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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성의 캘리포니안 드림(3)

우리가 보통 '칼' 이라고 부르는 무기는 일반적으로 '검(劍·sword)'과 '도(刀·blade)' 로 나뉜다.

 

한자의 모양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검은 양날, 도는 외날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두 가지의 구분이 다소 모호해졌으나 일단 기본은 그렇다.

 

석기시대부터 따지자면 검의 역사가 도의 역사 보다는 더 오래됐다.

 

청동기 시대의 비파형 세검을 비롯해서 삼국시대의 환두대도와 같은 직검, 우리가 잘 아는 칠지도 같은 칼을 보면 이해가 쉽다.

 

서양에서도 그리스 시대를 거쳐 로마 시대의 검투사(gladiator)들이 쓰던 칼인 gladius, 십자군 전쟁, 중세이후의 Broad Sword 또한 양날 검이다.

 

검의 주된 용도가 찌르기인 것이라면 도는 베기인데 이는 칼 무게의 차이와 칼날의 날카로움의 차이로 나타난다.

 

양날의 '검'에서 외날 '도' 로의 전이는 고대 전장에서 입던 갑주의 변화에 대한 반응이라고 보는 설득력 있는 견해도 있다.

 

이와 함께 야철 및 제련술의 발달로 인한 칼의 경도 증가 또한 보다 가볍고 효율적인 도의 발전을 불러온 듯하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인검에서 보듯 검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그러면 우리 조상님네는 '무사 백동수'에서 처럼 최민수와 전광렬같은 절정의 고수끼리 만나 멋지게 칼 싸움을 벌이곤 했을까 ? 일단 내 생각은 “글쎄올시다”이다.

 

사실 칼이란 무기 자체가 주는 낭만적인 감성에다 우리에게 친숙한 중국 영화의 화려한 액션,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비장감에 뒤지기 싫은 우리의 자존심은 백동수라도 만들어야만 했을 터이다.

 

그러나 동·서양을 아울러 창병이나 궁기병들이 주력이었던 고대 전장에서 칼은 그다지 큰 변수가 되지 못한, 말하자면 현대의 권총과 같은 보조 무기(side arm) 수준이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을 대표하는 무기가 창이라면 일본은 칼, 한국은 사실 활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요즘 유행한 영화 ‘최종병기 활’이 실감난다. 그런데 우리 조상님들이 이 동네 저 동네 떼로 몰려다니며 밤낮 칼싸움을?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국가 행정력이 말단 지방까지 꽤 엄하게 집행된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간혹 주먹으로 사람을 다치게만 해도 처벌을 받았던 바 일대일 칼 싸움을 관가에서 그저 멋있게만 봐 주었을 리는 만무하다.

 

일본에서 조차 막부 시대의 진검 대련은 정부가 한 동안 금한 불법 행위였다. 그 유명한 미야모또 무사시와 사사끼 고지로의 대결역시 특별히 주선된 결투였고 상당부분이 후세에 미화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사극 드라마의 허구적인 상상력을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탓하는 것은 아닌 만큼 오해는 마시길. 그저 사실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다는 뜻이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전통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극에서처럼 조상들은 칼을 손에 들고 뛰어 다녔을까 아니면 등에 메고 다녔을까 아니면 허리춤에다 차고 다니셨을까? 허리에 찼으면 손잡이가 앞으로 왔을까 뒤로 향했을까?

 

태귀련 명장이 만든 이순신장군의 칼은 정말로 수 많은 왜적을 베었을까 아니면 통설처럼 지휘도였을까? 혹시 이 모든 궁금증이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다 쓸모없는 것들인가 ?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권혁성은?=경북 영일 출생. 백령도에서 해병대 하사관으로 복무했다. 포스코 경영기획실에 잠시 일하다 태권도(6단) 실력만 믿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짝퉁’ 티셔츠 배달로 벌이에 나섰던 미국생활이 17년을 훌쩍 넘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선라이즈 태권무도관의 관장·사범을 한다. 합기도와 용천검도(5단) 등 무술실력은 물론 사막에서 사격, 그리고 부기(Boogie)보딩을 즐기는 만능스포츠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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