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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제주도 근대기업 성장과 발전에 초석 ... 근대기업의 모태

 

1931년 11월 27일 제주성내에서 동아일보 제주지국 주최로 주요도시 순회좌담회가 열렸다. 제주의 산업발전책(産業發展策)을 주제로 한 이 좌담회의 참석자는 도평의원(道評議員) 최원순(崔元淳), 면협의원(面協議員) 이윤희(李允熙) 잡화동업조합장(雜貨同業組合長) 박종실(朴宗實), 동아통항조합(東亞通航組合) 홍순녕(洪淳寧), 자동차업 강성익(康成益) 식산지점(殖産支店) 양계무(梁啓武) 변호사 양홍기(梁洪基) 등이다.

 

이 날 참석한 제주기업가 최원순은 제주의 산업발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제주(濟州)는 농업(農業) 이외(以外)에는 산업(産業)이란 전무(全無)하고 그도 또한 토지가 척박(瘠薄)한 관계상(關係上) 속맥(粟麥) 이외 농업물(農業物)이 극(極)히 소량(少量)임니다. 그러함으로 농업 이외 어떠한 산업(産業)을 물론(勿論)하고 장려(獎勵)할 필요가 잇슴니다. 기중(其中)에서도 제주는 사방(四方)이 해안(海岸)인 지리적(地理的) 관계(關係)로 보아 수산업(水産業)이 가장 적당(適當)하고 둘재 초원(草原)이 광대(廣大)하니 목축업(牧畜業)이 발전할 수 잇다고 생각함니다.

 

그리고 또한 재래(在來)에 잇서서 제주의 경제계(經濟界)를 만히 완화(緩和)시키든 부녀(婦女)의 가정부업(家庭副業)인 관물제조업(官物製造業)이 불소(不少)한 타격을 밧고 잇스니 그 대(代)로 다른 부업(副業)을 장려(獎勵)하얏스면 조켓습니다(도평의원 최윤순)(동아일보, 1931년 01월 25일).

 

최원순은 1922년 제주면 건입리에 자본금 15만원을 투자하여 설립한 제주상선주식회사를 시작으로 기업활동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대판(大阪), 학도한(下關) 및 조선 각 연안항로의 선박영업을 주요 목적으로 취급하는 해운회사이다. 이어 1928년 최원순은 제주상선주식회사 감사역으로 선임되면서 제주전기주식회사(1925), 제주통운주식회사(1925), 소화운송주식회사(1935), 제주목재주식회사(1938) 등의 5개 주식회사에서 왕성한 기업활동을 펼쳐 나갔다.

 

제주상선주식회사는 최원순이 경영에 참여한 회사들 가운데 가장 자본금이 많은 편이었고 제주도민들의 해외진출에 크게 이바지하는 등 제주해운업의 발전에 새로운 기틀을 만든 기업이다. 또한 제주자본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해운회사로 제주경제에 실질적 도움을 주었다.

 

최원순은 회사설립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보다 회사경영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기업활동을 수행하였다. 그의 기업 경영참여 내력을 살펴보면, 기업경영에 참여한 5개사에서 취체역 및 감사역을 역임하였고 취체역의 재직기간은 소화운송주식회사 3회, 제주전기주식회사와 제주목재주식회사 1회 등 3개사에서 역임하였다. 이 외에도 제주통운주식회사 5회, 제주상선주식회사 2회 등의 감사역을 역임하였다.

 

최원순은 제주통운주식회사에서 1925년부터 1937년까지 약 13년 동안 감사역으로 재직하는 등 자동차 운송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운송업을 중심으로 해운업, 전기기구 판매업, 목재 판매업 등에서도 활동하였다. 이처럼 최원순은 1920년대 초반부터 1940년대 초까지 선박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해운업뿐 아니라 자동차 운송업을 통해 제주지역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제주소화운송주식회사는 1935년 7월 31일 제주읍 삼도리에 선박에 의한 화물 및 승객취급을 영업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동사는 회사대표 취체역 김근시가 자본금 1만원을 단독 투자하여 설립된 운수회사이다. 경영진 구성을 보면 취체역은 김근시, 萩原駒藏, 최원순 등이며, 감사역은 김창우(金昶宇), 김태민(金泰玟) 등이 선임되었다. 1937년 4월 30일 주주총회에서 회사대표 취체역 김근시가 사임함에 따라 최원순이 선임되어 취임했다.

 

한편 이 날 참석한 제주기업가 이윤희는 당시 제주지역 산업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제주(濟州)의 면적(面積)은 백삼십방리(百三十方里)인데 기삼분지일(基三分之一)은 미개지(未開地)로 지가(地價)도 헐한데 농업이 발달치 못한 것은 자본(資本)이 업는 소치(所致)인가 함니다. 그러나 해산물장려(海産物獎勵)에 잇서서 농업보다도 소자본(小資本)을 요(要)할 것이니 조선각지(朝鮮各地)에 비(比)하야 해산물(海産物)이 가장 풍부(豐富)한 제주를 반드시 해산국(海産國)으로 맨드는 것이 제일(第一) 적절(適切)한 발전책(發展策)이 아닌가 생각(生角)함니다.

 

지금(至今)까지 발전치 못한 원인은 대자본가(大資本家)의 독점(獨占) 교통기관(交通機關)의 불비(不備) 기타 제조건(諸條件)이 잇서스나 현금(現今)은 어업조합(漁業組合)이 신설(新說)되고 또 제빙회사(製氷會社)가 창설되엇슬 뿐 아니라 교통기관(交通機關)이 점차(漸次) 발달하고 잇스니 부산하관 등지(釜山下關 等地)에서도 운송(運送)할 수가 잇서서 대단(大端)히 유리(有利)할 줄 암니다.

 

그리고 자본보조기관(資本補助機關)이 필요하고 일용품(日用品)이나 기타 물품은 도산(島産)을 애용(愛用)하여야 각산업계(各産業界)을 위(爲)해서 그만한 이익(利益)이 잇슬검니다(면협의원 이윤희)(동아일보, 1931년 01월 25일).

 

이윤희는 1924년 제주읍 건입리에 운송영업을 목적으로 1만원을 공동으로 투자하여 제주운송합자회사를 설립하였다. 그는 제주운송합자회사의 무한책임인 대표사원을 시작으로 5개 주식회사에서 기업활동을 수행했다.

 

이윤희는 제주면업주식회사(1924)를 비롯하여 제주전기주식회사(1925), 제주주조주식회사(1928), 소화운송주식회사(1935) 등의 회사에서 취체역 및 감사역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그가 회사설립 및 경영에 관계한 5개사 중에서 3개사는 1930년과 1940년 초에 해산된 회사이며, 1개사는 1936년 9월 8일 대흥전기주식회사와 합병하였다. 특히 1924년에 설립된 제주면업주식회사는 한일공동으로 투자한 회사로 다른 회사보다 자본금이 가장 많았으며 이윤희는 20년 동안 이 회사경영에 공동 참여했다.

 

또한 이윤희는 1924년 설립된 제주운송합자회사에서 약 10년 동안 대표사원으로 기업 경영활동을 수행하였다. 이 외에 회사설립에 관계된 4개사에서 취체역 및 감사역을 역임하였다. 취체역의 재직기간은 제주전기주식회사 3회, 소화운송주식회사 2회, 나머지 2개사에서 취체역 1회를 역임하였으며 제주주조주식회사에서 감사역 1회를 역임하였다.

 

아울러 이윤희는 1925년 일본인이 설립한 제주전기주식회사에서 약 10년 동안 취체역으로 활동하면서 제주지역 전기기구 판매업에 종사했다. 이처럼 이윤희는 운송업을 중심으로 면화매매 가공업, 전기기구 판매업, 소주제조업 등 여러 업종에 걸쳐 기업경영에 참여하였다. 

 

제주전기주식회사는 1925년 3월 17일 제주면 2도리에 일반 전등․전력의 공급․기구의 판매 및 이에 부대되는 사업을 영업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 회사는 회사대표 취체역 小昌武之助가 자본금 10만원을 단독 투자하여 설립된 전기회사로 경영진은 萩原駒藏, 최원순, 최윤순, 이윤희, 岩井宗平, 增田定吉 등이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최원순과 이윤희는 앞서 소개했던 박종실과 강성익, 황순하 등과 더불어 제주도 근대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초석을 다졌고 근대 제주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제주지역의 모범적인 근대 기업가이다.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제주대 사범대를 나왔으나 교단에 서지 않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2011) 학위를 받았다. 제주도 경제특보에 이어 지금은 지역산업육성 및 기업지원 전담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 대학,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등이 있으며『문화콘텐츠기술과 제주관광산업의 융복합화연구』(2010),『제주형 첨단제조업 발굴 및 산업별 육성전략연구』(2013),『제주자원기반 융복합산업화 기획연구』(2011) 등 보고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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