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백승주의 제주자치행정 단상(1) ··· 리더십과 직권력의 차이

최근 제주 언론들은 일제히 "10일 만에 엄청난 변화",“도지사는 흡족, 간부는 진땀” 등의 제하(題下)로 “제주자치도 4월 중점추진사항보고회”상황을 집중 보도하였다. 무려 3시간 5분 동안 이루어진 보고회에서 국장급 간부들은 보고 자료에 도표와 그래픽 사용 등을 사용하였다는 전황도 소개하였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도지사가 주안점을 두어왔던 민생과 현장행정에 포커스를 맞춰서 보고는 이루어졌다. 특히 도정에 대하여 불리하게 나타난 지역 언론 보도내용에 대해서 간부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새로운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각 부처 장관들의 업무보고 내용도 진언되었다. 이런 간부들의 자발적이고 정성(?)들인 보고에 도지사가 감탄하며 매우 흡족했다고 한다.

 

도지사는"지난 번과 보고가 너무나 달라져서 도지사가 놀랄 정도다. 칭찬한다"라고 했다. 업무보고 후 도지사의 강평에서도 도지사는"지난 번 보고에서는 이해가 안 갔는데 오늘은 이해가 간다"며 "어떻게 10일 만에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느냐"고 칭찬했다. "이게 바로 정성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며"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도지사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변화가 있었고, 이걸 보면서 같은 일이라도 얼마나 고민하고 성의를 가지면 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도지사는 임기가 있지만 도정에는 임기가 없다. 여러분들은 도지사의 임기와 상관없이 도정의 무한한 발전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제가 질책을 하고, 분발을 촉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의 보도내용은 어쩌면 한 번 읽고 버릴 수 있는 가십(gossip)거리일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이 보도내용을 읽으면서 불과 10일 전 도정 간부회의에서 심각했던 상황보도 내용을 되짚어 보았다. 이날 회의와 사뭇 달랐던 것으로 지역 언론들은 보도 했었다. 10일전 회의에서 도지사는 사뭇 다른 메시지를 전체 공무원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이런 식의 회의는 필요 없다.", “간부 공무원 교체 건의”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당시 보도 내용을 빌리자면 10일전 회의 분위기는 흉흉했다는 촌평이 대부분이었다.

 

어떻든 필자는 두 가지 사례를 통하여 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우선 제주개발행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조직구성원의 자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도지사의 리더십이 존재하는지를 되씹어 봤다. 다음으로 그렇다면 도지사의 리더십이 존재한다면 구성원들을 흡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 왜 그런지를 묻고 싶어졌다. 왜냐하면 위의 상황을 성균관대 유민봉 교수(현 국정기획수석)의 리더십 이론에 대입하여 평가할 경우 제주개발행정에서의 리더십의 존재를 의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도지사의 리더십 또는 지도력을 통념적으로 단정하여 무엇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공통적 식견으로는 “제주자치도 조직의 미션(mission), 즉 존재이유로서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 이나 비전(vision), 즉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국제자유도시 조성)를 위하여 도지사와 제주자치도 구성원들 간의 역동적인 상호관계에 의해서 형성되는 영향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 교수는 리더십을 리더와 조직의 성과를 연결시키는 과학(science) 내지는 예술(art)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리더의 자리에 앉은 모든 사람에게서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다고 힐난하고 있다. 말하자면 리더에 따라서는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리더십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리더십이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더욱이 리더십을 알고 있거나 공부한 리더라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리더십의 효과를 발현시키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결국 리더십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 또한 매우 다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위 통념적인 리더십 개념에서의“영향력”의 의미를“한 사람의 리더(도지사)의 행위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 즉 리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공무원, 도민 등)의 태도, 가치, 신념, 행동에 자발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리더의 리더십은 변화 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으로 표현되는 권력(power), 즉 리더(도지사)의 권한과 구별되어야 한다고 했다.

 

더욱이 리더가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조직구성원들을 향하여 강제하거나 또는 강요를 일삼을 수 있지만 반대로 리더가 정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우에는 이런 강제나 강요가 불필요하게 되어 언제나 조직구성원들이 알아서 리더의 역할을 위하여 헌신하는 자발적인 언행을 보이게 된다. 때론 사람들은 누구든 높은 자리에 오르기만 하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일으켜 리더십으로 오인하게 되는 대상은 리더십이 아니다.

 

그것은 고위직에 오른 자의 독단, 즉 직 권력(職 權力:위세: position power)인 것이다. 직 권력은 리더가 행하는 강요된 언행으로 인하여 부하들이 안절부절 못하면서 마지못해 변화를 드러내게 하는 영향력을 이름이다.  이는“리더의 언행에 의하여 부하가 자발적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영향력”으로 인식되는 리더십과 구별되는 것이다.

 

물론 리더십은 상위의 리더들만이 갖는 전유물은 아니다. 리더와 부하 모두가 가질 수 있고 행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리더의 리더십은 단순히 리더와 부하들과의 1대 1의 상호관계에서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리더에 대한 어느 한 부하의 평가가 다른 부하에게 전달되고, 또한 그들 간에 형성되는 복잡하고 동태적인 관계에서 그 양태가 결정되어 지기도 한다. 특히 사람들은 현상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리더십보다는 분명한 성과의 변화를 추구하는 그것을 무척 환호한다.

 

리더는 매니저(manger)와 구별된다. 우선 미래에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과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통해서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리더다. 반면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자원을 동원하고 관리하는 사람은 매니저다. 전자는 조직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와 문화를 새롭게 바꾸어 가는 것을 즐기나, 후자는 정해진 가치체계와 행동방식을 따르도록 지시하고 감독하는 것을 즐긴다. 전자는 자신의 영향력을 근거로 부하를 변화시키는 지적인 힘과 영감을 제공하려 하나, 후자는 직 권력을 바탕으로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열중한다.

 

생각컨대 현 시점에서 도지사의 제주개발리더십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존재이유로서 제주자치도 조직의 미션을 위하여 중요하고,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이라는 미래 제주자치도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의 실현을 위해서 더 중요하다. 이런 미래 비전 실현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 민간부문이나 공공부문을 불문하고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보다는 직 권력을 남용하면서 매니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우리들 주변에서 진정한 리더의 존재감을 확인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의 경우는 어떤가?  어쩌면 위의 사례는 제주개발행정의 한 단면이기에 논할 가치가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제주개발행정에서 중추적 리더의 언행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늘 언론을 통해 알고 있는 도지사의 개발 리더십은 정상적으로 발휘되고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리더십 부재상황이라고 보는가? 직 권력 남용이라고 보는가?

 

그 해답을 얻기에는 전혀 간단치 않아 보인다. 필자 또한 답답하다. 굳이 필자가 생각하는 제주개발 리더십의 정도는 유 교수의 주장처럼 제주자치도의 미션, 비전 및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리더의 영향력이라는 점에서 명 지휘로 청중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찬사를 받는 서울시향의 정명훈과 같은 지휘자의 지휘 솜씨정도였으면 한다. 아니라면 도민들로부터 존경의 정서를 받는 제주도향의 지휘자 지휘 솜씨정도는 되어야 되지 않을까 한다.

 

위의 사례처럼 리더십의 자발성은 온데 간데 없고 리더의 위세에 주눅 든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의 리더와 부하의 행태가 제주개발행정 리더십의 전형이 되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 한다. 진정한 리더의 리더십이 기대 난망한 경우라면 차선책으로 제주자치도 공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이고 매끄럽게 일처리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어 도민의 마음을 흡족하게 움직일 수 있는 소위 “도민을 위한 부하들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 또한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학수고대(鶴首苦待) 해 본다. 

 

백승주는?

 

=서귀포시 출생. 행정ㆍ지방자치 및 지역개발전문가ㆍ협동조합이론가다. 1981년부터 20년간 새마을금고중앙회(본사)에서 기획법무ㆍ조사연구ㆍ자금운용ㆍ교육연수분야에서 근무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동 대학원에서 법학박사학위(행정계획법 전공)를 받았다. 박사학위 취득 전에는 특별연구원으로 1년간 독일 레겐스부르그(Regensburg)대학에서 행정계획법을, 학위취득 후에는 고려대 법학연구원에서 행정법과 지방자치법을 각각 연구하였다. 10여년 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학부)에서 법학통론ㆍ행정법ㆍ토지공법을 각각 강의했다. 서울시립대학교 도시행정학과(학부 및 대학원)에서 (객원)교수로서 도시관계행정법(상/하)ㆍ행정학원론ㆍ환경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법과대학(법무대학원)에서 지방자치법령ㆍ지방경제론ㆍ지역개발론ㆍ지역복지론ㆍ지방자치쟁송법 등을 강의하고 있고,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고려대 지방자치법학연구회회장, 재경대정포럼회장, 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 법률전문위원 등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개발전문가로서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의 미얀마 지역개발 사전타당성 전문조사단 일원으로 현지 출장한 바 있다.

 

주요저서로는 토지공법강의(제3판)ㆍ지방재정과 지방세법ㆍ행정법총론강의(이상 2009년), 지방자치쟁송법(제2판)ㆍ지방자치법과 공무원법(이상 2010년), 도시관계행정법(상/하, 2011년), 행정법기본이론강의ㆍ 행정입법과 자치입법론(이상 2012년), 환경공법(공저, 2013년) 등 17권에 이른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