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도의회가 인사청문을 통해 사실상 ‘부정적’ 견해를 보인 데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론이다.
원 지사는 29일 오후 3시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제2대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으로 이성구 사장 내정자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성구 내정자의 도의회 청문회에서 나타난 지적들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에너지공사 사장 재공모 방안, 조건부 임명방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재공모는 자칫 해를 넘길 가능성이 있어 부득이 임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회가 인사청문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과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문제점을 유념해 제주에너지공사가 청정자원 개발과정에서 공공성을 훼손하거나 친환경적 울타리를 벗어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성구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결과를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 내정자의 임명을 보류하더라도 다시 재공모한다면 또 다른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도지사의 의지를 담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적 감각이 미흡하고 환경보호 측면에서 사장이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성구 사장은) 먼저 사장으로 일할 기회를 주고 중간평가를 통해 업무능력에 의문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중간에라도 진퇴를 물을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이성구 사장 자신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성실한 업무로 만회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언제든지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원 지사는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진 이 내정자에 대한 각종 의혹과 관련, "위법한 사항은 현재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전문성 문제와 정책문제에 대해 분별력 없이 얘기하면서 논란을 자초한 것은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장 전면교체의 명분으로 내세운 전문성과 관련해서도 원 지사는 "전문성 문제를 뼈아프게 생각하나 일단 1년은 지켜봐달라"며 “임명되는 공기업 기관장들은 경영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서 성과가 나쁘면 진퇴를 묻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공기업 기관장이 임명된 후 1년을 넘기지 않는 범위내에서 업무능력과 성과를 놓고 중간평가를 하겠다"며 "임명을 하면서 각서를 받아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제주풍력 자원조사를 최초로 실시하고 행원풍력발전단지 조성계획을 수립해 1997년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풍력발전기를 도입하고, 운영해 제주가 풍력발전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출신으로 한림공고를 나와 1968넌 12월부터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제주도청 에너지관리계장, 교통행정과장, 교통관리단장 등을 거쳐 영진기업(주)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