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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의 아!이어도(15) ... 임원지 수녀의 시 '나와 너'

 

예로부터 제주는 도둑과 거지와 대문이 없다 하여 삼무(三無)의 고장이라고 알려졌다. 이러한 공동체 유대와 협동 전통을 바탕으로 중앙정부는 2005년 1월 27일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포하였다.

 

그 후 시간이 흘렀지만 제주가 평화로운 섬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을 것이다. 제주가 평화로워서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었다기보다는 평화로운 섬으로 발전하라는 바람이 더 컸다고 본다.

 

모두가 마음의 평화를 찾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하여 가다보면 세계에 귀감이 될 수 있는 평화의 섬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여러 시인들이 평화의 섬에서 마음의 평화를 공감하게 하는 많은 작품들을 쓰고 있다. 최근에 읽었던 시집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길을 제시하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작품을 소개하기 전에 임원지 수녀님의 일화(逸話)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한번은 오스트리아의 겔트루트 수녀님이 제주의 임원지 수녀님에게 편지를 보냈다. 주소는 ‘한국의 제주도 임원지 체칠리아 수녀님’이었다.

 

이 주소만으로도 이시돌 목장에 있는 살레시오 수녀회 임원지 수녀님에게 겔트루트 수녀님의 온정이 담긴 편지가 전해졌다. 이것은 작은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임원지 수녀님의 시 작품 한편이다.

 

나와 너

 

돌밭 일구고 씨 뿌리니
가을까지 환하게 백일홍이 웃는다

 

가꾼 만큼 응답한 너는 내 시간의 일부이니
어디까지가 너이고 어디까지가 나이며
그는 과연 누구이냐

 

해외 가면 코리안은 무조건 형제이고
우주여행 가는 날엔 지구족族 모여라 할 터인데
오늘도 너다 나다 패만 가르랴

 

제주는 바다를 건넜어도 고국
바다 하나 사이로 하늘 바람 청명하니
나 홀로 여기 신선이라도 되었을까

 

나를 향해 피는, 내가 가꾼 백일홍은
너일까 나일까

 

이 작품에서는 평화의 길이 보인다. 큰 집단에서든 작은 집단에서든 사람들이 나와 너를 구분하면서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평화의 길을 찾기 위해서는 다름을 강조하는 것보다 같음을 찾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모두 고통을 피하려고 하고 풍요와 행복을 추구한다.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타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조화로운 사회에서 평화가 둥지를 틀 것이다.

 

임원지 수녀님의 시에서 나와 너의 공감대를 찾는 평화가 보인다. 청빈(淸貧)의 삶을 사는 임원지 수녀님의 시 작품들을 읽으면서 “너희가 어찌하여 의복을 위해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 하고 길쌈도 아니 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못 하였느니라”라는 성경구절을 생각하게 한다. 들의 백합화처럼 아름다운 임원지 수녀님의 시작품들에 경의(敬意)를 보낸다.

 

☞강병철은?
= 제주대에서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의체 구상과 실현 방안에 관한 연구 - ‘헬싱키 프로세스’의 함의와 ‘제주 프로세스’에의 적용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동북아 다자안보협의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발간하였고 “이어도 쟁점 및 해양주권 강화 방안 : 다층적 차원에서의 해법 모색”외에 다수의 논문이 있다. 소설가이기도 한 그는 국제펜투옥작가위원회 위원으로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해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등 투옥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해왔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자 국제펜 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 돼 국제펜 투옥작가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강사와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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