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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4.3영화 ‘꿀꿀꿀-끝나지 않은 세월2’가 다음달 15일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에 메가폰을 잡는 오멸 감독은 이데올로기적인 면을 배제하고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담으려한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제주시 아라동 소재 간드락 소극장에서 열린 장편영화 ‘꿀꿀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회에는 오멸 감독과 ‘끝나지 않은 세월’ 제작 당시 참여했던 고혁진 PD, 같이 참여했던 배우 문석범씨를 비롯해 이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와 스텝 등이 참여했다.

 

또, 발표회 장에는 ‘끝나지 않은 세월’을 제작한 뒤 운명을 달리했던 고(故) 김경률 감독의 사진도 함께 세워졌다.

 

오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이데올로기적인 부분은 한 발 옆으로 세웠다. 정치적이나 이데올로기 보다는 당시 주민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 총구를 체험하지 않은 사람의 입장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승에 있는 김 감독을 총감독 및 지휘에 맡긴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이 ‘끝나지 않은 세월’을 제작하면서 겹친 스트레스 등으로 운명을 달리했는데, 뭔가 어려운 숙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몸으로 김 감독의 기운을 느끼고 있고, 제작발표회부터 김 감독이 했던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해 김 감독이 영화 혼을 이어가고 있음을 밝혔다.

 

배우들에 대해서도 “군인들은 육지 사람으로 제주사람들은 제주사람으로 역할을 맡겨 인간적인 고뇌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제주에서 1만명 목표로 진행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수치일 뿐이라며 50년, 100년 뒤에도 좋은 영화로 평가받고 싶다”며 “흥행할 경우 우선 김 감독의 빚을 갚겠다”고 했다.

 

고혁진 PD는 “행정부가 제주4.3의 세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제주4.3을 알리려는 작업에는 지원이 소극적이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오 감독과 고혁진 PD를 비롯한 제작진 일문일답

 

고혁진 PD(고), “고 김경률 감독이 총 제작 및 감독으로 하고 있다. 김 감독의 묘소를 찾아 말씀을 드렸다. 오늘도 옆에 와 계실 것으로 믿고 사진을 옆에 놓고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촬영은 겨울에 주로 이뤄질 것이다.”

 

오멸 감독(오), “3년 전 동광리 동굴을 다녀왔다가 잔상이 남아 영화를 준비하게 됐다. 4.3이라는 지역의 형체에 대해 영화로 만들려고 고민하다가 진행하게 됐다. 김 감독이 영화를 만들고 1년 뒤 스트레스가 겹친 상태에서 운명했다. 뭔가 어려운 숙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올해 7~8월에 영화를 개봉하면서 김 감독에 대한 원가를 느꼈다. 올해 초부터 김 감독의 기운을 몸으로 느꼈다. 제작발표회도 처음이다. 김 감독이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되고 있다. 시나리오 한 신을 써도 내가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 주인공은 제주사람이다. 배우들 중에는 서울 등 여기저기서 모여 있다. 군인은 서울에서 연극하고 있고, 대구에서 마임하는 사람들도 있다. 군인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것이다. 제주사람들은  ‘어이그 저 귓것’과 ‘끝나지 않은 세월’에 출연했던 문석범씨도 있다. ‘뽕똘’에 출연했던 출연진도 있다. 촬영감독은 서울출신인데 무보수 자원했다. 출연진과 스탭들은 삼양에서 무료로 빌린 숙소에서 합숙에 들어갔다.

 

문석범, “독립영화지만 이번 영화는 김 감독의 넋을 푸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그 때도 힘들었지만, 이번도 힘들 것 같다. 이 영화로 4.3과 관련된 분들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도록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영화 제목이 왜 ‘꿀꿀꿀’인가?

 

오, “사실 고민을 많이 했다. 영화 중 군인이 총을 겨누고 있는 상태에서 주민에게 돼지 시늉을 하라고 명령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주민은 돼지 흉내를 내면서 돼지 울음도 함께 낸다. 흑돼지는 제주를 상징하는 많은 생명 중 하나다. 그 돼지의 울음소리로 보면 된다. 시나리오 전면에 깔려 있다. 돼지는 12지신 중 마지막 동물이다. 11지 동물의 기운을 하나로 상충시킨다. 돼지를 잡을 때 보면 그 울음소리가 괴성 같지만, 다른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섞여서 내보내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서글픈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해학적이라고 많이 듣기도 하지만, 그러한 것은 아니다.”

 

-흥행실패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오, “솔직히 흥행에 대한 고민을 안할 수는 없었다. 목표는 제주개봉이 목표다. 장편영화 두편을 개봉한 경험에 비춰보면 제주에서 관객 1만명이다. 상업영화에서 보면 별것 아니지만, 서울에서 독립영화 1만명이면 흥행성공이다. 제주에서 1만명은 서울의 경우를 따진다면 100만에 가까운 수치다. 사실 홍보비용은 없다. 끝나지 않은 세월은 상영할 때마다 매일 매진이었다. 김 감독이 언론을 통해 수시로 드러내고 어필한 것이 홍보였던 것 같다.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

 

 

-4.3유족들에게 협조나 도움을 구하지는 않았나?

 

고,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전에 연락은 오고 갔다. 오늘 김 감독의 제사 때 유족들을 만날 것이다. 앞으로도 유족과 같이 할 것이다. 당시 상황이나 분위기 등에 대한 조언도 청취할 것이다”

 

오, “4.3에 대해 서적이나 풍얼로, 답사를 다니면서 아는 게 전부다. 4.3유족회 청년회도 만났다. 사실 유족들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두 번 그분들의 마음을 헤집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러한 부분을 우리가 더 듣도록 하겠다.”

 

-‘끝나지 않은 세월’과 비교될 것으로 보이는데

 

오, “‘끝나지 않은 세월’은 이야기 형식이고 이번 작품은 사건 형식이다. 동굴사건을 하나의 모티브로 하고 있다. 많은 사건이 있지만, 표현으로 푸는데 하나만 집중하고 있다. 동굴 이야기도 있지만, 그 주변 이야기들도 있다. 사건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 김 감독을 만나면서 ‘망치철학’을 알게 됐다. 김 감독은 망치로 영화를 찍었다고 말했다. 망치로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내가 아트디렉터로 ‘끝나지 않은 세월’에 참여했다가 중간에 빠진 적이 있다. 1인 1계좌 후원제를 만드는 것에 반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김 감독의 일을 똑같이 하고 있다. 그 고난의 길을 같이 가고, 성과로 만들고 싶다.”

 

-4.3이라는 주제에 이데올로기적인 면에 대해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오, “시나리오를 쓰면서 경계하는 것이 바로 이데올로기적인 면이다. 사실 이번 영화에서 이데올로기적인 부분은 한 발 옆으로 세웠다. 제주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이나 이데올로기 보다는 주민들의 당시 마음을 담고 싶었다. 총구를 체험하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좌·우 얘기를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작비는 어떻게 충당하는가?

 

오, “이번 영화는 ‘흑백영화’다. 제작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표현에 여유가 있다. 또 시나리오 기획이 내용적으로 들어올 수가 있다. 올드한 느낌과 시대적인 배경도 표현할 수 있다. 다만 미학적인 영상에 고민된다. 내 전공이 한국화여서 그것의 영향도 없지 않다. 제작비로 1억을 생각하는데 어렵다. 사실 액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작진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50억~100억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고, “제주도정은 제주4.3의 세계화라고 외치고 있지만, 4.3을 홍보하는 데에는 지원이 미미하다. 대부분 제작비 지원시스템이 흥행이 되는 드라마나 영화인지 따져서 지원한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도 그렇지 않으면 힘들다. 도나 다른 기관의 지원은 상당히 회의적이다. 안타까운 심정이다. 김 감독이나 오 감독처럼 젊은 영화인들이 나오지만 이들을 지원하는데 인색하다.”

 

-주요 촬영지는 어디가 되나

 

오, “제주 동부와 서부가 될 것이다. 돌문화공원에 초가집 마을이 있는데 흑백에도 좋을 것 같다.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동광 쪽 동굴과 오름도 대상이다. 바다 쪽 신도 있는데 날씨를 봐야 하기에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제주관객 1만이라고 했다. 흥행이 목표인가?

 

오, “1만은 상징적인 수치다. 내가 만든 세 작품도 개봉 목적이 아니었다. 세 작품이 들이마시는 작품이라면 이번 작품은 내쉬는 작품이다. 흥행을 한다면 김 감독의 빚을 갚는 게 목적이다.”

 

고, “‘끝나지 않은 세월’은 관객이 5000~6000명 정도다. 흥행이 목적이 아닌 좋은 영화가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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