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유네스코 3관왕’이란 타이틀 가진 제주도. ‘3관왕’ 타이틀이 고만고만한 건 아니었다. 지속적 관광객 유인효과를 주는 ‘베스트셀러’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주도가 보유한 타이틀은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2002년), 세계자연유산(2007년), 세계지질공원(2010년).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네스코 3관왕의 지위 획득과 관광 수요와의 관계를 올 1월부터 연구·조사에 착수, 6월까지 정량 추정 연구를 통해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국내 세계 문화유산 보유 지역보다 13%, 외국인 관광객은 18%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조강철 과장은 “대부분의 지자체는 엄밀한 효과 분석이 아닌 막연히 무엇인가를 수상하거나 지위를 획득했을 경우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성적 기대에 의존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네스코 등록 유산 선정 등과 같은 지위의 획득과 관광 수요와의 관계에 대한 정량적 추정을 시도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은 제주본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16개 시도의 패널자료를 이용한 이중차분모형 추정 결과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선정 이후 2006~2012년 제주를 비롯 서울, 경기, 강원, 경북 지역의 내국인 숙박여향 총량이 미보유 지역에 비해 13% 많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포함된 국내 6개 유산지역 대상으로 세계 유산 선정 이후의 관광객 수도 증가추세였다. 해인사를 제외한 모든 세계유산에서 선정 당해년 관광객 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선정 당해년 이후에도 관광객 수 증가세가 지속된 곳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과 경주 역사 유적지 뿐이었다. 조선왕조 왕릉, 하회와 양동마을은 오히려 줄거나 정체 현상을 보였다.
한은 제주본부는 이 점에서 제주의 경우 관광객 수 증가세가 정체된 조선왕조의 왕릉 및 하회와 양동마을의 여타 요인까지 고려한다면 베스트셀러 효과가 최소 2년 이상 유지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제주본부는 특히 모형추정 결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뒤 방문 외국인이 18%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선정 당해년인 2007년 및 1년 후인 2008년까지는 베스트셀러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2009년부터 베스트셀러 효과가 뚜렷해진 것으로 봤다.
한은 제주본부 조 과장은 “최근 웰빙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인기를 끌고 있는 슬로시티에 대한 인증 추진을 검토하고 한라산 둘레길에 대한 대중교통 개선 등 접근성 강화를 위한 노력 등 새로운 코스·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