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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장!이문제] 불만 가득 여행객 … "단속·협조에도 아랑곳"

 


환상을 기대하고 자전거에 오른 라이딩족의 얼굴이 붉다. 제주의 여유와 낭만을 느끼려 올레길을 찾은 올레꾼들의 얼굴엔 불만이 가득하다.

 

환상자전거길과 올레길이 불법주차장, 농산물 작업장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낭만이 깨지는 것은 물론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 “환상 자전거길? 환장할 노릇이네요”

 

지난달 29일 3박4일 일정으로 제주에 온 김모(23)씨 자매는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다. 전기자전거를 빌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일대 환상의 자전거길을 내달렸다.

 

즐거움도 잠시, 김씨 자매의 얼굴엔 근심이 내려앉았다. 갑자기 좁아진 자전거길은 자전거 한 대만 겨우 지나갈 폭이었다. 불법주차도 예사다. 20초 동안 무려 7대의 불법주차 차량이 액션캠코더에 담겼다.

 

 

게다가 자전거길 곳곳마다 여기저기 농산물과 해조류가 널브러져 있었다. 결국 김씨 자매는 차도로 내몰렸다.

 

환상자전거길은 제주도가 만든 제주도 일주 자전거길이다. 제주 해안을 따라 2010~2015년 5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길은 사업비만 358억원이 들었다. 총 234㎞의 환상의자전거길은 송악산, 성산일출봉, 쇠소깍, 김녕해변, 신창해안도로, 한담해안도로 등 아름다운 제주를 오롯이 담고 있다.

 

그러나 불법주차와 농산물 건조장으로 변모해버린 환상자전거길은 조성 당시 의도와는 다르게 점점 '환장의 길'로 변해가고 있다.

 

◆“ 쓰레기투성이에 바다악취, 길거리 말린 농산물까지... 올레길 맞나요?”

 

 


지난달 20일 올레 16코스(고내~광령). 곳곳에 마늘 등 농산물이 널려있다. 해안가에 쓰레기는 물론 떠밀려온 해조류를 치우지 않아 바다 악취가 코를 찌른다.

 

지난 4월22일 새로 뚫린 15-B코스. 개통식으로 수백명의 올레꾼들이 몰렸다. 그러나 올레꾼들의 발엔 어디선가 날라온 농산물이 밟혔다. 대놓고 올레길에 농산물을 말려두기도 했다. 마치 농산물 작업장을 연상케 했다.

 

개장식날 코스 중간 중간에 응원팀이 있었고 가이드들도 있었지만 이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

 

17코스(광령~산지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바다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말려 올레꾼들이 차도로 내몰리는가 하면 건축 폐기물을 그대로 방치,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용담해안도로에 다다르자 바다 악취도 지독했다. 바다에 폐수가 고여 썩고 있었다. 올레꾼들은 바다내음 대신 썩은내를 맡으며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통상 큰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뜻한다.  도보여행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올레길은 2007년 '슬로관광'의 대명사로 출발, 이제 제주관광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올레1코스는 2007년 9월8일 개통됐다. 이후 2017년 현재까지 총 27개의 올레길 코스가 개장했다.  각 코스는 평균적으로 15km 이내이며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주로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그 길은 어느덧 점점 불편하고 답답한 '고충길'로 돌변해갈 태세다.

 

◆ "불법주차, 농산물 등  민원 계속 … 용역 통해 개선"

김광환 제주시 도시건설국 도시재생과 담당은 "요즘들어 주정차와 농산물 관련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장애물을 피하다가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환상자전거길을 포함하는 읍면동에 주정차. 농산물 단속협조공문을 보냈지만 읍면동도 매일 단속하긴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지난 3월 환상자전거길 실태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다. 현재 실태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오는 10월 용역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용역이 마무리되면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것이 행정당국의 설명이다.

 

 

 

올레길 민원은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행정에 접수되고 있다. 

제주올레 관계자는 "종종 불법주차와 쓰레기, 농산물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제주올레측에선 해당 민원을 다시 행정에 통보하는 식의 대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레측에서 직접 나서는 단속, 제재는 없지만 '클린올레'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매달 2번째주 토요일, 올레꾼들이 올레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캠페인이다. 클린올레안내소가 설치된 곳에선 일자에 관계없이 클린올레 캠페인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용역과 캠페인에만 의존하고 있는 사이 환상자전거길과 올레길을 지나는 여행객들의 불만은 더 쌓여만 가고 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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