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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태어난 사람이 장수한다?반기성의 날씨이야기(19) 냉정하고 이성적인 가을...남자의 계절
반기성 기상전문위원  |  wxbahn@kweath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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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1  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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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을 초가지붕과 마당의 멍석 가득히 가을 햇살을 부여잡고 빨간 고추가 태양초로 말라가고 있다. 생활이 어려워도 마음만은 부자인 계절이 가을이다. 사계절 중 가을의 계절적 이미지가 가장 긍정적이고 풍성하다.

독일의 막스 프랑크 인구연구소가 최근 ‘가을에 태어난 사람이 장수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가을에 태어난 사람이 봄에 태어난 사람보다 오래 살고, 중년이후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스크리아, 덴마크, 호주 등 총 100만 명의 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태어난 달이 수명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냈다고 한다.

연구결과를 보면 오스트리아에서 가을(10~12월)에 태어난 아기들은 봄(4~6월)에 태어난 아기들보다 평균수명이 7개월이 길었으며 덴마크에서도 가을 출생자가 봄 출생자보다 평균수명이 4개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도 유럽의 봄에 해당되는 가을에 태어난 아기들이 봄 출생자보다 평균수명이 4개월 길었다.

이 연구소의 도블하머 박사는 “아기가 태어난 계절이 수명과 관계가 있는 것은 임신 마지막 단계가 어떤 계절인지에 따라 임산부가 먹는 음식과 신생아의 감염 위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봄에 출산하는 여성은 겨울에 만삭을 맞기 때문에 여름보다는 비타민을 덜 섭취하게 된다. 그러나 가을에 출산하는 여성은 가장 먹거리가 풍성한 계절에 신생아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주기 때문에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가을은 축복의 계절인 것이다.

한편 이렇게 풍성함이 넘치는 축복의 계절인 가을이 되면 남자들은 정력이 넘친다고 한다. 개봉되는 영화를 보면 유독 가을에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음을 볼 수 있다. 왜 작가들은 통정(通情) 비극의 시점을 가을의 포커스에 맞추는 경우가 많으며 극장주들은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를 가을에 즐겨 올리는 것일까? 도대체 가을은 어떤 기상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실제 기온과 습도만 놓고 보면 봄과 가을은 기상 조건에 있어 상당한 유사점을 보인다. 그러나 봄과 가을이 사람들에게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계절의 경향이 반대이면서 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생체기상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온도가 변해가는 경향에 따라 반응하는 것이 달라진다고 한다.

즉 봄처럼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는 계절에는 감정이 격정적으로 되고 점차 떨어지는 가을에는 이성적으로 된다고 한다. 따라서 보다 감성적인 여자가 봄이라는 계절에 쉽게 반응한다면 냉정하고 이성적인 가을은 남자가 쉽게 반응한다. 이런 이유로 여자의 경우에 봄에 쉽게 바람이 난다면 남자는 가을에 바람을 많이 피운다는 것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가을의 기상 조건은 식욕까지도 왕성하게 한다. 신체가 활력을 찾도록 기온과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데다 서늘한 서풍이 주로 불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서늘하고 낮에는 따가운 날씨도 신체를 자극해서 식욕을 돋운다.

   
 
그래서일까. 가을날 아침이면 호박을 송송 썰어 넣고 끓인 된장국이 그리워진다. 문득 된장국은 몇 ℃일 때 가장 맛있을까하는 물음이 생긴다. 통상 신맛은 25℃ 정도에서, 짠맛은 37℃에서, 매운맛은 60℃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처럼 음식은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가장 맛있게 느끼는 온도를 보면 맥주는 10℃, 포도주는 15℃, 커피는 65℃, 된장국을 가장 맛있게 느낄 때는 80℃의 온도라고 한다.

옛날 속담에 ‘밥은 봄같이, 장국은 여름같이, 장류는 가을같이, 술은 겨울같이 먹어라’는 말이 있다. 우리네 조상들은 밥은 따뜻하게, 된장국은 뜨겁게, 장류는 서늘하게, 술은 차갑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음식 미학을 가지고 있었다. 이 속담과 된장국 온도를 비교해보니 사람들의 미각이 가장 맛있게 느끼는 온도가 일치한다. 우리 조상들의 음식 미학이 얼마나 과학적이었는지 새삼 감탄하게 된다.

   
▲ 반기성 기상전문위원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는 이때, 가을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커피다. 16세기 유럽을 침략한 오스만투르크는 유럽 주민들에게 포도주 대신 커피를 마시도록 강요했다. 이에 기독교인들은 교황에게 커피를 ‘악마의 음료’라고 부르고 금지시키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커피 맛을 본 교황은 “악마들에게만 먹이기엔 아깝다”며 오히려 ‘기독교의 음료’로 공인했다. 실제로 하루에 한 두 잔의 커피 카페인은 생기를 북돋아주고 당뇨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커피를 마시고 15분 정도 산책하면 오후시간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따뜻한 된장국으로 식사를 한 뒤 디저트로 커피 한 잔 마시며 가을날을 보내는 건 어떨까. <온케이웨더>

반기성은?

=충북 충주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 30년간 기상예보장교 생활을 했다. 군기상부대인 공군73기상전대장을 역임하고 공군 예비역대령으로 전역했다. ‘야전 기상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기상예보에 탁월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군에서 전역 후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을 맡아 연세대 대기과학과에서 항공기상학, 대기분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기상종합솔루션회사인 케이웨더에서 예보센터장, 기상사업본부장, 기후산업연구소장 등도 맡아 일하고 있다. 국방부 기후연구위원, 기상청 정책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 국방일보, 스포츠서울 및 제이누리의 날씨 전문위원이다. 기상예보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날씨를 바꾼 어메이징 세계사>외 1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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