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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여고 비데스 주니어, 다문화가정 위한 ‘이음’ 콘서트 열어

 

여고생들이 새해 벽두부터 소담스런 희망의 콘서트를 열었다.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 간 벽을 허물고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였다.

 

7일 오후 2시부터 서귀포성당에서는 여고생들의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는 약 1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연극공연을 곁들인 콘서트에서 학생들은 전반부에 대사를 까먹어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곧 콘서트를 여러 차례 진행해본 듯한 솜씨(?)를 뽐내며 콘서트는 열기를 더해갔다.

 

간간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17명의 학생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고 스탭들도 일사 분란해졌다. 노래 소리도 더 커져갔다.

 

50여명의 관객들도 하나가 돼 함께 박수와 합창으로 화답했다.

 

 

 

이날 콘서트의 명칭은 ‘이음(leum, 利音)- 다문화콘서트.'  신성여자고등학교 국제자원봉사 동아리 비데스 주니어(VIDES junior)가 다문화가정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한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가 꿈에서 엄마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필리핀,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을 돌아다니면서 엄마를 찾기 위해 나서게 된다. 각 나라를 거쳐 갈 때마다 음식이 나오고 그 나라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벽에는 그 나라의 풍경이 펼쳐졌다.

 

신성여고 학생들의 콘서트 기획의도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엄마의 나라와 문화에 대해 알려주고 이해시켜주기 위한 것.

 

 

 

그러나 콘서트를 준비하기에는 처음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각 국가의 민속음악과 문화 등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악보를 확보하기 위해 대사관에 문의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을 뒤졌고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각국 ‘친구’들로부터 구하기도 했다. 담당 교사는 필리핀 수녀원을 통해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날 연주된 8곡의 각국 민요악보를 확보했다.

 

악보를 구해 한시름 놓은 줄 알았더니 이제는 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기말시험이다. 9월 중순부터 준비한 것이 벌써 3개월을 보내버린 것이다. 연습이라곤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이 시험을 마쳤다.

 

기말시험이 끝나자 학생들은 모여서 하루 4~5시간씩 맹 연습을 했다. 그렇게 준비를 한 결과가 이날 무대다.

 

 

공연을 관람한 두 자녀의 엄마 프린시스(36·필리핀·서귀포시 서귀동)씨는 “너무 좋았다”며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그는 “내 나라 음식과 장소가 나오자 당장 달려가고 싶었다. 특히 음식이 나오는 순간 군침이 돌았다. 더 소개해줬으면 좋았을 것인데 그래도 내 나라의 모습을 알려준데 대해 너무 고맙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러던 그는 “필리핀에 부모님과 오빠가 있는데 너무 보고싶다”며 어느새 눈가에 눈물을 보였다.

 

필리핀 출신의 디비나(36·서귀포시 토평동)씨는 두 딸의 엄마다. 그는 “여러 나라 전통문화를 비교해서 보니까 좋았다”며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다. 다음 달에 갈 예정이지만 음식을 보니까 이미 마음은 그곳에 간 듯하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비데스 주니어 조소영(1년)양은 “처음 대본을 써보는 것이어서 힘들었다. 특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사를 쓴다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며 “잘못된 정보가 들어가면 안 돼서 더욱 주의를 기울였다”며 준비과정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조 양은 “여건이 되면 매년 ‘이음’콘서트를 계속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다운(1년)양은 “다문화가정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엄마와 아이들이 서로 소통이 안 되고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우리가 이들의 소통의 벽을 허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혀 했던 것인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양은 “이번 한 차례로 끝나는 것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앞으로 선생님과 함께 더 나은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의지도 보였다.

 

담당교사인 박현주씨는 “전 세계는 다문화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를 받아들이는데 다소 폐쇄적이다. 특히 제주도의 특성상 더 그렇다”며 “‘다름’을 받아들이는게 힘들지만 다문화가정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은 이를 극복하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데스가 여성과 어린이 등 약자들의 안전과 인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그러한 정신은 이주여성들을 만나는 것과 잘 맞는 것 같다. 학생시기에 이를 깨닫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학생들은 소중한 경험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있어 너무 기특하다”며 학생들을 칭찬했다.

 

한편 비데스 주니어는 지난 3년간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후원회가 운영하는 제주외국인쉼터에서 이주여성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매주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와 한글지도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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