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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세평] 주요 IT 인력 사실상 철수 ... 초라한 박물관.유통지원 사업

'다음'이 제주도를 택했다면 '카카오'는 성남시 판교를 선택했다.

그 차이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현실은 본사 이전이 없다는 것과 인력철수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의 중간 어딘가에 있다.

그 어딘가로 인해 제주는 동요하고 있다. 기업본사 유치를 주요 경제적 성과로 여기는 제주에서 '제주로'의  상징이던 다음카카오가 제주를 떠난다면 그 타격은 경제적인 부분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다음카카오는 본사이전이 없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은 이미 물을 건넌 느낌이다.

지난 2일 모 경제신문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제주 이전 프로젝트 '즐거운 실험'이 11년 만에 막을 내린다"는 내용이 골자인 기사를 내놨다.

 

이어 현지 근무가 불가피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인력 등 소수만 남기고 제주 본사 직원 약 400여명 대다수를 경기도 판교의 다음카카오 통합사옥으로 이동시킨다고 썼다.

더구나 제주 근무 직원에게만 주던 특별수당인  '제주마일리지'는 올 12월까지만 유지키로 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이 점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화들짝 놀라 해명 보도자료를 냈다.

"다음카카오가 제주 인력을 철수한다는 일부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다음카카오의 본사는 제주이며, 현재 본사 이전 계획은 없습니다"라고.

그러나 다음카카오의 해명은 언론 보도의 내용은 비켜간 채 본사이전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언론 보도 어디에도 본사 이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다만 제주의 주요 인력을 판교쪽으로 철수시킨다는 내용이다.

다음카카오 측은 인력이동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계속해서 논점을 본사 이전이 없다는 점에 맞추고 싶어했다.

오히려 해명 보도자료는 인력철수가 사실상 결정돼 진행중이라는 확신을 더 해준다.

실제로 다음카카오 주요 인사에게 확인해보니 "주요 인력의 대부분이 이미 두달 전에 철수를 마친 상태"라고 알려준다. 시기가 맞지 않은 R&D 인력 일부만이 남아있다는 전언이다.

 

다음카카오측의 입장을 되짚어 보자.

 

다음카카오가 제시한 제주기반 사업의 확대 방향은 ▲ 모바일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 제주관광 촉진 사업 ▲ 제주 사옥부지 3만8000여평 활용 3가지다.

그리고는 제시한 구체적 사업이 ▲제주농수산물의 유통 플랫폼  ▲ 카카오프렌즈 뮤지엄이었다.

이미 주요 인력이 철수를 마친 상태에서 나온 계획을 보면서 '즐거운 실험'은 확실이 끝났구나 하는 확신이 더 강하게 들었다. 이미 제주에 IT업체로서의 다음카카오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 사실만으로 약간의 상상을 덧붙이면 예상시나리오는 단순하다.

다음카카오가 밝힌 제주의 향후 사업은 크게 3가지다.

하나는 제주에 흔하게 포화상태가 돼버린 박물관 사업을 한다는 것. 장소와 시기야 모를 일이지만 카톡의 콘텐츠가 있는 바에야 테디베어 뮤지엄이나 헬로키티 뮤지엄 같은 관광지가 하나 더 생길 것이라는 사실은 상식적인 결과다. 그리고 이것이 다음카카오 제주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O2O플랫폼 사업은 결국 카톡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모바일 쇼핑의 규모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제주농수산물의 유통사업을 하게 될 것이다. 본격적인 유통 사업은 아니더라도 모바일 쇼핑을 위한 제주상품 물류센터나 아웃소싱 역할을 다음카카오 제주본사가 관리하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아마도 제주 상품의 택배배송 관리가 주요 업무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옥부지의 활용이다. 그 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모르겠으나 이 참에 카카오프렌즈 뮤지엄을 지금의 본사에 오픈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다음카카오의 제주는 본사를 이용한 뮤지엄과 택배물류나 유통과 소싱 파트만으로 3가지 방향을 전부 커버 가능해 지는 것이다.

합병을 통해 주도권이 카카오측에 넘어간 이상 모바일 비즈니스의 중심 축이 판교로 넘어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효율성을 따지는 것 역시 업체에게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떤 평가를 내리든 다음카카오의 제주시대는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라는 옛 시조의 구절을 연상케한다. 본사는 남았으되 IT와 인재들은 간데 없다고 봐야 한다.

 

제주도는 이제 어떤 대응전략을 짜고 있을까? '페인트' 모션일 것이란 의혹의 손을 놓아버린다면 곤란하다. [이재근/ 제이누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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