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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 찾기 공모전] 산문 부문 대상작 ... 반경옥

멩질은 잘들 지냅디가? 난양 와흘 한칩으로 시집온 한칩의 셋메누리우다.

그때만 ᄒᆞ여도 시집오랑보난 굿ᄒᆞ는 집들이 합디다게. 성당을 다녀나부난 굿ᄒᆞ는 사름들이 이해가 안뒙디다게. 시집 온 첫 해, 멩질을 ᄒᆞ여먹곡 정월ᄇᆞ름 ᄀᆞ리에 시어멍신듸 전화가 옵디다게. “셋애기 어멍아, 낼 아칙이 당에 가살거난 제물ᄎᆞᆯ리게 이ᄌᆞ냑 오라이!” 당이 뭔 말산디 몰라도 짐작치기로 어디 가사ᄒᆞᆯ로구나ᄒᆞ연 “무시거 상 갈건 어수가?” 행 들어수다게. “엇다. 나 ᄄᆞᆯ 착ᄒᆞ다. 다 시난 그냥 오민 뒌다.”ᄒᆞ관 버스 시간 맞추아네 어가라 촌으로 가십주마씀.

정지에 아장 생선굽곡, 콩ᄂᆞᄆᆞᆯ ᄉᆞᆱ곡, ᄃᆞᆨ새기 ᄉᆞᆱ곡ᄒᆞ여네 구들에 아장 돌레떡 멩글곡 ᄒᆞ여신디 적갈만 어십디다게. 제사음식 ᄀᆞᇀ은디 적갈은 엇관 “궤기적은 울리지 않ᄒᆞᆸ니까?” ᄒᆞ난 안올리는 이유를 ᄀᆞ라줍디다(이건 후제 ᄀᆞ르쿠다). 아! 그전이 “ᄃᆞᆨ새긴 무사 올렴수가?” ᄒᆞ난, 시어멍 ᄀᆞᆮ는 소리가 몸에 두드레기 나지마랑 깐 ᄃᆞᆨ새기 ᄀᆞ찌 멘들락ᄒᆞ랜 올린댄 ᄒᆞᆸ디다. ― 두드레기 ᄒᆞ난 생각나는게 이신디, 시집강 얼마 안뒈영 온 몸에 손가락만씩 훍은 두드레기가 피영 얼마나 근지러운지 핏독 오르게 ᄇᆞᆨᄇᆞᆨ 긁어가난 시어멍이 통시 ᄋᆢᇁ이 세와낭 훍은 소곰을 나신듸레 뿌리고 쉽싸리(비치락)로 온 몸을 쓸어가멍 무시거엔 입담을 ᄒᆞᆸ디다. 경해가난 산디 ᄒᆞ꼼 셔가난 낫아난 기억이 남수다.

뒷날 아칙 인칙 일어낭 준비ᄒᆞᆫ 제물을 ᄄᆞ로ᄄᆞ로 구덕에 싯썩 ᄂᆞ누왕 담아네 당으로 가는디, ᄇᆞ지런ᄒᆞᆫ 예펜 삼촌네들이 벌써라 와흘본향당 제단에 진설ᄒᆞ여동 아장 무당ᄒᆞᆫ티 ᄒᆞᆫ해 운수를 보기도 ᄒᆞ곡, 헤영ᄒᆞᆫ 속지영 실꾸레미를 낭에 ᄌᆞᆸ아 무끄기도 ᄒᆞ곡, 오색천을 묶기도 ᄒᆞ곡들 ᄒᆞ멍 정성들여 소원을 비는 모습들이 비치는디 시어멍은 나신듸 속지 주멍 “쩌디강 걸라.”ᄒᆞ관 성당에 다녔던 난 ᄆᆞ음이 너미나도 심란ᄒᆞ곡 어떵 해사ᄒᆞᆯ지 주왁주왁거리난, “셋애기어멍아! ᄒᆞᆫ저 낭가지에 무끄곡 곱게 절 ᄒᆞ여살거여.” ᄒᆞ관 대망셍이가 히여뜩 ᄒᆞ니 어지러와신디, 시어멍 말ᄊᆞᆷ을 아니 들을 수도 엇곡 ᄒᆞ영 ᄂᆞᆷᄒᆞ는양 가심에 속지를 대엇당 빈 낭가지 ᄎᆞ장 묶어동 팽낭 앞이 절을 ᄒᆞ곡 심방앞의 아지난 심방이 ᄊᆞᆯ을 상 우터레 뿌렷다네 나신듸 심져주멍 “씹지마랑 ᄂᆞ리라.” ᄒᆞ는디, 생ᄊᆞᆯ을 씹지 않고 물도 엇이 ᄂᆞ리잰 ᄒᆞ난 입안에 침을 ᄀᆞ득 궤게ᄒᆞ영 제우사 멧 번에 걸쳥 냉기곤 ᄒᆞ여수다.

이치룩 나 ᄒᆞ는 양을 생각ᄒᆞ민 어리석고 미개ᄒᆞ게 느껴졌주만, 시어멍 앞의선 아닌치룩ᄒᆞ영 넘어나수다게. 해마다 정월보름 아싯날이민 제물을 준비ᄒᆞ는디 그 때마다 적갈이 안올라가는게 궁금ᄒᆞ연 여쭈난 와흘본당에 전해오는 이왁을 ᄒᆞ여줍디다.

연날 사냥ᄒᆞ멍 사는 외다리 하르방이 저슬들엉 눈이 하영오난 노리를 잡잰 구댕이를 파고 코를 놓았잰마씸. 노리가 잡혀신가 보래가신디 노리랑 마랑 구댕이도 코도 엇어진걸 보고 놀레언 주변을 보난, 노리영 산짐셍들 ᄉᆞ이에 웬 젊은 도령이 셔신디 이녁이 송당 금백주의 11번째 아들 백조도령으로 사냥을 관장하는 신이엔 했댄마씀.

백조도령은 자기가 산짐셍을 다스리는 신으로 ᄆᆞ을을 지켜주켄ᄒᆞ난, 외다리 하르방이 서정승따님 애기가 ᄇᆞᆯ써 좌정행 이시난 안뒌댄 ᄒᆞ난 도령이 그 여신에게 남편이 시녠 들었댄 ᄒᆞᆸ디다. 하르방이 엇댄고르난 중매를 ᄒᆞᆸ센ᄒᆞ영 바로 혼인을 ᄒᆞ영 ᄆᆞ을에 머물멍 두가시가 와흘본향당의 부부신이 뒜잰마씀.

두가시가 ᄉᆞ랑ᄒᆞ멍 살단보난, 멧달 후재 서정승따님 애기가 아기사 설어신고라 돗궤기가 먹구정 ᄒᆞ였댄마씀. 듬삭ᄒᆞᆫ 돗궤기 ᄒᆞᆫ점이 먹구정 ᄒᆞ여도 부정ᄒᆞᆫ 음식이라 먹진 못헐거고 ᄒᆞ여내 생각 끝에 도새기 터럭 멧 개만 뽑아당 불에 그슬련 내움샐만 맡아신디, 외방가난 백조도령이 도새기 그슬린 내움살에 부애가 낭 금기를 깨뜨렸댄 ᄒᆞ멍 서정승따님 애기를 신격을 강등하고 내좇아부렀댄 마씀. ― 경ᄒᆞᆫ 이유로 이제ᄁᆞ장 제단에 ᄃᆞ새기적은 안올린댄 마씀.

팽나무 신목이 있는 신당 중앙에서 밀려난 서정승따님 애기는 동쪽 자그만 구석방 같은 제단에서 신앙인을 맞이한댄 햄신디, 겅해도 와흘선 아지망들이 사냥을 관장하는 백조도령 제단 앞보단, 생업과 산육에 치병을 관장하는 서정승따님 애기씨앞더레 제물을 하영 올린댄 햄수다.

아직도 와흘 본향당에선 팽나무에 오색천을 매달고 마을의 무사안녕과 생업의 풍요를 기원ᄒᆞ는 전통이 전해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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