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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주공항서 헬기로 1시간 거리…대양으로 향하는 대한민국 길목
11년간 이어도 지켜온 해양과학기지 …제주해경청 경비함·헬기 경계 현장

 

30일 오전 9시40분.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항공단 소속 카모프 헬기가 제주국제공항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항공단 계류장을 이륙했다.

 

목적지는 제주공항에서 약 169km 떨어진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취재진 6명을 태운 제주해경청 카모프 헬기는 제주시 오라동 상공을 지나 한라산 서쪽 평화로를 따라 서귀포시 대정읍 상공을 25분여 만에 주파했다.

 

이어진 망당대해(茫茫大海). 간혹 화물을 잔뜩 실은 화물선과 조업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어선, 중국 어선들만 보일 뿐이다.

 

제주 남남서쪽 바다에 들어선지 약 40분 정도 흘렀을까? 10시45분쯤에 멀리 제주해양경찰청 서귀포해양경찰서 소속 3006 경비함이 눈에 띈다. 그리고 그 인근에 헬기 착륙장을 갖춘 철골 구조물이 보인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다.

 

 

 

제주해경청 경비함은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주변을 순항하며 기지를 지키고 있다.

 

기지를 한 바퀴 돈 헬기는 기지에 잠시 착륙한 뒤 취재진을 내리고 곧바로 이륙했다.

 

철판으로 된 헬기 착륙장에 첫발을 내딛고는 바로 밑으로 내려갔다. 무선 송수신탑에 큼지막하게 ‘이어도’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바로 대한민국 관할이고, 대한민국 기지임을 알리는 ‘태극기’가 강풍에 펄럭인다.

 

맑은 날씨에 다소 쌀쌀한 바람이 부는 이어도 해양과학지지 주변으로 하얀 포말의 잔잔한 파도가 해류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마치 기지가 대양을 향해 움직이는 것 같다.

 

헬기가 이륙한 뒤 헬기 착륙장에 올라가니 주변이 한눈에 들어왔다. 착륙장 바닥에는 ‘이어도종합해양과학기지 국립해양조사원’과 IEODO KOREA’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해경 경비함과 헬기가 기지에 걸린 태극기 너머로 지나가자 여기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근처에 중국 어선 2~3척이 있지만 해경 경비함과 헬기가 ‘여기 올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고 경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20여 분 간의 취재를 마친 취재진들은 다시 헬기에 오른 뒤 이어도를 뒤로 하고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헬기가 제주해경청 제주항공단 계류장에 도착하자 시간은 12시35분. 오가는데 걸린 시간은 2시간 20여분 정도.

 

이어도는 파랑도(波浪道)라고도 한다. 제주도민들은 오랜 옛날부터 이곳을 ‘환상의 섬’, ‘신비의 섬으로 부르며 신성하게 여겼다.

 

이어도 해역은 한·난류가 교차하는 황금어장이다. 이어도는 인근 12개 대륙붕 광구 중 4광구 내에 있다. 1969~2005년 진행된 4광구 자원탐사에서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점 3곳이 발견됐다.

 

특히 주변에는 천연가스 72억 톤, 원유 1000억 배럴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과 해양과학분야에서도 이어도는 소중한 존재다. 한반도를 지나가는 태풍의 54%가 이어도 반경 150㎞를 통과하는 태풍의 길목이다.

 

우리 정부가 중국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경계획정 협정과는 별개로 이어도 관할권이 우리에게 있다고 선언하고 2003년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km 해역에 있는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세운 이유다.

 

그렇게 이어도를 지켜온 해양과학기지가 우뚝 선지 11년이 지났다.

 

 

 

중국이 지난달 23일 이어도 상공을 포함해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했다. 그러자 우리나라도 이에 맞서 이달 16일 이어도 상공을 포함해 다시 방공식별구역으로 다시 선포했다. 원래 우리 지역임을 다시 표명한 것이다.

 

중국은 그러나 이어도에 대한 한국의 일방적인 행동을 인정할 수 없다며 우리 영해를 넘보고 있다. 중국 항공기나 관공선의 이어도 주변 해역에 나타난 횟수도 2008년 3차례에 그쳤지만 2011년 이후에는 60여 차례로 늘어났다. 중국 어선들도 득시글하게 드나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의회는 ‘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간 외교적 분쟁이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중국인 관광객과 자본 유치 등에도 악영향을 우려해 도의회 스스로가 철회했다.

 

그렇지만 이어도 주변 해역에 대한 경계 태세는 더욱 강화됐다.

 

정부는 16일 방공식별구역 다시 선포하던 날 400km 내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를 갖춘 공군 항공통제기 ‘피스아이’가 출격해 이어도 해역 감시 임무를 수행했다.

 

해경도 우리의 관할권 범위를 중국 측에 확고하게 인식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이날 이어도에 주변국 우익단체들의 상륙을 가정한 훈련도 벌였다.

 

이후 경비함의 이어도 경비를 정례화 하고 주기적으로 항공 초계활동도 벌이고 있다.

 

 

 

취재가 이뤄진 이날 김상묵 제주해경청 제주항공단 헬기 기장은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는 태풍의 길목으로 가장 중요한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 상선들이 지나는 길목이어서 주변국이 막아설 경우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도가 우리 관할이기에 우리 영해라는 마음으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순찰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도는 어김 없이 우리 영해이고 우리 해상교통로의 한 복판에 우뚝 서 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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