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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옥의 제주해녀와 삶(19)] 제주해녀의 건강비결

 제주해녀가 세계를 품었다. 유네스코에 의해 당당히 ‘제주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와 대한민국의 쾌거다. 하지만 해녀는 아직도 우리의 시선에선 그저 물질이나 하며 생계를 꾸린 제주의 독특한 전통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엄연히 삶이 있고, 애환이 깃든 가족·가정사가 있으며 저승길 문턱을 오가며 가슴에 파묻은 눈물이 있다. 삶과 죽음이 오가는 심연의 바다에서 제주사(史)를 일궈온 해녀의 삶, 그리고 그 인생사 이야기들을 연속기획연재 형식으로 허정옥 교수가 풀어낸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그는 서귀포 법환해녀학교 과정을 마치고 그의 어머니가 해왔던 해녀의 삶을 오롯이 되살리고자 스스로도 물에 뛰어들고 있다. / 편집자 주

 

 

오늘은 생애 처음으로 ‘불턱체조’란 걸 해보았다. 불턱이란 해녀들이 겨울철에 물질을 마치고 나와서 오순도순 모여 앉아 불을 쬐는 장소다. 물론 사계절 옷을 갈아입고 물질을 준비하는 노천의 탈의장이기도 하다. 물질하는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작업 정보를 주고받으며, 공동체 문화를 함양하는 수련장 역할도 한다.

 

바람과 시선을 막기 위해 바위로 그늘이 진 공간이나 돌담으로 둘러싸인 자리를 이용하므로 암탉의 둥지처럼 은밀하고 아늑하다. 이곳에서 해녀들은 동네 학교의 장학금 논의, 마을 리사무소의 의자 걱정, 동네 처녀총각들의 중매 얘기 등을 나누기도 하였다.

 

그러고 보면, 불턱은 물질을 하고 나와서 몸을 추스르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의 불턱체조는 물에 들어가기 전 몸을 풀기 위한 준비운동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긴, 물질 후에 한 번 더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몸짓과 스트레칭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 전 후의 순서야 무슨 상관이 있으랴.

 

동네가 다 아는 몸치인 나는 국민체조 외에 몸을 갖고 표현하는 그 어떤 동작과도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런데도 이 불턱체조 만큼은 따라하는 게 재미있었다.

 

오늘의 물질은 해녀 선생님과 함께 조별로 이루어졌다. 언제나 그렇지만, 우리 조에 선생님이 배정될 때마다 늘 ‘어떤 분이실까?’를 기대하게 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맞은 우리 선생님, 정말로 물질도 잘하시지만 가르치는 재능이 뛰어나신 분이다.

 

각자의 기량과 욕구에 따라 맨투맨식 맞춤교육을 얼마나 재치 있고 열성적으로 해주시는지. 해녀선생님을 통해 ‘참 교육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흑조는 유난히 기량과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로 구성된 듯하다. 조원들이 물속으로 잠수해 들어가고, 물건 잡는 시연을 하고, 다시 물위로 솟아오르는 모습이 모두 삼위일체로 아름답다. 16주 수업이 끝나면, 모두들 인어공주로 변신할 게 분명하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허정옥은?
= 서귀포시 대포동이 고향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뭍으로 나가 부산대학교 상과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볼티모어시에 있는 University of Baltimore에서 MBA를 취득했다 주택은행과 동남은행에서 일하면서 부경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이수했고, 서귀포에 탐라대학이 생기면서 귀향, 경영학과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면서 서귀포 시민대학장, 평생교육원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3년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의 대표이사 사장과 제주컨벤션뷰로(JCVB)의 이사장 직을 수행했다. 현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서비스 마케팅과 컨벤션 경영을 가르치고 있다. 한수풀해녀학교 2기를 수료, 다시 시작하는 해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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