 평소에 사진을 촬영하고 피해가 생겼을 경우 신속히 신고하는 등 관리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망자의 한을 달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동자석은 돌하르방이 마을을 지키고, 그 영역을 알려주는 표지석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망자를 위한 영혼 수호자 역할을 하는 석물이다. 제주 사람들은 다양한 지물을 통해 동자석에 여러 의미와 내세관을 부여했다. 이러한 동자석은 항상 망자와 함께 안녕을 책임지는 존재로 여겨졌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