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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전 기록제조 '인연'의 서울법대와 13일부터 한라산 동서,남북 종주길

 

 

서울법대 산악부와 오현고 산악부가 다시 손을 잡았다. 오현고 산악부의 창립 50년을 맞아서다. 끈끈히 이어온 인연을 기리고자 동반종주의 길을 걷는다.

 

오현고 산악부(부장 문승현·2학년)는 제주 최초의 제주도 동서종주 등반과 그 당시 원정등반을 했던 선배들의 도전정신을 기리고, 창립 50주년을 기념키 위해 이달 13일부터 15일까지 한라산 동서, 남북 종주 등반에 나선다.

 

산악회 OB선배 모임인 오현등고회(회장 김선홍), 오랜 인연을 맺은 서울대법대 산악부OB(회장 한경수)와 함께다.

 

오현고 산악부와 서울법대 산악부의 인연은 오래된 역사다. 1968년 10월 오현고 산악부는 서울법대 산악부의 초청으로 설악산 원정등반에 나섰다. 제주도 산악단체 최초의 도전이었다.

 

당시 김승택 산악부 지도교사와 김태열 보조지도교사는 2학년이던 박승옥, 현충남, 현태영 학생을 이끌고 원정에 나섰다. 교장의 “위험한 설악산 원정 등반에 학생들을 데려 가야겠느냐”는 만류에 김 선생은 “학생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원정등반에 나섰다.

 

지금은 비행기를 타고 1시간이면 서울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제주에서 목포까지 배를 타고 간 후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까지 가야했다.

 

서울에 도착한 오현고 산악부원들은 서울법대 산악부와 함께 북한산을 올랐다. 전면B코스 암벽등반으로 인수봉을 정복했다. 난생 처음인 암벽 코스였으나 성공적이었다. 제주도산악단체 최초의 암벽등반으로 기록됐다.

 

 

 

이어 서울법대 산악부와 함께 합동원정팀을 꾸렸다. 그리고 설악산 등반에 나섰다. 서울에서 몇 차례 버스를 갈아타고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까지 도착하는 데만 하루가 걸렸다. 용대리 숙소에서 백담사까지 8㎞를 걸어가야 했다. 폭우로 불어난 계곡을 속옷 차림에 배낭을 짊어지고 건넜다. 그제야 수렴동계곡 등산로에 접근했다.

 

설상가상으로 오세암에는 눈까지 내렸다. 오세암에서 봉정암, 소청, 중청…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길은 깊어져만 갔다. 매서운 겨울 바람은 산행을 더욱 어렵게 했다.

 

마침내 합동원정팀은 설악산의 정상인 대청봉을 정복했다. ‘합동’이라는 힘이 만든 등정이었다. 원정팀은 다시 중청과 소청을 거쳐 희운각으로 하산했다. 희운각에서 불동계곡을 따라 양폭, 비선대를 거쳐 내려와 설악동으로 안전하게 산행을 마무리했다.

 

오현고 산악부의 성공적인 원정등반은 재학생들에게 도전정신을 일깨워 줬다. 또 서울법대 산악부와 선후배 산악인의 정으로 소중한 인연이 생겼다. 대학진학의 포부도 꿈꾸게 됐다. 이 모든 것은 김 선생의 희생과 봉사로 이뤄진 것이다.

 

 

 

고교생·대학생이던 오현고-서울법대 산악부 학생들의 소중한 인연은 지난해 10월 28일, 다시 소생됐다. 오현고 산악부 이완종 지도교사와 재학생 13명, OB팀인 오현등고회원 18명, 서울법대 산악부 OB팀인 한오름회가 설악산 등정에 나섰다. ‘인연의 길’ 산행에 나선 것이다.

 

사실 오현고 산악부의 역사는 제주에선 기록적이다. 1968년 창립 당시 제주의 산악단체는 1964년 창립한 제주산악회(초대회장 홍정표)와 1967년 창립한 한라산우회(초대회장 부종휴) 뿐이었다. 학교 산악부로는 제주도내 최초로 제주의 학생 산악운동의 효시가 됐다. 제주도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고 산악단체 중 2번째 오랜 역사다.

 

물론 새로이 만든 역사도 많다. 오현고등학교 산악부 OB인 오현등고회는 1975년 광복 30주년을 맞아 제주 최초의 동서종주(성산일출봉~한라산~고산수월봉) 등반을 하면서 타임캡슐을 묻고는 30년 후 다시 찾자는 약속을 하게 된다. 30년이 지난 광복 60주년(2005년)에 ‘30년 전의 약속 프로젝트’를 통해 그 약속을 실천하기도 했다.

 

이번 종주등반은 3개의 코스로 나뉜다. 남쪽에서는 오현고 산악부(15명, 등반대장 송우진·2학년)가 서귀포 새섬에서 돈네코를 거쳐 한라산 정상까지, 동쪽에서는 서울대법대 산악부OB(11명, 등반대장 한경수)가 성산일출봉에서 성판악을 거쳐 한라산 정상까지, 서쪽에서는 오현등고회(10명, 등반대장 김선홍)가 고산수월봉에서 영실을 거쳐 한라산 정상까지 오른다.

 

다 같이 정상에서 합류해 관음사를 거쳐 오현고등학교까지 종주하는 것으로 종주등반이 마무리 된다.

 

오현고 산악부 송우진 등반대장은 “한라산이 있었기에 이러한 역사가 있었고, 이러한 역사가 있었기에 다시 한라산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그 발자취를 다시 이어간다는 것에 가슴 벅차다”며 “새로운 역사를 내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라산을 더욱 사랑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현등고회 김선홍 회장은 “한라산과 제주를 사랑했던 옛 선배들의 도전정신이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다시 이어진다는 것은 제주의 미래 희망이 밝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대 산악부OB 한경수 회장은 “49년 전 대학생 당시 맺은 오현고 산악부와의 인연을 통해 산사나이의 끈끈한 정은 물론 한라산이 있는 제주이기에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부러움 마저 들었다”며 이번 종주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제이누리=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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