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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프롤로그)] 신들의 탄생과 후예들-올림푸스 12신

 신화는 신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대변한다. 인류가 걸어온 문명사적 궤적을 담아낸 것이 곧 신화다. 서양문명의 시금석이자 금자탑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가 말하는 그 문명사적 궤적을 오랜 기간 통찰해 온 김승철 원장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그는 로마제국 이전 시대인 헬레니즘사를 파헤친 역사서를 써낸 의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난해한 의학서적이 아닌 유럽의 고대역사를 정통 사학자의 수준으로 집필한 게 바로 그다. 로마 역사에 흥미를 느껴 그 시대를 파고들다 국내에 변변한 연구서가 없자 아예 그동안 그가 탐독했던 자료를 묶어 책으로 펼쳐냈다. 그가 <그리스신화 이야기>를 제주의 독자들에게 풀어낸다./ 편집자 주

 

 

 

그리스 신화가 만들어진 것이 이천년이 넘었는데 신화가 대한민국의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을 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간단한 예로 명품 가방 중의 하나인 '헤르메스(Hermes)'의 예를 보자. 이 가방의 이름은 이 가방을 만드는 회사의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헤르메스'라는 신이 심부름꾼의 신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이름이 어울려서 창업자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은 시리얼(cereal)인데 시리얼이라는 이름이 '세레스(ceres)'라는 여신의 이름에서 나왔다. 그 외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이렇게 생활에 깊숙이 그리스 신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면 신화가 과거의 퇴색된 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 얽힌 간단한 역사를 보면 AD 0년경에 예수가 탄생하였다. BC 1500년경부터 그리스 신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고, BC 8세기경에 그리스의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만들거나 집대성하였다.

 

BC 6세기와 5세기를 그리스의 고전기라고 하는데 이 시기에 문학과 철학이 발전하였다. 고전기의 3대 비극 작가인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많은 문학 작품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의 주축이 되고 있다.

 

또한 그리스 문화를 도입한 로마에서도 오비디우스 등이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많이 내어 이들도 우리에게 많이 전해졌다. 로마가 멸망한 뒤 중세에는 그리스-로마 문화의 맥이 끊겼다.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그리스-로마 문화가 각광을 받았는데 이 때 그리스 신화도 문학, 회화, 건축 등에서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19세기 말에 독일의 사업가인 술레이만이 트로이 유적을 발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발견한 유적지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의 배경이 되는 트로이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지만 일반인들은 그가 발굴한 유적을 호메로스가 이야기하는 일리아드로 믿고 있다.

 

'구약 성서'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시기가 BC 19세기경이고 모세가 활동한 시기가 BC 13세기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모세가 활동한 BC 13세기경에 트로이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단군이 나라를 세운 것이 BC 2333년경으로 되어 있어서 '일리아드'가 불리어진 시대나 그 사건이 벌어진 시대보다 단군 신화가 더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발칸 반도의 남쪽 지역, 아나톨리아의 서쪽 해안, 이 두 지역 사이에 있는 바다인 에게 해가 그들의 주요 활동 지역이었다. 그들의 문화가 서쪽에 있는 로마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그 문화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우리는 20세기에 미국을 거쳐서 들어온 서양 문화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서구 문명의 원류인 그리스 문화 그 중에서 신화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러면 그리스 신화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독일의 철학자 헤켈(Ernst Haeckel, 1834~1919)은 한 생명의 발생 과정은 진화의 과정을 되풀이한다고 하였고, 교육학자 피아제(Jean Piaget, 1896~1980)는 한 인간의 인지의 발달 과정은 인류 인지 발달 과정을 반복한다고 하였다.

 

즉 갓난아기는 동물적인 욕구를 채우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그에 대비되는 사람을 원시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갓난아이가 점점 커 가면서 고급스런 사고와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는 인류가 진화하여 현대에 가까울수록 사고와 행동이 발전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결국 우리가 신화를 안다는 것은 사고와 행동의 원형질(prototype)과 그의 변형된 모습을 아는 과정이다.

 

따라서 신화를 볼 때 현대인의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신화가 만들어지는 시기인 3천 년 전 혹은 2천 년 전의 시각으로 신화를 봐야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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