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북 지역 주민들이 제주시의 주거환경관리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옛 길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시 화북동 금산마을 주민 등으로 구성된 ‘화북의 정다운 골목길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다운 화북 골목길을 지켜달라”며 제주시 주거환경관리사업에 시급한 재고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제주시는 화북1동 4086-1번지 일원의 약 2만8504㎡ 규모의 주거지역에서 ‘제주 뉴 삼무형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시 환경 개선과 도시 기능을 회복하는 기반 시설 정비,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 수립 등으로 돼 있다.
화북 골목길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이 사업의 실제 내용은 주거 상황과 지형의 고려 없이 획일적인 십자형 바둑판 도로를 개설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 예정도로는 1976년 지정된 것이다. 당시에는 타당한 사업이었더라도 그 사이 40년이 지나 도시 정책과 방법론이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요즘은 도심 재생이 개발의 한 축이 돼 옛 모습을 살려내고 있는 곳이 많다”며 “해당 지역은 옛길, 골목, 전통 가옥과 우영팟 등 옛 정취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마을이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이 되면 오히려 포구를 둘러싼 옛길의 정취가 깨져버린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미 화북 주변 도로의 직선화, 대형화가 이뤄져 굳이 포구 앞까지 바둑판 모양의 도로를 만들 필요가 없다”며 “제주시가 손대지 말아야 할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계획된 것이니 그냥 가자는 안일한 태도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제주시는 40년 전 도로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것이 아니라 현 시대의 요구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제주시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자세에서 벗어나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옛길을 없애는 사업 계획을 중단, 제주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