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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 (4)] 인간에게 벌을 많이 내린 신

 신화는 신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대변한다. 인류가 걸어온 문명사적 궤적을 담아낸 것이 곧 신화다. 서양문명의 시금석이자 금자탑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가 말하는 그 문명사적 궤적을 오랜 기간 통찰해 온 김승철 원장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그는 로마제국 이전 시대인 헬레니즘사를 파헤친 역사서를 써낸 의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난해한 의학서적이 아닌 유럽의 고대역사를 정통 사학자의 수준으로 집필한 게 바로 그다. 로마 역사에 흥미를 느껴 그 시대를 파고들다 국내에 변변한 연구서가 없자 아예 그동안 그가 탐독했던 자료를 묶어 책으로 펼쳐냈다. 그가 <그리스신화 이야기>를 제주의 독자들에게 풀어낸다./ 편집자 주

 

 

다음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 대한 이야기이다.

 

포세이돈은 퀴클롭스 3형제가 만들어준 삼지창을 들고 다닌다. 왼쪽 사진에서는 오른손에 쟁반을 들고 있다. 포세이돈은 인간에게 벌을 많이 내린 신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경원시하여 재물을 바치고 숭상하였다. 그래서 인간들이 올리는 재물을 받기 위해 오른손에 쟁반을 든 것이다. 오른쪽 사진은 눈 하나 달린 퀴클롭스를 묘사한 그림이다.

 

포세이돈은 바다 위에서 네 마리 혹은 두 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를 몰고 다니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한 손에는 삼지창이 거의 항상 있다. 포세이돈 주변에는 여자 요정과 남자 요정들이 있다. 여자 요정들은 네레이데스라고 하는데 50명 정도이다. 단수형은 네레이스이다.

 

이들은 변신의 귀재로서 숱한 변신을 하여 포세이돈을 즐겁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마도 바다의 변화 무쌍한 모습을 상징화한 것으로 생각된다. 네레이데스 중에 가장 유명한 이가 암피트리테, 테티스, 프사마테이다.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이 사랑한 요정으로서 둘 사이에는 트리톤이 태어났다.

 

가운데에 휘장을 펼친 요정이 아마도 암피트리테로 생각된다. 트리톤은 그림에서 고동 나팔을 부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테티스는 나중에 펠레우스와 결혼하여 아킬레우스를 낳는다. 프사마테는 아이아코스와 결혼하여 포코스를 낳는데 이복형인 펠레우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포세이돈은 가이아와의 사이에 안타이오스를 낳았다.

 

포세이돈과 관련된 것으로서 그의 분노와 저주가 있다. 첫 번째는 크레타의 미노스 왕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미노스는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미노스는 크레타의 왕이 되고자 하였는데 세력이 미미하였다. 미노스는 포세이돈에게 왕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하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미노스는 포세이돈을 항상 경배하고 모시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포세이돈은 그 약속을 믿고 미노스가 크레타의 왕이 되는데 도움을 주었다. 결국 미노스가 크레타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왕이 된 미노스는 오만해져서 포세이돈과의 약속을 잊어버려 신을 경배하지 않게 되었다. 포세이돈은 화가 나서 황소 한 마리를 크레타로 보냈다.

 

황소가 멋있게 보였는지 미노스의 부인인 파시파에가 황소를 성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몸이 달아오른 파시파에는 부하인 다이달로스에게 방법을 상의하였다. 무엇이든 잘 만드는 재주가 있던 다이달로스는 나무를 이용하여 가짜 암소를 만들었다. 파시파에는 가짜 암소의 몸속에 들어갔는데 황소는 가짜 암소가 진짜 소인 줄 알고 사랑을 나누었다.

 

 

그래서 파시파에는 임신을 하게 되었다. 파시파에는 상반신은 황소이고 하반신은 사람인 괴물을 낳았는데 그가 미노타우로스이다. 미노스가 포세이돈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포세이돈이 크레타에게 준 저주의 결과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난 것이다.

 

미노타우로스는 젊은 남자와 여자를 먹이로 하였기 때문에 크레타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나중에 나오는 이야기 이지만 미노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력이 약한 아테네에게 매년 7명의 남자와 7명의 여자를 먹이로 바치라고 하였다. 아테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이지만 크레타의 압력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나선 사람이 테세우스이고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고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한다. 이는 나중에 테세우스 편에서도 나오게 된다.

 

포세이돈과 관련된 저주로서 두 번째는 히플리토스와 파이드라에 관한 이야기이다. 히폴리토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영웅 테세우스와 히폴리테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히폴리토스는 외할아버지인 트로이젠의 왕이 사망하자 트로이젠의 왕이 되어서 그곳으로 갔다.

 

 

테세우스는 미노스 왕의 딸 파이드라와 재혼을 하였다. 얼마 후 아테네에서는 테세우스의 친척들이 테세우스를 몰아내기 위한 반란을 일으켰다. 테세우스가 반란을 성공적으로 진압하였지만 과도하게 진압한 탓에 친척들을 죽이게 되었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테세우스는 당분간 귀양을 가게 되었는데 아들 히폴리토스가 있는 트로이젠으로 가게 되었다. 물론 테세우스는 부인 파이드라를 데리고 갔다.

 

히폴리토스는 트로이젠의 왕이 되었지만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순결을 맹세까지 하였다. 그런 히폴리토스를 파이드라가 좋아하게 되었다. 파이드라가 여러 차례 히폴리토스를 유혹하였지만 순결을 맹세한 히폴리토스는 의붓어머니의 구애를 거절하였다.

 

파이드라는 결국 홧김에 자살을 하였는데 마치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범하려고 한 것같이 위장을 하고 자살을 하였다. 그리고 유서에는 “낮에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섬기고, 밤에는 아프로디테 여신을 섬기는 히폴리토스를 원망한다”고 썼다. 이를 본 테세우스는 자신의 아들이 의붓어머니인 파이드라를 감히 넘보다가 실패했고, 그래서 파이드라가 자살한 것으로 오인하게 되었다.

 

테세우스는 히폴리토스를 질책하고 포세이돈 신에게 빌어서 히폴리토스에게 벌을 내려달라고 기도를 하였다. 강직한 히폴리토스는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고 혼자 마차를 몰고 트로이젠의 해안을 달렸다. 그러자 바다에서 괴물이 나타났고 말들은 놀랐다. 이 때 히폴리토스는 마차에서 떨러져 죽고 말았다.

 

괴물은 테세우스의 저주를 받아들인 포세이돈이 보낸 괴물이었다. 포세이돈의 저주에 강직한 히폴리토스가 억울하게 죽고 말았다. 왼쪽은 히폴리토스를 형상화한 로마 시대의 모자이크이고, 오른쪽에 있는 그림에서 자살한 파이드라는 침대에 누워 있고 침대 앞에 탄식하는 여인은 파이드라의 죽음을 슬퍼하는 하녀를 묘사한 것이다.

 

 

포세이돈의 또 다른 분노와 저주이다. 이는 카시오페이아와 안드로메다 그리고 페르세우스에 얽힌 이야기이다.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자르는 과업을 행하고 나서 바로 고향으로 가지 않고 세상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물론 그는 하늘을 나는 페가수스를 타고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이디오피아라는 나라에 들러 안드로메다를 구하게 되었는데 이 두 그림은 안드로메다와 그녀를 잡아먹기 위해 바다에 나타난 괴물 그리고 페가수스를 타고 나타난 페르세우를 묘사한 그림이다.

 

안드로메다가 괴물에 먹힐 운명에 처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안드로메다는 이디오피아의 왕 케페우스와 왕비 카시오페이아의 딸이다. 카시오페이아는 미인이기도 했지만 오만하기도 하여 자신이 네레이데스 즉 포세이돈을 모시는 요정들보다 아름답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이 소식을 들은 네레이데스는 포세이돈에게 탄원하여 카시오페이아를 벌주라고 하였다. 그 요청을 들은 포세이돈은 해일을 일으키고 괴물을 보내 이디오피아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자 케페우스는 델포이로 가서 신탁을 물었는데 신탁은 딸 안드로메다를 괴물의 먹이로 바치면 된다고 하였다.

 

케페우스는 신탁에 의거하여 안드로메다를 괴물이 나타나는 벼랑에 묶어 놓은 것이다. 괴물이 안드로메다를 잡아먹기 위해 나타났고 그 순간에 페르세우스가 나타난 것이다. 페르세우스는 괴물이 안드로메다를 잡아먹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구하기로 하였다.

 

후일담이지만 페르세우스는 격렬한 싸움 끝에 괴물을 죽이고 안드로메다를 살려낸 뒤 페르세우스는 그녀를 데리고 궁전으로 갔다. 왕과 왕비는 기뻐하며 둘의 결혼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안드로메다의 약혼자이자 삼촌인 피네우스가 자신의 패거리들을 데리고 나타나서는 페르세우스를 공격하였다.

 

페르세우스는 자신의 편인 사람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고는 피네우스와 그 일당에게 메두사의 머리를 보여 주었다. 메두사의 머리를 본 피네우스 일당은 모두 돌로 변하였다. 이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은 카시오페이아의 오만함에 대해 괴물을 보낸 포세이돈의 저주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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