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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의 시평세평] 매일 쏟아내는 공약 ... 지킬 수 있는 것만 말하자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후보들의 공천신청이 마무리됐다. 새누리당은 제주도내 3개 지역에서 15명이 신청했다. 더민주는 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했다.

 

이들 예비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매일 수많은 정책을 쏟아낸다. 도정책을 비판하는가 하면 적극적인 공약을 제안한다. 그 공약들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로 메워진다.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노인 맞춤형 일자리 창출’, ‘기후변화대응 응용개발연구소 도입’,‘국회의원 소요비용 감축’,‘갈등관리법 제정’,‘제주형 재원마련 특별법 제정’ 등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낸 공약들만 열거해도 끝이 없을 지경이다.

 

이같은 예비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주기로 했다.

아름다운 그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볕
내 마음속에 잠시라도 떠날 때가 없도다
향기로운 꽃 만발한 아름다운 동산에서
내게 준 고귀한 언약 어이하여 잊을까
멀리 떠나간 그대를 나는 홀로 사모하여
잊지 못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노라
돌아오라 잊지말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웬만한 사람들은 이 노래 가사만 봐도 입으로 노래를 흥얼거릴 것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나폴리 민요 <돌아오라 소렌토로>의 1절 가사다.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 등 세계적인 성악가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불러 익히 알려져 있다. ‘오! 솔레미오’와 함께 우리에게는 꽤나 친숙한 노래다.

 

이 민요의 지명인 소렌토는 이탈리아 남부 캄파이나의 나폴리만에 있는 작은 항구도시다. 나폴리만을 사이에 두고 나폴리와 마주하고 있다. 포도주와 올리브유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피자의 본고장으로도 유명한 나폴리와 달리 공교롭게도 소렌토라는 지역은 관광객에게는 물론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그다지 유명한 지역은 아닌 모양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문화유적이 별로 없는 대신 소렌토 인근 지역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만의 해안 휴양지였다고 설명이 나와 있다. 관광 안내에 따르면 소렌토만을 목적으로 관광하기에는 조금 부족해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소렌토가 아닌 카프리섬을 가기 위한 경유지로 활용한다고 한다.

 

그나마 이 노래라도 없었으면 이 지명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을 터다.

 

절절한 사랑의 노래로 잘 알려진 이 노래는 우습게도 원래 연가가 아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정치인에게 공약을 잊지말고 이행하라고 주민들이 촉구하던 노래였다.

1900년대 초 이태리 바질리카타 지방은 오랜 가뭄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었다.
1902년 당시 이탈리아 수상 자나르델리는 재해 현장을 순방하는 길에 소렌토의 임페리얼호텔에 묵게 되었다. 당시 소렌토에는 훌륭한 호텔은 있었지만 우체국이 없었다. 당시 소렌토시장을 역임하고 있던 호텔주인 트라몬타노는 수상에게 지역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우체국을 세워줄 것을 청원했다. 수상은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결국 그의 청원을 받아 들여 우체국을 세워주겠노라고 약속했다.

 

시장은 이 노래의 작곡가인 데 쿠르티스 형제를 불러 수상이 우체국을 세워주겠다고 하는 약속을 잊지 못하도록 즉시 노래를 하나 만들도록 했다.

 

이리하여 두 형제는 소렌토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텔의 발코니에서 앉아 불과 몇시간만에 노래를 만들고 마을 사람들이 수상이 소렌토를 떠날 때 부르게 했다고 한다. 이 노래가 바로 ‘토르나 아 수리엔토(Tourna a Suriento)’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돌아오라 소렌토로’이다.

 

그 수상이 이후 약속을 지켜 우체국을 세워줬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약속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가사를 다시 읽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내용이다.

 

매일같이 남발하는 공약을 보고 들으면서 후보자들이 그 공약을 잊지 않도록 공약에 따른 노래를 작곡해서 부르게 하고 싶다. 결국 3명의 의원이 탄생하겠지만 그들이 내놓은 공약에 따라 수많은 노래가 탄생할 것이다.

 

이후 공약을 제대로 수행하고 지킬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돌아오라 쏘렌토로’처럼 후세에 유명한 노래 한 두곡은 남겨질지 모를 일이다.

그러면 공약 대신 훌륭한 노래라도 제주도에 문화유산으로 남을지 모를 일이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했으면 좋겠다. [이재근=제이누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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