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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장례식 사상 최대 조문외교 현장 되나

 

[joins=중앙선데이] 정부는 지난 5일(현지 시간)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정홍원 국무총리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보낼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정 총리는 조태열 외교부 2차관 등 고위 관리 16명으로 구성된 조문사절단을 이끌고 10일 요하네스버그 FNB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뒤 11일 프리토리아의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빌딩에 안치된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해를 참배할 예정이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인종차별이라는 인류사의 가장 뿌리 깊은 갈등을 자신의 희생과 관용으로 해소한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해 특별한 존경을 표하기 위해 현직 총리를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현직 총리가 해외 전·현직 정상의 장례식에 조문단장으로 참석하는 건 5번째다. 1982년 유창순 총리(이하 당시 직함)가 칼리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것을 필두로 99년 김종필 총리가 후세인 요르단 국왕, 2005년 이해찬 총리가 파드 사우디 국왕, 2010년 정운찬 총리가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장례식에 각각 조문단장을 맡았다.

 

10일장으로 치러지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당일(10일)에 수십만 명의 애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 정상 수십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등이 추모행사에 직접 참석할 뜻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브라질·폴란드 등도 정상급 인사를 파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전 세계 정상들이 ‘조문 외교’를 펼치는 국제정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남아공 정부는 국왕 5명과 여왕 6명, 대통령·총리 70여 명이 참석했던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보다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에 나섰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전 세계 정상들이 몰리는 건 평생을 흑인들의 인권향상 운동에 헌신하고 27년간 옥살이를 했고, 이후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을 역임하며 아파르트헤이트(흑백분리정책) 철폐에 앞장섰으면서도 백인들을 포용한 점에서 인종과 이념, 국가를 뛰어넘는 화합의 정신을 구현한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특히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 3명이 부인들을 동반하고 남아공으로 날아가 추모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2007년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장례식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당시 기준)이 함께 참석하긴 했지만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3명이 부부동반으로 외국 지도자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이 이렇게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무게를 두는 건 첫 흑인 대통령이기도 한 오바마 대통령이 만델라 전 대통령을 두고 스스로 자신의 ‘멘토’라고 밝혀 왔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부시 전 대통령 내외와 함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남아공을 방문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에게 동행을 제안했고 부시 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부시 전 대통령 측이 말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과 같은 시기에 재임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남아공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함께 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힐러리 전 장관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현직인 오바마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도 함께 갈 것을 제안했지만 아버지 부시는 89세 고령인 점을 들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는 7일 만델라 대통령의 아내인 그라사 마셸 여사에게 직접 전화해 “만델라 전 대통령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으로부터 평화와 위안을 얻기 바란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이미 참석할 뜻을 밝힌 캐머런 총리에 이어 찰스 왕세자도 남아공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호주에선 애벗 총리가 7일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야당인 노동당 빌 쇼튼 총재에게 동행을 제안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화해의 메시지로 새롭고 더 좋은 남아공을 만들었다”고 칭송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추모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13~15일로 예정된 일본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간 정상회의 일정을 조율해서라도 남아공을 방문할 뜻을 비추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달라이 라마,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 영국 밴드 U2의 리더 보노 등도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명한 정상의 장례식이 조문 외교의 현장이 된 경우는 적지 않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2007년 장례식에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5만여 명이 운집했다. 요르단과의 관계개선으로 중동 긴장을 완화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만 유대계 강경파의 총탄에 숨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전 총리의 1995년 장례식에도 클린턴 미 대통령(당시)을 비롯한 40개국의 지도자가 참석했다.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는 80여 국가의 정상이 참석해 최대 규모의 조문 외교 현장을 기록했다.

 

한편 1995년 만델라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7일 애도의 뜻을 표하며 “당시 만델라 전 대통령이 남아공에 답방해 달라고 제안했는데 일정상 가지 못했던 게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차남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가 전했다.

 

중앙선데이 류정화 기자 jh.insight@joongang.co.kr

<이 기사는 제이누리와 조인스닷컴의 기사제휴 협약에 따라 싣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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