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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제주시, 들불축제 사상최대인파 기록 자화자찬…왜?
예년에 비해 확연한 차이…‘거짓’과 ‘억지’ 부풀리기 평가에 ‘비난’

6일 제주시는 지난 4일 끝난 ‘2012제주정월대보름들불축제’가 아주 성황리에 종료됐다고 보도자료와 함께 담당국장인 강덕화 문화산업국장이 직접 브리핑까지 했다. 관람객 수가 연인원 30만명이고, 축제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가 열린 마지막 날에 축제 사상 최대 인파가 몰린 18만여명에 이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궂은 날씨에도 축제 프로그램을 잘 소화해 도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한다며 ‘자화자찬’으로 자축한 것이다. 들불축제의 특성상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에 제주시 공무원들이 마지막 날 하이라이트만 무사히 끝나면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제주시가 보는 눈과 보도진, 시민들이 보는 눈이 다른가 보다. 이 같은 제주시의 ‘거짓’과 ‘억지’의 자평에 보도진과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시는 폐막식 현장만 7만여명이라고 했다. 강덕화 국장은 “축제평가단에서 잠정집계한 것”이라며 “오름에 불 놓기 전에 많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즉 하이라이트가 진행되기 전에 11만여명이 다녀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주시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2009년 제주관광학회가 제주시에 제출한 축제 평가 최종보고서에서 축제기간 동안 관람객은 29만9000명이 찾았다고 했다. 연인원은 아니다. 첫째 날 12만5000명, 둘째 날은 악천후로 취소돼 0명, 마지막 날에는 날씨가 좋아 17만4000명이 찾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행요원, 공연 참가자, 상가 운영자 등은 순수관람객으로 보기 어렵고, 중복 관람객도 있는 점을 감안해 순수 관람객은 23만5316명으로 보았다.

 

2010년 축제 평가 최종보고서에는 총 31만명이 찾았다고 했다. 마지막 날에는 18만2000여명이 찾았다고 집계했다.

 

산출방식은 주차장을 이용 자동차 수에 차량 유형별 평균 탑승인원 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전세버스와 시외버스 이용자는 버스 정류장에서 관람객 수를 셌다고 한다. 자가용은 평균 4명, 대형버스는 평균 35명으로 봤다.

 

산출방식에서 다소 의문이 있지만 2009년과 2010년도 축제 마지막 날에는 실제로 많은 인원이 찾아왔다.

 

 

 

 

 

제주시의 주장 중 들불축제의 최대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를 보지 않고 돌아간 인원이 11만명이라는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번 축제의 경우 행사 첫째 날인 2일을 한파로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관람객은 없다. 둘째 날인 3일에는 행사가 진행됐지만, 지역주민과 축제 관계자들과 공무원들뿐이었다. 날씨가 다소 풀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쌀쌀하고 눈발도 날려 행사장은 한눈에 봐도 썰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름 불 놓기’가 이뤄진 마지막 4일에는 그나마 축제 기간 중 제일 포근한 날씨였다. 그러나 낮 시간대에는 예년에 비해 관람객이 적었다. 그나마 ‘오름 불 놓기’ 시간이 다가오자 관람객들이 북적이기는 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2006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들불축제장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취재를 했던 기자의 눈에도 크게 차이 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것은 기자만이 아니다.

 

축제장을 찾은 조모(43)씨는 “예년에 비해 감흥도 덜했다. 불도 제대로 붙지도 않았다”면서 “수많은 인파를 기대했는데 축제장은 썰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축제장을 찾았다는 지모(47)씨는 “당일 오후 3시쯤에 갔지만 관람객들이 예년에 비해 적었다”며 “‘오름 불 놓기’를 할 때에도 많이 차이가 났다. 제주시의 주장대로라면 제주시민의 43%가 축제장을 왔다갔다는 것인데 너무 억지다”라고 어이없어 했다.

 

시민 이모(44)씨도 “축제장을 다녀오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궂은 날씨에 교통도 불편해 올해는 가지 않았다’고 했다”며 “현장에도 예년이 비해 관람객들이 적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 방송사의 보도진은 제주시의 보도자료와 브리핑에 “고생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과장을 해도 너무 과장을 하고 있다. 정확히 평가를 하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면 된다”며 “이런 부풀리는 식의 자화자찬 평가는 축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항간에는 제주시의 이 같은 부풀리기식 평가는 축제 예산을 더 많이 타 내려는 ‘수작’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또 자신들이 직접 치른 축제라는 점에서 좋지 않은 지적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술책’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들불축제는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선정됐다. 전국유일의 불을 소재로 한 축제다. 게다가 제주시의 주장대로라면 매년 관람객을 갱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유망축제가 아닌 우수축제가 돼야한다.

 

제주시는 앞으로 축제평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물론 축제평가단의 보고서도 곧 나올 예정이다. 그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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