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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고운호의 제주진단(4) 애플의 성공방정식에서 배우자

해박한 경제논리와 사회분석이 일품인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다시 제주사회를 진단합니다. 원희룡 민선 6기 제주도정 2년의 성과와 더불어 향후 걷어내야 할 적폐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제시됩니다. ‘연속기획-고운호의 제주진단’에 많은 성원 바랍니다./ 편집자 주

 

 

 

 

제주 민간기업들은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자립 생존과 질식사, 관료집단 예속화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 중에서 지역 패권 트라우마에 점철된 굴레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아예 사업을 포기해 질식사를 당하는 것이다.

 

관료집단의 예속화는 기업인들에게는 ‘동물원’으로 비유할 수 있다. 공기업의 ‘예속적 하도급 동물원’에 편입되는 중소업체들은 공기업이 주는 최소한의 먹이로 연명하다 끝내 절명하고 만다. 동물원 우리 속에서 피폐화 되어가는 기업가 정신은 제주의 잠재적 성장 동력을 훼손할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세계적 초일류 기업 애플은 중소협력업자들이 공생 발전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생태계 전략으로 질주하고 있다. 동물원이 갑(甲)과 을(乙)의 ‘일방적·폐쇄적 불평등’ 관계라면, 글로벌 기업 생태계는 상생공존의 동반자 관계다. 애플 생태계의 끝없는 진화는 포용과 경쟁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존의 토양 제공을 통해 참여 협력업체들의 자발적인 혁신 노력을 유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폐쇄적 특성에서 형성된 제주 특유의 강한 배타적 자주문화와 자폐적 권력 구조는 생태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공기업의 민간영역 침탈이 좋은 사례다. 지금과 같은 폐쇄적 수직결합 구조가 유지되면 제주는 역동적·창의적인 생태계 혜택을 누리지 못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유능한 경제주체들이 잠재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제주 동물원'에 갇혀 서서히 질식해 죽어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제주 위기의 근원이 여기에 있다.

 

이제 원 도정은 애플의 성공 방정식을 교훈으로 삼아 경제 주체들과 함께 애플을 뛰어넘는 개성과 다양성이 살아 숨쉬는 건전한 '제주형(型) 민간 사회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 안에서 이들과 같이 공생할 수 있을 때 제주사회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생태계' 경쟁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자폐적 타성을 답습하며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제주 사회는 지구촌의 험악한 생존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그간 제주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할 과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타이밍을 놓치고 정치적 비용을 늘려 선택 불능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 원 도정에 진정 필요한 건 구색 맞추기와 생색내기, 분칠(粉漆)한 수사(修辭)로 포장된 새로운 정책과 구호가 아니다. 공기업의 침탈 행위를 중지하고 민간부문과의 상생번영으로 동반성장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그에 따른 과감한 선택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고운호는?

=1979년 한국은행에 발을 들여 놓은 뒤 제주출신으론 처음으로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됐다. 2005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3년간 재임하는 등 한국은행에서만 31년간 재직, 외길 금융인의 길을 걸어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으로 재직중엔 지역경제의 콘트롤타워를 목표로 제주경제포럼을 출범, 제주도지사와 함께 공동대표 역을 맡아 제주의 경제와 미래방향 논의의 불을 지핀 인물이다. 제주본부장 재직시절엔 제주본부가 한국은행 지역본부중 최우수본부로 지정됐다. [제주경제의 선진화를 위한 외침] 등 다수의 저서와 연구논문,자료를 냈다.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최근에도 활발한 저술과 기고활동을 펼치며 제주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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