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멸종위기종인 구상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다.
10일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소장 김찬수)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라산 해발 900m에서 처음으로 구상나무에서 꽃가루 날림이 관측된 후 13일 만에 해발 1700m인 윗세오름에도 구상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구상나무 자생지의 꽃가루날림이 최성기를 이번 주로 예측했다.
구상나무는 솔방울이 달리는 침엽수로 외견상 꽃이 피었는지 관찰이 쉽지 않아 꽃가루가 날리는 정도로 개화시기를 관측한다.
조사팀은 지난달 10일 한라산 남사면 해발 200m에 위치한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산림유전자원보존원에서 첫 꽃가루날림을 관측한 후 자생지를 대상으로 개화 여부를 조사해 왔다.
그 결과 한라산에서 구상나무 꽃가루날림은 하루 평균 해발 50m를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라산 정상의 구상나무 개화는 다음 주 초로 예측됐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꽃이 많이 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상나무는 같은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핀다. 암꽃은 주로 나무 꼭대기 부분에 하늘을 향해 곧추서는 형태로 달리고, 수꽃은 상대적으로 밑 부분에 달린다.
구상나무가 다른 침엽수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은 암꽃, 수꽃 모두 색깔이 화려하다는 점이다.
암꽃은 푸른색에서 붉은색, 심지어 검은색으로 보일 정도의 진홍색까지 있다. 수꽃은 녹색에서 붉은색까지 다양하다. 암수 모두 성숙단계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이러한 색깔 다양성은 다른 침엽수에서는 볼 수 없어 자원화는 물론 침엽수의 진화 연구에도 중요한 재료가 된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구상나무의 보전과 복원을 위해 개화 결실 특성에 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