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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시빗거리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김선완의 시론담론] 곧 이어질 김대중.김영삼 100주년에도 같은 잣대일까?
김선완 객원논설위원  |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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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3  10: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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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은 29일 오후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의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한 장을 두고 정치 이념의 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어 버렸다.

우정사업본부 우편발행심의위원회는 12일 오후 5시, 오는 9월에 발행 될 '박정희 전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60만장에 대한 발행을 재심의, 발행 철회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의 각종 기념우표 발행 계획이 재심의 대상이 되거나 번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정본부의 스타일이 확 구겨져 버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직중에 세웠던 계획이 정권 교체 후 재심 결정으로 번복 되자 정치적인 논란으로 불거졌다.

기념우표가 취소되자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노동조합(우정사업본부)은 미리 작성해 두었던 성명을 통해 ‘심의위의 우표 발행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고, 정의당도 즉시 ‘기념우표 취소는 당연한 귀결이며, 상식적인 선에서 마무리 된 것이 다행’이라는 논평을 냈다.

이번 재의결은 전체 심의위원 17명중 12명이 참석한 뒤 투표에 붙인 결과 철회 8표, 발행 3표, 기권 1표였다. 만약 탄핵 결정으로 대통령이 궐위되는 비상 상황이 없었다면, 현직 대통령 아버지의 탄생 기념우표는 당초 계획되로 발행되었을 것 아닐까?

우표 발행을 청원했던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1년 전에 이뤄진 발행 결정을 취소한 것은 유감"이라며 "앞으로 시민단체 등과 협의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남 시장은 이날 철회 결정이 나오기 전에 세종종합청사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우표를 예정대로 발행하라’는 1인 시위를 벌였다.


   
▲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12일 오전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본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남 시장은 피켓을 들고 "이미 적법한 절차로 결정한 사안을 재심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념우표 발행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뉴시스>

우표 발행 결정은 우정사업본부가 기념우편발행 신청 공고를 통해 지난해 4월 경북 구미시로 신청을 받은 뒤 한달 뒤 열린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9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진 사안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스로 발행을 뒤집은 것이다.

지난해 5월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뒤 우정사업본부 노조와 민족문제연구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도 '박정희 우상화' 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기념우표 발행 규정과 절차에 따랐을 뿐’이라며 최근까지 특혜 의혹을 일축했었다. 지난달 13일까지도 발행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2주 후 같은 달 29일에 방침을 바꿔 재심의키로 했다.

또 우정본부는 당시 발행 결정에 참여한 우표발행심의위원 중 일부 인사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다’고 주장하는 노조의 1인 시위와 시민단체의 요구로 뒤늦게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건 정권교체후 정치적인 외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도대체 ‘전직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한 장의 가치’가 무었이기에 이같은 소동을 빚고 있는가? 우표 한 장의 정치적인 무게는 과연 무었인가?

정의당은 논평에서 “만약 탄핵 결정으로 대통령이 궐위되는 비상 상황이 없었다면 현직 대통령 아버지의 탄생기념우표가 발행되었을 것이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확대 해석까지 내놓았다.

“더구나 탄핵이 없었다면 우표가 발행될 9월 15일은 대선을 3개월 앞뒀을 시기다. 현직 대통령 아버지의 우상화 작전에 국가기관까지 동원되었던 명백한 국정농단의 흔적”이라며 “우편발행심의위원회 녹취록과 명단 등 경위 파악을 위한 진상 자료를 밝히는 것이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임을 강조했다.

필자도 한때 열렬한 우표 수집가였다. 새로운 대통령의 기념우표가 나오거나 중요한 기념우표가 판매되는 날에는 수집을 취미로 삼는 친구들과 함께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던 추억들이 아련하다.

기념우표는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발행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우표가 대형시트로 발행되어 두만강과 압록강 등지에서 값싸게 팔리고 있다. 필자가 오래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양각도 호텔과 관광지마다 파는 우표책을 권당 1달러에 사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우표는 1840년 영국에서 최초로 발행 된 페니블렉 1페니 로 60-80억원에 경매 중이고, 1918년 비행기 그림이 거꾸로 잘못 인쇄 된 100장의 24센트인 비티니 제니(항공배달용)는 희소성 우표로 장당 42억원에 매매중이다.

우리나라는 1948년 8월 정부수립 기념우표와 초대 이승만 부터 모든 대통령의 기념 우표가 발행되었고, 지금껏 탄생 기념 우표가 나온 인물은 탄생 80주년 이승만 대통령(1955)과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150주년(2017), 화가 이중섭 100주년(2016),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 100주년(2008)등 4명이 있다.

 
   
 
   
 
   
 
또 국제기구와 외국 등과 공동으로 국내에 발행된 탄생기념 우표는 독일 태생의 프랑스 의사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 100주년(1975)와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250주년(1999), 시각장애인용 점자의 발명가 루이 브라유 200주년(2009)등 3명이다.

각종 기념우표는 20만장부터 최고 1100만장 까지 발행 되었고, 가격도 2환, 10환부터 10원, 20원, 170원, 240원, 430원 까지 금액도 발행기준의 물가에 따라 결정되었다. 이들 우표는 희귀성에 따라 2장 시트당 3만~5만원에서 낱장은 2만~3만원까지 거래중이다.

그러나 우편의 트렌드는 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 때 부터 취임이나 올림픽 등 기념우표의 발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액면가 보다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 고, 90년대 후반 부터는 일반 편지 보다는 전자우편과 문자, 카톡 등 디지털로 바뀌면서 우표발행은 큰폭으로 줄었다.

   
▲ 김선완 객원논설위원
우표는 한 국가의 사회와 문화, 역사를 표현한 공식적인 상징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도 정치와 세대를 넘어 소통할 수 있는 기념물이다. 발행기관 노조와 이념단체의 시위와 주장을 고스란히 모든 사람들의 뜻으로 성급하게 결정한 것은 이 눈치 저 눈치를 본 우정본부의 실수로도 여겨진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로선 탄생 100주년 기념우편의 발행과 행사를 나름대로 구상하여 실행에 옮기려고 했으나 당초 예상만큼 정치현상과 분위기가 따라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7년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과 10년 후 김영삼 전 대통령도 탄생 100주년이 곧 닥치게 된다. 그 때도 다른 생각을 가진 일부 반대자로 인해 우정본부는 기념우표 발행을 취소 할 것인가 묻고 싶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단법인 산학연구원 이사 및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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