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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세화오일장에 가보니…너도나도 힘들지만 '희망 한가득'
마트 때문에 경기 예전만 못해 명맥만 유지…덤으로 얹혀주는 인심은 여전

20일 민속최대의 명절 설을 앞둔 제주시 구좌읍 세화민속오일시장. 

 

설 대목을 맞아 제수용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가지런히 정리된 가게보다 길거리 할머니의 소쿠리 속 과일이 더 잘 팔리는 곳. 민속오일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장보다 잠깐 멈춰 따뜻한 어묵국물에 추위를 녹이는 사람들, 소쿠리 앞에 쭈그리고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 상인들, 흥정을 하는 사람들. 가지각색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상인과 방문객들은 가격을 놓고 흥정을 벌인다. 가지런히 정리된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광경이다.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손님과의 승강이에 상인은 "알았수다게(알았어요) 경헙써(그러세요)"하며 넉살 좋게 웃었다.

 

#‘민속오일시장’…돈도 돈이지만 이웃 간 정이 제일

 

 

큰 통로에 길게 늘어선 점포와 좌판 중간에 자리. 상점마다 백열등 밑에서 가지각색의 물건을 팔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마다 자기만의 단골집이 있다. "이거 제주산 표고버섯이야 참기름에 볶아서 먹으면 맛있어" "이건 고사린데 내가 따다가 말린 거야" 시장 통로 중간쯤 자리 잡은 오순댁(69)할머니.

 

오 할머니의 소쿠리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할머니의 소쿠리엔 고사리, 시금치, 버섯 등을 펼쳐 놓았다. 이 중에는 할머니가 직접 손으로 다듬고 키워온 것들도 있다.

 

손님이 '비싸다'라고 하니 두 번 묻지 않고 인심 좋게 한줌 더 넣어준다. "명절이라 손님이 많아. 오늘 100만원 넘게 팔았어"라며 "돈도 돈이지만 사람 간에 나누는 정이 제일이지 그래서 더 넣어 주는 거야"라며 웃음을 지었다.

 

#시장 상인들, "마트 들어서면서 벌이 예전 같지 않아"

 

 

한 좌판에는 할머니가 율무, 녹두, 수수, 콩 등 수많은 잡곡을 내놓았다. 시장에 나와 어느덧 반백년 세월을 보낸 강창선(81)할머니. "예전엔 명절이다 하면 시장이 자글자글 했다고. 사람이 미어 터져 지나다니질 못했어"라며 "큰 마트들이 들어서고 나니깐 명절 대목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강미자(48·여)씨는 "시장에서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지만 요즘은 경기가 어려운 탓인지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예전만 못하다"며 "마트가 들어서면서 부터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30대 재래시장보다 쇼핑 쉬운 '대형마트'

 

 

읍면 지역 곳곳에도 크고 작은 마트가 들어서 있다. 마트에는 가지런히 포장된 갖가지 물품을 판다. 코너별로 나눠 물건을 손쉽게 살 수 있도록 구분도 해 놨다. 생활이 점차 편리해 지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손님들이 마트에서 차례를 지낼 물건을 사기도 한다.

 

고민희(31·여)씨는 "낮이나 밤이나 언제든 와서 쉽게 물건을 사서 갈 수 있지 않냐"며 "장날을 굳이 맞춰갈 필요 없이 시간이 날 때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화영(28·여)씨는 "장에 가면 덤으로 얹어주는 인심도 있고, 정을 느낄 수 있어 좋지만 마트에서는 간편한 쇼핑을 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절이라 장은 봐야겠고…

 

 

최근 불어 닥친 금융위기와 경제난으로 명절 음식을 준비하면서도 가슴 졸이는 이들도 있다. 메모를 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이들,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흥정은 쉽사리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미옥(45·여)씨는 "요즘 경기가 어려워 맘놓고 사지 못했다"며 "물가가 올라 서민들이 생활을 하기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마트와 시장을 둘러보며 이틀째 장을 보고 있다"며 "저렴하게 사려면 발품을 팔아야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문영자(48·여)씨는 "명절을 지내려면 50~70만원이 들어간다"며 "가계 부담이 적지 않다. 그래도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순희(51·여)씨는 "사과랑 배를 사는데 6만원이나 들어갔어. 이 돈이면 우리 손자들 세배돈이라도 더 줄 텐데"라며 "명절이라 어쩔 수 없이 사지만 물가가 비싸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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