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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노형타워와 복강빌딩 양대 산맥 선거사 ... 6.4 승리의 산실은?

 

제주의 선거명당은 과연 어디일까? 정답은 당선자를 배출하는 ‘목 좋은 자리’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캠프의 풍수지리학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선거사무소의 지정학적 위치는 당선을 넘나보는 필수요소.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앗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지만 거점을 어디로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후보들간의 성패가 엇갈렸던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장사도 ‘목을 잘 잡아야’ 흥행에 성공하듯 선거판 캠프의 위치도 표심 획득의 비결이다. 이 때문에 역대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캠프 사무실 위치에 유난히 공을 들인다.

 

하지만 여느 터잡기완 다르다. ‘배산임수’론이나 ‘지기’를 운운하는 ‘풍수지리’ 보단 유권자에게 쉽고, 편하게, 그리고 또 자주 노출될 수 있는 터가 곧 명당인 셈. 한 마디로 후보의 현수막이 잘 노출될 수 있는 곳일 수록 최고인 셈이다.

 

인구밀집 지역이나 차량 통행이 빈번한 로터리 지역이 대세다. 하지만 좋은 터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변하기 마련.

 

이 기준을 근거로 민선 1기부터 지방선거 캠프의 위치는 '목의 전쟁'을 치렀다. 양대 거점은 제주시 신제주 권역과 구제주 광양-세무서 권역. 현재까지의 결론은 구 도심권의 승리다. 하지만 트렌드는 변하는 분위기.

 

1980년대 초·중반 삼도1·2동·오라동·중앙로·칠성로 일대가 명당이었다면 1990년대까지는 시청 거리, 인제 사거리, 구 세무서 사거리, 법원 사거리가 명당이었다. 제주시 도심권 개발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셈.

 

도심 개발의 흐름 탓인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신제주 연동·노형동이 제주도 최대 인구 밀집지역으로 성장하면서 ‘선거명당’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 연동·노형동 두 동의 인구를 합치면 이미 인구 10만을 웃돌아 옛 서귀포시 인구를 훌쩍 넘어선다.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초거대 동(洞)’이다.

 

 

역대 선거후보들을 '옥좌'로 인도한 명당도 시대마다 달라졌다. 90년대까지는 구 세무서 사거리에 위치한 복강빌딩이 대세였다. 우근민 지사 역시 과거 복강빌딩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았고, 그 열기는 지난 2010년 선거에서도 광양로터리 부근 하나은행 빌딩을 택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2000년대 접어들어 행정, 상업, 문화, 교통의 중심지가 모두 신제주 연동·노형쪽으로 집중화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신 정치 1번지’가 급부상했다. 노형로터리를 낀 노형동 노형타워가 선거캠프의 메카로 각광받고 있는 것.

 

노형타워는 상주·유동인구와 차량 이동이 많고 도심교차로와 대도로변에 위치해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다가 5차로인 로터리의 한 켠을 차지, 쉽게 눈에 띈다. 대형현수막 등 선거홍보물을 노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시대를 달리할 뿐 복강빌딩과 노형타워는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명당이다. 현재까지도 두 빌딩은 ‘선거판’을 주름잡는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다.

 

복강빌딩엔 2006년 현명관 후보가 진을 치고 있었다. 그 주변 빌딩엔 2004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온 진철훈 후보도 근거지였다. 하지만 1998년과 2002년 선거에서 복강빌딩에 주둔했던 우 지사의 연전연승 신화는 그 이후 주둔멤버의 패배로 ‘명당’으로서의 명성에 금이 갔다.

 

같은 구도심권이지만 김태환 전 지사는 복강빌딩이 아닌 광양로터리 권역 캠프를 차리고 2004년 재선거와 2006년 선거에서 연거푸 도지사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2000년대 이후 선거명당 1번지로 부상한 노형타워는 국회의원은 물론 도지사 선거전 승리의 영예는 아직 누리지 못했다. 2010년 현명관 도지사 후보와 2012년 장동훈 국회의원 후보 등이 노형타워를 근거지로 택했지만 결과는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하지만 낙선자를 배출했다고 편리한 접근성과 탁 트인 홍보효과가 무색해지지는 않았다. 10만 배후 인구를 거느린 연동·노형동의 중심부인 탓에 노형타워는 여전히 선거 입후보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선거 후보들이 등록을 앞두고 노형타워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입주전쟁을 벌였다. 신제주권 일대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교육감·지역구 도의원 예비후보 모두에게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처로 통용된 이유도 있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노형동 노형타워는 이번에도 만원이다. 김방훈 도지사 예비후보와 강경찬·양창식 교육감 예비후보가 선점했다.

 

물론 연동·노형동 권역에 명성을 넘겨준 시청·구 세무서 사거리·법원 일대·이도1동·인제 사거리도 아직은 건재하다. 그러나 예전만큼 존재감이 강하지 못한 게 현실. 김익수 교육감 예비후보 캠프는 꿋꿋하게 복강빌딩을 이번 선거의 전초기지로 정했다.

 

하지만 최근 제주시 중앙여고·보건소 사거리 부근의 개발붐이 일고 있고 각종 청사·KBS 방송국 등이 연동·노형동에서 보건소 사거리 부근으로 이전하면서 지세(地勢) 균형이 상당히 유동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

 

이를 근거로 지금까지 도지사 후보에 출사표를 던진 7명이 각자 명당임을 자부하며 둥지를 튼 곳은 어디일까?

 

원희룡 새누리당 도지사 예비후보는 현재 구(舊) KBS 제주총국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원 캠프 쪽은 도청과 가깝고, 신제주권역 개발 1번지란 점과 공영방송이 터잡았던 점, 주차장과 사무실 면적 등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이 자리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신구범 후보 측이 일찌감치 그 가치를 판단, 선점하려 했으나 불발로 그친 이후에 원 후보 측이 나꿔챈 것으로 알려졌다.

 

신구범 후보 측은 대신 노형 롯데마트 사거리 한 빌딩을 선택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코 앞에 두고 있고, 노형로터리와 서부권역을 지나는 주요루트란 점이 매력이다. ‘정치·선거문화 혁신’을 주창하는 후보의 슬로건 처럼 ‘새 정치’의 포부를 실현할 새로운 트렌드의 교두보로 삼았다. 신 전 지사는 2002년 민선 3기 선거에서 신제주 사거리 포시즌빌딩에 둥지를 틀었다가 '박빙의 승부'에서 고배를 들었다.

 

양원찬 새누리당 도지사 예비후보가 터잡은 곳은 새누리당이 선호하는 연동 건설회관이다. 2012년 총선 시절 현경대 후보가 근거지로 삼았던 장소다. 하지만 현 후보는 같은 당내 주자인 장동훈 후보의 탈당과 막판 후보매수설 의혹이 불거지며 낙선했다. 양 후보는 결국 24일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안타깝게도 비운의 장소가 됐다.

 

김경택 새누리당 도지사 예비후보는 복강빌딩과 멀지 않은 중앙여고 사거리 쪽 명가한의원 건물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같은 당 예비후보들 모두 신제주에 웅거한 데 비해 차별성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예비후보가 둥지를 튼 명가한의원 건물 주변일대도 최근 개발붐으로 인해 신제주 다음 가는 유망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고희범 새정치민주연합 도지사 예비후보는 옛 세무서 사거리 부근을 그의 비책을 선보일 터전으로 고수하고 있다. 복강빌딩 부근 더스프링 빌딩이 그의 전략기지. 여전히 ‘고산동산’으로 대표되는 제주시 이도개발지구의 핵심 ‘목’이다.

 

6·4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명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당락의 영광 뒤엔 구도심권과 신제주권의 쟁패, ‘신 정치 1번지’를 결론 짓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이 따를 뿐이다. ‘선거명당’은 그 이후에 얻게될 ‘닉네임’이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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