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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시평세평(1) ···도민의 행복을 위한 공무원의 정직

 ‘나’와 ‘저’는 같은 1인칭 대명사다.

 

‘위원장’과 ‘위원장님’도 같은 상대방을 호칭하는 2인칭 대명사다.

 

그런데 이것은 같으면서 많이 다르다.

 

대표적인 호학군주이면서 독서광이었던 정조는 읽은 책의 원문을 초록(抄錄)할 때 “발췌한 부분과 자신의 입론이 뒤섞이지 않도록 명심해야한다”고 했다.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원문 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나’를 ‘저’로 발췌한 것은 발언의 정수를 교묘히 왜곡(자신들은 오타라고 함)하여 자신들의 의도와 뒤섞어 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디테일한 관심을 갖지 않기를 기대하여 속이려 들었으니 참으로 나쁘고 미운 공무원들이다.

 

우근민 지사는 지난 1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의 광역자치단체장 공약사항 이행평가에서 A등급(우수)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가에 따르면 민선5기 우근민 제주도정의 공약사항 200개 중 98.5%인 197개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닷새 후 도내 2개 언론사와 10개 시민단체는 지난 2개월간 우근민 도정의 공약사항을 점검한 결과 200개의 공약사항 중 34.5%인 69개 공약만이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고, 나머지 131개 공약사항 추진이 실제 피부에 와 닿지 않거나 공약자체가 아예 잠들어 있다고 발표했다.

 

98.5%(197개)와 34.5%(69개)는 평가기준의 차이 같은 것으로는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거리가 먼 수치다.

 

그래서 국정원의 ‘나’와 ‘저’처럼 평가(점검)과정에 누군가가 교묘하게 사실의 요점을 왜곡했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다.

 

만일, 해군기지 갈등해소 공약사항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15만톤 크루즈선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는 사실만 평가받고, 지난 4일에도 시민운동가 2명이 구속되는 등 오히려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였다면 요점을 왜곡한 부정직한 평가가 된다.

 

도민들은 공약사항 이행이 부진한 것보다 평가가 부정직한 것에 더 분개한다.

 

국민들이 남북정상회담의 회의록을 공개했다는 사실보다 회의록의 내용을 교묘하게 왜곡하였다는 것에 분개하는 이유와 같다.

 

나치독일의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는 “99%의 진실에 1%의 거짓을 섞으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라고 했다.

 

혹시라도 98.5%라는 공약이행 평가결과가 효과적인 1%의 거짓을 섞어서 조리되었다면 남은 1년 『도민이 행복한 국제자유도시』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정말 그랬다면, 이제부터라도 1%의 거짓 속에 매몰되어 허약하기 그지없는 99%의 진실을 일으켜 세워서 등을 다독거려주고 두 볼도 부벼주자. 정직의 숨결이 되살아 나도록...

 

도민의 행복에 공무원의 진실과 정직은 필수 영양소다.

 

☞김성민은? =탐독가, 수필가다. 북제주군청에서 공직에 입문, 제주도청에서 항만과 해양수산 분야에서 30여년 간 공직생활을 했다. 2002년엔 중앙일보와 행정자치부가 공동주관한 제26회 청백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전력도 있다. 그해 12월엔 제주도에 의해 행정부문 ‘제주를 빛낸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8년 월간 한맥문학사의 ‘한맥문학’에 의해 수필부분 신인상으로 등단한 수필가다. 공직을 퇴직한 후에는 그동안 미루어 왔던 깊은 독서와 보이차의 매력에 흠뻑 젖어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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