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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옥의 '세상풍경'(3) ... 유럽강자로 부상한 아일랜드의 교훈

최근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제주도내 주요 관광지 운영실태 점검 결과’를 보면 ‘관광객의 하소연을 외면한 수박 겉핥기식 점검’이라는 언론평가에 시선이 멎는다. 한창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여름 성수기에 실시한 점검 치고는 그 불편 및 불만 사항들이 지극히 일상적 수준들이다.

 

적발된 사례들이 쓰레기 방치, 화장실 불량, 야영장 시설 미비 등 주민생활 불편 차원의 개선 사항 일색이다. 정작 여름철 관광객들을 불만케 하는 해수욕장의 불친절이나 무질서한 상거래 등은 지적된 바가 없다. 정녕, 올 여름의 관광지는 이처럼 관광불만이 전무한 고객만족의 현장이었단 말인가?

 

실제로 같은 기간 동안 제주도청의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시청의 인터넷 신문고 등에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야기된 불친절 사례들이 관광객 민원으로 올라와 있다. 예컨대 무료 야영장이라 해놓고 돈을 받는 '바가지' 요금이나 해수욕장에서 파라솔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횡포 등 전형적인 여름철 관광지의 불상사들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들이 문제로 지적되지 않은 것은 ‘현장을 점검한 감사관들이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관광객의 불편을 겨냥했다면, 관광객의 눈으로 문제꺼리를 살펴봐야 하지 않겠는가? 결과적으로 보면 이 또한 도민들이 경계하는 전시행정의 산물인 셈이다.

 

이쯤에서 우리, 고객의 눈으로 제주관광의 현장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우선, 제주관광을 총괄하는 제주관광공사의 ‘고객 게시판’부터 훑어보자.

 

 

첫 번째 사례는 ‘울며 겨자 먹게 만드는 승마장’ 얘기다;

 

"승마체험장에 갔는데 하도 재촉을 해서 사진 찍을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승마장이 찍어 놓은 사진을 사려고 했더니 사진만은 안 되고 액자까지 같이 사야만 한단다. 사정 좀 해보려 했지만 두 말도 못하게 하고 돌아서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요구에 응했다. 비싼 사진을 무거운 유리액자에 붙여서 들고 다니려니. 참으로 무겁고 억울하였다. 하지만 아이한테는 기념사진이고 제주도는 자주 갈 수 있는 곳도 아니어서, 그냥 분통을 삼켜야만 했다. 이게 정상적인 승마 체험장인가요? 다른 곳도 이런가요?"

 

세상에! ‘설마’ 하는 소리가 저절로 튀어 나온다.

 

두 번째 사례는 ‘유명한 관광지의 몰염치한 요금징수’ 얘기다.

 

"기상악화로 관광지에 들어간 지 5분도 안되어 나왔습니다. 우비를 구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강풍과 소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서요. 매표소로 돌아와 사정을 말하고 환불을 요구하자, ‘안 된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기상악화라면 아예 처음부터 ‘입장불가하다’고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단순변심도 아니고, 입장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러는 건, 참 뻔뻔스런 태도가 아닌가 싶네요. 같이 있던 외국인들도 입장을 못하고 돌아 나오던데, 나라 망신시켰을까 봐 걱정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최대관광지라는 곳에서 6000원이나 하는 입장료를 받고, 장삿속으로 고객을 대하는 태도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제주도에도 정이 떨어집니다. 그렇게 살지 맙시다. 요금은 그렇다 치고, 공손한 태도로 사과라도 받았으면 화라도 덜 났겠네요. 제 입장시간은 2014년 5월11일 3시 52분 42초이고, 정확히 5분만에 퇴장하였습니다. 나라망신 시키지 말고, 저질관광지로 제주도와 한국을 퇴색시키지 맙시다!"

 

어쩌면, 그럴 리가! 믿을 수 없는 얘기다.

 

세 번째 사례는 ‘관광지 식당의 복장 터지는 불량 서비스’ 건이다.

 

"제가 제주도를 자주 찾는 이유는 가깝고, 말이 잘 통하고, 맛난 음식도 많고 해서, 외국 여행보다 더 낫다고 생각되어서입니다. 지난번 제주 여행은 온 가족 9명이 떠나는 여행이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서 모든 스케줄을 시간 단위로 짰습니다. 관광지는 물론이고 제일 중요한 맛난 음식점은 일일이 블로그를 검색하여 ’제주에서 제일 맛있는 집‘으로 12곳을 정해 떠났습니다. 물론 사전에 예약을 다 해놨고요. 그런데 현지에 가보니, 예약을 해도 기다리거나 메뉴가 바뀌었거나 문을 닫았거나..... 하더군요. 어쨌든 12 곳 예약한 식당 중에 제대로 먹어본 곳은 절반이 안 된 듯합니다.

 

마지막 날, 우도를 갔습니다. 우도를 버스타고 둘러본 후, 선착장 가까이에 있는 중화요리집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사전 예약을 했습니다만, 전날에 경험한 다른 곳의 예약을 보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신경 쓰지 않고 음식을 주문하였습니다. 어쨌든 각종 블로그에서 우도 최고의 맛집으로 화려하게 올라와 있으며, 유명 연예인의 방문 사진과 사인이 있어 내심 부모님께 자랑도 해가며 기대를 많이 했지요. 그런데 여지없이 깨지더군요. 일단 카드는 안 되고 현금 선불이랍니다. 요즘 거길 다녀오신 다른 분들 얘기로는 지금도 ‘카드리더기는 고장 중’이라더군요. 그리고 뭐든지 셀프에, 내용은 부실하고, 직원들은 뭐에 화가 나 있는지 무서워서 말도 못 붙이겠고. 예약시 다른 메뉴도 가능하다고 (고등어구이) 분명히 들었는데, 짜장과 짬뽕 외에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음식은 그야말로 날아서 오고요. 정말 그 순간 부모님 앞에서 저는 예약(?) 잘못한, 아니 음식점 잘못 알아본 죄인이었습니다. 요즘 요식 서비스업에서는 비단 음식만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판다고 하는데, 그곳은 전혀 다른 태도로 수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별반 나아지지 않을 테니, 참으로 침통할 따름입니다.

 

 

오늘 불현듯 점심에 짜장면을 먹으면서 우도의 그 집이 생각나서 글을 올립니다만, 나에게 제주도란 어떤 곳일까 생각해 보게 하는 추억이었습니다. 나에게 제주도란, 친절은 기대하면 안 되는 곳, 다시 가고 싶다면 장기간은 싫고(지금은 해외가 친절하고 대우받고 좋을 듯), 하룻밤 정도. 음식은 그다지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음(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게 딱히 없음). 주변에서 제주도를 물어보면, 특정한 곳 말고는 비성수기에 찾아갈 것, 그리고 블로그 포스팅은 반만 믿을 것. 다시 간다면, 글쎄요, 죽기 전에 한번쯤......"

 

어디 쥐구멍이 없을까?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일이다.

 

네 번째 사례는 ‘상식 이하로 퉁명스런 관광지’에 대한 얘기다;

 

"3박4일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입니다. 가는 날부터 비가 무지 쏟아져서 관광도 제대로 못했는데, 다행히 마지막 날은 비가 오지 않더군요. 이 하루라도 기분 좋게 관광을 잘 해보자 싶어서 ’외돌개‘란 곳에 갔습니다. 가기 전에 음료수를 사먹어서 생긴 빈 컵을 손에 들고 있었는데, 그렇게 구경을 하다가 사진도 찍으려니 불편해졌습니다. 그래서 어디 쓰레기 버릴 곳이 없나 찾다가 외돌개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첫 번째 오두막((천막)같이 생긴 먹거리 파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저, 여기 쓰레기 버릴 곳이 있을까요?" 하고 물었더니, 거기 계신 두 분 중 한 아주머니가, “여기서 사먹지도 않은 쓰레기를 왜 여기다 버려? 우리는 여기서 사먹은 쓰레기만 받아”라며 아주 기분 나쁜 반말투로 대꾸하시더군요. 그때 옆에 계신 다른 아주머니가 짜증 섞인 말투로 쓰레기받이 같이 생긴 것을 내밀면서, “여기에 내놔” 라고 큰 소리를 지르시더군요. 참,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됐습니다” 하고서 그냥 끝까지 들고 다녔습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이곳저곳 많이 다녀봤지만,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 관광을 한 적은 정말 없네요.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 명소가 이렇게 불친절해도 되는 건가요? 이렇게 후진적인 불친절이 ‘한국 관광의 1번지’라는 서귀포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다섯 번째 사례는 ‘믿을 수 없이 억지스런 관광지 주민의 횡포’다.

 

"제주여행 중 산방산 주차장 밑, 길가 유채꽃밭에서 일행이 사진을 찍는데 어떤 할머니가 돈을 요구하더군요. 저희는 2명이라서 2천원을 드렸더니 3천원을 달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천원을 깎았으니 사진을 한 장만 찍으라고.... 어이가 없어서 저희가 뭐라 하니까, 쌍욕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군요. 제가 등기부등본과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이 맞으면 만원도 드린다고. 그랬더니 욕을 하면서 옆에 있는 외국인 관광객한테 가더군요. 그쪽에서 못 알아듣는지 그냥 가려고 하니까, 차문을 못 닫게 잡고서 늘어지더군요.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희 일행 4명은 이번 여행에서 항공료 포함 2백만원 쓰고 왔습니다. 돈 천원이 아까워서 이러겠습니까? 아예 활성화 시켜서 확인된 주인이 공식 안내장을 붙이고 정상적으로 돈을 받던지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이제는 돈 주고 사진 찍을 일도 더 없겠지만, 나라가 걱정돼서 그러는데요, 이 일은 해결방안이 전혀 없는 겁니까?"

 

유채꽃을 무색케 하는 황당한 해프닝에 그저 쓸쓸한 분노가 고개를 들 뿐이다.

 

여섯 번째 사례는 ‘제주 해녀의 지나친 바다 지킴이’ 얘기다.

 

"저와 제 친구는 제주도에서 수영하는 걸 좋아해서 올해만 5번이나 제주도를 방문했습니다. 제주도에서 돌아와 짐을 풀고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다음 번 제주도 항공권 예매였습니다. 수영 때문에 만난 우리는 남들과는 좀 다르게 바위가 많은 곳에서 물고기를 보면서 하는 스킨수영(공기통같은 장비 없이 해녀처럼 잠수하는)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지난 추석에는 불쾌한 일이 있어서 문의하는 바입니다. 

 

추석연휴 때 6일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바다수영을 했습니다. 그 중 한림항과 협재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물 밖으로 나오는데, 한 아줌마가 다짜고짜 반말과 욕설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왜 남의 전복 소라밭에서 수영을 하느냐? 누구한테 허락을 받고 하는 거냐?”라면서요.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해산물도 안 좋아하고, 허락받고 수영해야 하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해도, 아줌마는 욕지거리를 그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런 해녀들이 있는 바다는 수영할 수 없는 건가요? 아니면 어디서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가요? 우리가 법을 어기면서 수영한 건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우리가 하는 수영이 법을 어기면서 하는 거라면 앞으로 제주도는 못갈 것 같습니다."

 

제주 해녀의 바다는 어디까지인가 되묻게 하는 상황이다.

 

일곱 번째 사례는 ‘불친절의 극치에 오른 제주도 음식점’ 얘기다.

 

"6월 17일부터 4박5일로 제주도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입니다. 제주도 여행책자와 제주도 관광지도에 [....정낭갈비]라는 곳이 나와 있기에, 6월18일(월)은 비가 쏟아지는데도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정기휴일이더군요. 그 다음날,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에 마침 그곳을 다시 지나가게 되어, ‘잘 됐다’ 싶은 마음으로 들어가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희는 부모님 포함 어른 6명과 5살, 6살짜리 아이 둘, 합해서 8명입니다. 돼지생갈비가 유명하다 해서 2인분(900g, 서울에서는 4~5인분 되는 양), 냉면, 된장찌게, 음료수를 주문하여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차에서 점심을 먹은 후였고, 어른 2명은 돼지고기를 못 먹는 사람이라....아무튼 일단 먹어보고 모자라면 더 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고기 양이 많아서, 더 시키지를 못하였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섰는데, 그 집 사장님 하는 말, "어디 가서 고기 먹지 마쇼, 창피하지도 않소? 어디 와서 밥을 얻어먹고 가? 뭣들 하는 짓이야! 사람이 몇 명인데!" 사람 수대로 고기를 안 시켰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애들은 이미 먹었고, 돼지고기 못 먹는 사람이 있어서...,’ 했더니, “돼지고기 못 먹는데 왜 와? 오지마!” 하더라구요. 그럼, ‘책자와 지도에는 왜 실었냐?’고 했더니 “내가 안 실었어! 당신 같은 사람은 안 와도 돼!”라는 것입니다.

 

너무 불쾌해서 관광이고 뭐고 서울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식구들이 해외여행 가자는 걸 가까운 제주도로 가자고 해서 왔는데..... 제주도가 이런 곳이었나요? 관광도시라 관광수입으로 생활하는 부분이 크다면,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주도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나빠졌습니다. ‘...정낭갈비’라는 곳, 관광책자와 관광지도에서 빼주세요! 제주도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그게 좋을 듯합니다. 제주도 여행에서 남은 기억이라곤 그 가게의 소리 지르는 사장님 욕설뿐입니다."

 

실로 ‘제주관광, 이대로 좋은가?’를 되묻게 하는 불친절 사례다.

 

여덟번째 사례는 ‘바가지 관광을 염려케 하는 입장료 인상’이다.

 

"가족들과 오랜만에 제주도에 왔는데 안타까운 일들이 많아서 글을 올립니다. 좋은 마음으로 관광지를 구경하는데 입장료가 예전에 비해 많이 비싸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볼거리가 새롭게 많이 생긴 것도 아닌데 말이죠. 주상절리의 경우 입장료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비를 별도로 또 받더군요. 세상에 어느 누가 주차장 때문에 그곳을 방문 하겠습니까? 입장료에 주차비 별도는 너무하다고 생각되네요. 산굼부리는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곳곳에서 항의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비단 이런 시설들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글을 올립니다. 세계적 관광지 제주도가 바가지 관광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문득, ‘가까이 하기엔 너무도 비싼 입장료’란 말이 떠오른다.

 

아홉번째 사례는 ‘천재지변 속에도 끄떡없는 숙박요금’이다. 

 

"약학대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학과에서 한라산 서식 식물 관찰 채집 과제를 주셔서, 저희 조원 4인은 방학 중 비수기를 이용해 한라산을 등반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3박4일 숙박과 렌터카 결합상품을 발견, ...투어로 44만7000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런데 태풍이 북상 중이라 하여 예약한 숙박업체에 전화로 취소요청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위약금 50%를 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너무 큰 금액이라 숙박일자를 변경했습니다. 설상가상이라더니, 이번에는 더 강력한 태풍 데볼라가 북상중이며 한라산 등반이 금지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예약일 이틀 전에 다시 숙박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고객의 방문 목적은 취소 사유가 될 수 없으니 40% 차감한다’고 했습니다. 태풍 때문에 이리 된 것인데 위약금은 부당합니다. 취소 공제금액이 17만8000원이라니, 제주에 발도 못 디뎌 보고 얼마나 억울한지, 지금도 부당하다는 생각뿐입니다."

 

또 다른 숙박 관련 불만사항이다.

 

"8월2일 태풍으로 결항이 돼서 제주도를 가지 못했습니다. 다른 곳은 모두 친절하게 환불을 해주더군요. 그런데 단 한 군데 ...게스트 하우스는 ‘환불이 안 된다’면서 계약한 인터넷 업체에다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불쾌한 점은 돈 몇 푼의 손해보다 고객을 대하는 불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불친절에 대해 지적을 하자, "결항이 돼서 못 오는 건 그쪽 사정이고 나보고 어쩌라고 이 양반아! 입금이 됐어도 여기 오기 전엔 고객이 아니지! 못 오는 건 그쪽 사정이다!" 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 양반아!' 하는 소리에 저도 열 받아서 몇 마디 했습니다. 그런다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행태는 바로 잡아야 합니다. 관광제주를 외치기 전에 저렇게 썩어버린 마인드부터 바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바람의 섬 제주에서 태풍에 대한 대비는 농작물 뿐 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열 번째 사례는 ‘고객을 부끄럽게 하는 관광 안내’다.

 

"이번에 2박3일 패키지여행으로 제주도 관광을 했습니다. 시간이 맞는 친구와 색다른 자연경관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서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해도 해도 너무 하더군요. 어디 놀러 간 게 아니라 강매를 당하러 간 것 같았습니다. 찾아보니 이번이 아니라 예전부터 계속되어 온 패턴인 것 같더군요. 상황버섯, 민속마을에서 파는 말뼈, 기념품집, 농수산물센터, 심지어 가이드조차 ‘자기도 먹고 살아야 한다’며 하나라도 사달라고 애걸하는 것이었습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관광지는 어디에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버스에는 외국인 커플이 타고 있었는데, 같이 다닐 때마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배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말 밖에 못 한다’며 기본적인 영어방송조차 틀어주지 않았습니다. 제 값 다 내고 탄 잠수함도..., 그저 ‘돈이 아깝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거듭 확인하게 된 것은, ‘절대로 부모님께 제주도관광은 보내드리면 안 되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상의 10가지, 고객의 볼멘소리를 정리하면서 저절로 가슴 밑바닥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소리는 ‘우리 이렇게 살지 말자!’는 예이츠의 시구다. 이는 1990년, 메리 로빈슨이 아일랜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국민들에게 호소한 취임사의 한 구절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 한 문장에 그녀의 애국심과 리더십, 열정과 신뢰를 담아 국민들의 가슴속에 불어넣었다. 그리고 스스로 고통과 수치를 감내하면서 국민과 함께 이 문장을 진실하고 책임감 있게 실천해 나갔다. 그 결과, 아일랜드는 감자로 연명해 오던 ‘가난한 나라-유럽의 병자’에서 사회적 대통합과 반부패협약을 이뤄 낸 유럽의 강자로 도약하였다.

 

인구의 3분의 1이 굶어죽는 끔찍한 대기근을 겪은 아일랜드는 제주와 비슷한 점이 많다. 아일랜드에 일대 혁신을 촉발시킨 반성의 메시지, ‘우리 이렇게 살지 말자!’는 오늘날 우리 제주사회에도 적용해야 할 고객의 요청이다. 그리고 관광에 관한한, ‘우리는 제주인입니다. 어서 오세요, 저희와 함께 제주에서 춤을 춥시다.’라고 손을 내미는 범도민적 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다. 로빈슨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아일랜드인들이 따랐던 것처럼.  /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허정옥은?

= 서귀포시 대포동이 고향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육지로 나가 부산대학교 상과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볼티모어시에 있는 University of Baltimore에서 MBA를 취득했다 주택은행과 동남은행에서 일하면서 부경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이수했고, 서귀포에 탐라대학이 생기면서 귀향, 경영학과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면서 서귀포 시민대학장, 평생교육원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3년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의 대표이사 사장과 제주컨벤션뷰로(JCVB)의 이사장 직을 수행했다. 현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서비스 마케팅과 컨벤션 경영을 가르치고 있다. 한수풀해녀학교 2기를 수료했으며, 언젠가 해녀가 되어 서귀포바다를 얼싸안고 살아가고 싶은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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