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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또르 가족 제주 여행기(3)] ... 곳곳에서 만난 넌센스 관광객

머나먼 유럽 땅 스페인에서 한 가족이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이 가장 먼저 선택한 행선지는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의 제주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스페인 출신 ‘산또르’ 가족의 한국, 그리고 제주도 여행기를 연재한다. 이 가족은 후회하지 않을 한국여행지로 제주도를 선택했다. ‘제주에서 한달나기’를 선택한 것이다. 딸 셋을 거느리고 온 산또르는 그가 가진 자연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한국·제주의 자연에 대한 색다른 관심과 이야기로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보인다. / 편집자 주

 하루하루 깨어날 때마다 느끼는 제주에서의 익사이팅한 여행, 매일 흥미로운 기대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답니다. 우리가 가본 곳들, 진정으로 제주를 느낄 수 있었던 곳들...... 정말 아름답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본 관광의 현실이 가끔은 불편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답니다. 관광객 차원에서나 현지인 차원에서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는데요, 제가 느낀 부분은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에서 타지방에서 온 관광객의 에티켓도 제주를 어수선하게 하는 풍경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직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는지 약간의 이기적인 행동들에 눈살이 찌푸렸습니다. 물론 이런 면은 세계 어디를 가나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제주는 관광특구이기에 더 많은 일화들이 눈으로 속속 보이더라고요.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어쩌면 이 사소한 것에서 성숙한 문화 의식이 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제주에 온 관광객의 모습입니다.

 

관광객이라 하여 관광지에서 허세 떠는 행위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한 번은 어승생악 탐방을 하기 위해 한라산 국립공원인 어리목에서의 일이었습니다. 한라산 탐방 안내소에서 열심히 탐방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왔더니 한 무리의 관광객이 우르르 버스에서 내리더라고요. 잠시 후, 한 무리의 그룹이 빵 조각을 던지며 야생 새에게 먹이를 열심히 주더라고요.

 

웃는 모습이나 행동, 말을 보니 중국인 관광객들이었습니다. 아! 여기서 이렇게 말로만 듣던 제주의 중국인 관광객을 보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소란하게 새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사진을 찍고 주위 사람의 길을 막고 있는 모습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공원지기 홍보요원이 호루라기를 불며 이것은 국립공원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주의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홍보요원이 뒤돌아 가버리니 그 무리의 사람들은 깔깔깔 비웃으며 같은 행동을 하더라고요.

 

 

국립공원이 왜 국립공원이겠어요? 이런 사소한 룰을 지키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오지 않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홍보요원은 다시 돌아와 먹이를 회수해갔습니다.

 

그곳 화장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인 무리 틈에서 볼일을 보러 간 저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볼일을 봤는지 변기에 온통 소변이 튀어 있어 놀랐습니다. 여자 화장실이 마치 남자 화장실인 듯 변기 주위에 소변이 튀어 얼마나 불쾌하던지...... 어떤 자세로 볼일을 봤는지...... 아이들에게 미안할 정도였답니다. 그때야 '중국인의 미성숙한 문화의식'이라고 한참 미디어에서 지적하던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아직 에티켓을 모르는구나, 싶은 것이 말입니다. 한참 중국인이 제주도를 점령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이런 경험이 현실로 다가오더군요.

 

그러나 중국인뿐만 아니라 우리도 소홀히 하면 같은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당연하다 여기는 에티켓이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개념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사소하지만 이런 작은 면은 한 번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올레길 6 코스 출입구에서의 일입니다. 정방 폭포를 찾는 사람과 산책로를 찾는 사람 등, 아주 많은 유동인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침 저희가 간 날은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차를 주차하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차를 주차할 곳을 찾아 한참을 뺑뺑이 돌다 드디어 차를 주차하고 아름다운 산책로를 한 번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길 입구에 떡 하니 어떤 차가 주차를 하는 것입니다!!!

 

길 입구에 주차하는 것이 뭐가 나쁘냐구요?

 

사실 사람이 드나드는 길 입구는 주차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사고라도 발생하면 신속하게 길 입구에 나와 응급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길은 열어줘야 하는 것이지요. 차가 떡 하니 막고 있으면 다친 사람을 운송하는 과정이 더디어지니 응급 상황에서는 아주 불필요한 장애가 되는 것이랍니다. (실제로 제가 사는 스페인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도 길 입구를 막고 주차한 차가 많아 제때 응급차가 다친 이를 구조할 수 없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답니다. 그 이후, 철저히 그런 차는 위법으로 분류합니다.)

 

조금의 눈썰미가 있다면 관광지에서 정한 주차 공간에서만 주차하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봅니다.

 

제주의 교통이 왜 그렇게 카오스 같았는지, 사실은 외부인의 렌터카 및 제주니까, 하는 안일한 의식으로 제주의 교통이 어수선했답니다. 실제로 추월하는데 깜빡이도 켜지 않고 손 하나 들어갈 틈만 두고 끼어든 렌터카에 교통사고 나는 줄 알았답니다. 클렉슨을 울려도 나 몰라 고개도 돌리지 않는 막무가내 관광객들로 왜 제주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지 알 것도 같았답니다.

 

일상을 벗어나면 해이해지는 여행자의 태도라고 할까요? 신나게 즐기다 오면 된다는 마음으로 여행자 에티켓은 감성에 눌려있는 예도 있었습니다.

 

우도로 들어가는 배 안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이동을 하는 저는 참 곤란한 경우도 당했답니다. 앉을 곳도 많고, 배 난간에 기댈 수도 있는데 어떤 여행자는 굳이 갑판에 오르는 계단 위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더군요. 아이 손을 잡고 내려오다 어떤 커플이 계단에 앉아 셀프 사진을 찍고 여행 분위기에 취하여 즐거워하더군요. 뒤에서 "죄송하지만 길 좀 비켜주세요!" 하고 정중하게 이야기해도 들은 척 만 척하는 분위기는 무엇이었는지...... 자기 감성에 취하여 다른 이의 여행을 방해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일이 발생했답니다. 이런 소소한 배려는 문화적 에티켓을 키우는 바탕이 되는데, 내가 한 행동이 다른 이에게 아무 피해 없다는 생각으로 안일한 여행을 한다면 이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사소한 예를 들었지만, 우리의 모습도 어쩌면 중국인이 거리낌 없이 국립공원에서 음식을 던지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내가 모르고 한 행동은 다른 이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괜찮다는 마음 말입니다. 마음이 안일해지고 무감각이 되어가는 사회는 아닌가 여행을 통해 잠시 진단해봤습니다. 나 몰라 주의자가 사라지고 배려의 마음을 더 키우는 그런 사회가 더 성숙한 사회란 것을 이미 우리는 알고 있는데 일상에서는 잘 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4편으로 이어집니다>

 

산또르(산똘) 가족은? = 스페인 발렌시아 주 북서쪽 페냐골로사 산이라는 자연공원에 위치한 비스타베야 마을에 산다. 해발 1200미터의 고산 평야 지역이다. 산또르는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 홍보, 테크닉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출신 아내는 인도 네팔에서 여행자 가이드로 생활하다 자전거 여행 중인 남편을 만나 결혼, 스페인에 정착했다. 쓰러져가는 200년 된 돌집을 수리하고, 전기는 태양광 전지로, 식수는 샘물에서 길러 쓴다. 친환경 삶을 실천하기 위해 채소밭에서 나는 음식을 저장, 겨우내를 버틴다. 세 딸이 자녀로 만 6세 산들과 쌍둥이 누리와 사라다. 산또르의 아내는 블로그(http://spainmusa.com/277) 운영과 번역, 방송출연으로 세월을 보낸다. KBS [다큐 공감]과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스페인 맛에 빠지다"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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