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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이스라엘 편향' 카드 꺼내 든 미국의 불만[김선완의 시론담론] 美, 유네스코 탈퇴 ... 각축장 내몰리는 인류의 유산
김선완 객원논설위원  |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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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3  10: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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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즉 유네스코를 탈퇴했다. 미국 국무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유네스코(UNESCO) 탈퇴를 결정했다. 내년부터 효력이 발생된다. 다분히 힘을 과시하는 정치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이 가볍게 취해진 것이 아니며, 늘어가는 유네스코 체납금과 기구의 근본적 개혁의 필요성, 유네스코에서 계속되는 반이스라엘 편향에 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네스코에서 미국은 공식적으로 탈퇴하지만 계속해서 비회원국 옵저버(참관국)로 활동하면서 미국의 시각과 관점, 경험으로 이바지 하겠다" 고 덧붙였다.

이같은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처음이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기간인 1984년 ‘러시아와 유럽지역 회원국들이 유네스코의 정신을 훼손하는 이념 성향을 보이면서 부패했다’는 이유로 탈퇴했다.

미국은 당시 “유네스코에서 제3세계 독재국가들과 공산주의 국가들이 앞장서서 반서구주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3년  ‘조직의 개선이 이뤄졌다’며 19년만에 재가입 했다. 영국도 미국의 뒤를 따라 85년 유네스코를 탈퇴했다가 97년 재가입했다.

특히 21세기 이후 글로벌 환경이 변화하면서 팔레스타인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중국 등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있으나 84년 때와 같은 미국 지원금 중단 충격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미국의 탈퇴 결정을 확인하면서 깊은 유감을 표현한다”면서 “공식적인 통보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 하루 전에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탈퇴소식이 보도 되면서 잇따라 공식적인 성명이 나왔다. 미국의 '체납금'과 유네스코의 '반(反) 이스라엘 편향'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FP에 따르면 우선 미국은 유네스코의 총예산 6억5300만달러의 약 22%에 해당하는 8000만달러(970억)를 매년 납부해 왔으나 팔레스타인이 회원국으로 등록한 2011년부터 중단하여 체불금은 모두 5억달러(약 5665억원)에 이른다.

당시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여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가입안이 가결되자 미국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기금납부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팔레스타인 가입안은 193개 전체 회원국 중 173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107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반대표를 던진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 독일, 호주, 캐나다 등 14개국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3개국과 브라질, 인도, 남아공 등 신흥경제국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의 맹방인 영국은 기권했다.

팔레스타인은 유네스코 가입과 동시에 동예루살렘 내 이슬람 유적지에 대해 자국의 이름으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신청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중국 등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민감한 지역인 서안지구 헤브론 구시가지를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해 줬다. 이슬람교와 유대교 및 기독교 문화재를 둘러싼 '종교와 문화전쟁'이 격화됐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제 '출혈'을 멈추려고 한다고 FP는 전했다. 그는 이미 몇 주 전에 탈퇴 결정을 내렸으며, 지난달 말 유엔 총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검토하고 있음을 설명해 주었다. 중국에 대한 또다른 견제로도 볼 수 있다.

미국은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해당 년도부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기관에는 재정지원을 할 수 없다는 국내법에 따라 매년 유네스코에 대한 지원금를 전액 삭감해 왔다.

AFP통신은 이처럼 돈과 국제정치라는 현실적 요소가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추구하면서 많은 다자주의 의무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에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도 자국 외무부에 유네스코 탈퇴 준비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유네스코는 역사를 보전하기는 커녕 왜곡하고 있다. 그곳은 어리석은 자들의 극장이 됐다"고 말했다.

1945년 11월 16일 창설된 유네스코(UNESCO)는 인류의 경험을 기억하고 보존하며 전달할 지식과 지혜을 모으기 위해 세계기록유산을 제정, 국가별 신청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민국은 1950년에 가입했다.

1992년 세계기록유산 사업을 시작한 이후 1997년 33개를 등재한 뒤 2001년 21개를 등재하고 2011년부터는 51개로 급증하였다. 2013년에는 56개, 2015년 47개가 등재되는 등 계속 늘어나 현재 148개국 890건의 세계유산이 등재되어 있다. 이는 국가들이 공동으로 등재한 기록유산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다는 것은 전 세계가 그 진정성과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최근 2015년 10월에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과 군 위안부 등이 등재되자, 유네스코 분담금의 전체 11%를 담당하는 일본이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제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록유산을 보유한 국가는 독일로 총 20개다. 그 뒤를 잇는 국가는 폴란드가 14개이며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영국, 대한민국이 각각 13개다. 프랑스는 12개, 네덜란드 11개, 중국 10개, 미국 8개, 일본 5개다.

세계기록유산 보유국 세계 공동 3위이자 아시아 1위인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1997년에 등재된 ‘훈민정음’을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 ‘승정원일기’‘조선 왕조 의궤’‘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동의보감’‘일성록’‘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난중일기’‘새마을운동 기록물’‘유교책판’ 'KBS특별생방송-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등 13건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지난해 10월 난징(南京)대학살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세계기록유산제도가 정치적으로 이용됐다”면서 분담금 납부를 미루다가 12월 말에 내기도 했다.

   
▲ 김선완 객원논설위원
올들어서도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시민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하자 일본은 분담금을 무기로 제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도록 또다시 납부를 미루면서 유네스코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의 분담금은 매년 34억8000만엔(약 350억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지만 미국이 2011년 유네스코의 팔레스타인 정식 회원국 승인에 반발해 분담금 납부를 중단했기 때문에 실제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유네스코가 총성 없는 또다른 전장터로 내몰리고 있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단법인 산학연구원 이사 및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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