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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CCTV 3곳 영상 확보 ... "손전등 비춰 인상착의도 확인"

 

김수창(52) 제주지검장이 노상에서 진정 음란행위를 했을까?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폐쇄회로(CC)TV 정밀분석 결과가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

 

18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김수창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 혐의 추정 장소인 제주시 중앙로 인근 폐쇄회로(CC)TV 3곳 영상을 경찰이 확보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이날 김 지검장의 체포과정에서 지금껏 알려진 것과 다른 정황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늦은 밤 귀가하던 여고생 A(18)양이 제주시 이도2동 모 분식점 앞에서 한 남성이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이날 오후 11시58분 “초록색 상의와 흰색 바지를 입은 어떤 남성이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지난 13일 새벽 0시8분 동부서 오라지구대가 현장이 도착했고,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은 해당 분식점 앞 벤치에 앉아있다가 건물 분식집 옆 골목길로 황급히 몸을 옮겼다. 

 

제주지검장 관사 방향인 서쪽으로 10m 가량 빠르게 이동한 남성은 새벽 0시45분께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이후 경찰은 범인을 확인하기 위해 이미 귀가한 여고생 A양을 불러 순찰차 뒤에 타고 있던 남성을 손전등으로 비추었다. A양은 "초록색 상의와 흰색 바지, 머리가 벗겨진 점을 보니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얼굴은 잘 모르겠지만 옷차림이 비슷하다"고 진술했다는 부분과 다른 점이다.

 

인상착의까지 비슷하다는 진술을 접한 경찰은 남성에게 신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남성이 경찰의 신원 요구에 반발하자 경찰은 이날 새벽 0시55분께 오라지구대로 그를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 지검장은 신고자인 A양의 이모부와 승강이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조사과정에서 경찰이 인적사항을 묻자 친동생의 이름을 사칭했고, 지문 조회 결과 일치하지 않자 이날 새벽 3시20분께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뒤 이날 오전 10시6분부터 58분까지 동부서에서 재조사를 받은 뒤 오전 11시 풀려났다. 남성은 음란행위 등 혐의 사실을 일체부인했다.

 

남성이 김 지검장이라고 확인돼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계기는 지난 14일 지검장의 운전기사 B씨가 오라지구대에 갑자기 나타나면서다.

 

남성의 진술서를 사건담당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오라지구대를 찾은 B씨는 지난 14일 오후 3시35분께 경찰에게 항의와 욕설을 퍼붓다가 모욕죄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오후 3시47분께 검찰관계자임이 확인돼 풀려났다.

 

경찰은 검찰관계자가 진술서를 들고 왔다는 사실을 수상히 여겨 인터넷 검색과 주민번호 조회를 통해 지난 14일 오후 6시께 해당남성의 정체가 제주지검장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김 지검장이 유치장에서 풀려날 때까지도 지검장이란 사실을 모르고, 일반인으로 오인해 김 지검장을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6일 분식점 인근 3곳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 음란행위를 하는 남성의 모습이 촬영돼 있는지 여부, 남성과 김 지검장이 동일인물인지 여부를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분석 결과가 일반적으로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걸린다”며 “폐쇄회로 화면 속에 남성이 보이지만 뚜렷한 식별이 안 돼 화질을 높이는 작업을 위해 정밀분석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여고생 A양 말고도 제2, 제3의 목격자를 찾고 있으며 사건 당시 차량 블랙박스 확보 작업에 주력 중”이라며 “김 지검장의 움직임을 폐쇄회로(CC)TV로 확인할 수 있으나 무엇을 했는지는 개인정보 차원에서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초 여고생 A양이 신고했다는 해당남성의 음주 여부도 사실무근"이라며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남성으로부터 술 냄새는 맡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아울러 "동생의 이름을 사칭한 것에 대해 처벌할 수 없고 따로 처벌 규정도 없다”며 “현재까지 신고 여학생을 불러 재조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지검장은 17일 오전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에서 황당하고 어이없는 봉변을 당했다"며 "검찰 조직에 누(陋)가 될 것을 염려해 신분을 감춘 것이 상상조차 못할 오해를 불러 일으켜 나와 가족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검찰청은 지난 15일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을 비롯한 감찰팀을 제주도로 파견, 조사한 뒤 경찰 수사에 따라 감찰 착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 지검장은 18일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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