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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룡의 '담담(談談)클리닉'(30) 사회, 언어와 대화, 행동 등 발달장애 보여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재판이 시작됐군요.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건이었습니다. 살해된 아이의 부모 심정을 헤아려보면 이런 재판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B양은 살인방조인지 살인교사인지 쟁점이 되는 가운데, 살인범 A양은 <아스퍼거 증후군>인지, <사이코패스>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예전에 ‘미네르바 사건’에서도 거론됐던 진단명이지요.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s)에 속하는 하위 진단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말하기에 앞서 우선 상위범주인 전반적 발달장애를 생각해 봅니다. 전반적 발달장애는 예전에 ‘소아자폐증’이라고 불렸던 병이에요. 전반적 발달장애는 크게 사회적 발달장애, 언어와 대화의 발달장애, 행동발달의 장애 세 가지 임상양상을 보입니다.

 

사회적 발달장애는 대인관계 회피를 의미하는데요. 전혀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는 경우, 수동적이지만 사회적 접근을 받아들이고 구조화된 놀이상황에서는 또래관계도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경우, 자발적인 사회적 접근이 일어나지만 부적절하여 일방적인 경우 등으로 나눠진다고 합니다. 언어와 대화의 장애는 말의 표현과 이해 발달 모두에 장애가 있어요. 심한 경우는 대화가 아예 안 되죠.

 

말하기에도 반향어, 나와 너 등 대명사의 혼동, 기계 같은 억양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이 들며 어느 정도 언어발달이 되더라도 농담을 이해하거나 비유를 이해하는 정도까지 발전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행동발달의 장애는 아동기엔 단순 반복적인 상동행동이 흔하지만 강박행동, 매너리즘, 자해충동, 충동적 행동이 나타나고요. 변화에 대한 저항이 심하여 항상 일정한 것만 고집하는 행동도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대인관계 형성 문제나 정서 표현과 이해 문제, 행동장애는 나타나지만, 정상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언어발달에는 문제가 없는 고도기능의 자폐증이라고 합니다. 연령이 증가하며 사회 적응능력은 향상이 되지만 기본적 성격특성, 친밀한 대인관계 형성 장애는 지속됩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거나 왜곡된다는 보고도 있고요.

 

 

 

「소아정신질환의 개념」(조수철,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 따르면 아스퍼거 증후군은 논란이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정의인 ‘언어의 발달은 정상이지만 사회성 발달의 극심한 장애가 오는 경우’가 과연 가능한 상황이냐는 겁니다. 발달에 대한 기술을 할 때 ‘언어의 발달’, ‘사회성 발달’ 등으로 구별하여 설명하지만, 언어와 사회성은 이처럼 기계적으로 나눌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언어의 발달은 정상적인 사회성 발달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또한 정상적 사회성 발달은 정상적 언어의 발달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차치하고라도 후기 청소년기나 성인에서 보이는 임상양상만 봐서 전반적 발달장애 진단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아주 드물지만 전반적 발달장애가 있더라도 스스로 직장을 얻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이럴 때는 부모나 일차 양육자로부터 유아기부터 아동기 발달상황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아야 할 겁니다. 그 때는 또 정보제공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부모가 객관적 관찰자가 될 수 없을뿐더러, 다른 의도 없이도 순화해서 말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긴 했지만 얌전하고 순한 아이였어요."

 

이범룡은?
=제주 출생.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2002년 고향으로 돌아와 신경정신과 병원의 문을 열었다. 면담이 어떤 사람과의 소통이라면,  글쓰기는 세상과의 소통이다. 그 또한 치유의 힌트가 된다고 믿고 있다. 현재 서귀포시 <밝은정신과>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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